어느날 다음을 돌아다니고 있다가 "6월 민주항쟁 그리고 잊지 못하는 효순이 미선이"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59196)
저는 단순한 추모글인줄 알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들어가보았으나..
정작 글을 읽어보니 경악스럽더군요.
"하늘나라에는 미군이 없기를"
"그리고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수많은 촛불의 열망과 원망을 무시한
한국정부와 미국, 미군은 아직 건재하게 살아 남아있다. 아니 지금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에서, 평택 황새울에서 수많은 효순이 미선이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저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닌, 별다른 정치적 성향은 가지고 있지 않은 평범한 시민입니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죽은 두 여중생이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고 몇몇 단체들의 반미감정 조장에 이용되는 걸 보니 안타깝군요.
교통사고로 죽은 두 여중생을 도대체 무슨 이유로 6월 민주화 항쟁과 연관을 시키는 것입니까?
그 두 여중생이 민주주의 구호라도 외치며 탱크 앞에서 안움직이고 버티고 서있다가 사고라도 당했다는 말입니까?
이건 그냥 교통사고일 뿐입니다.
효순이 미선이의 부모님도 저 홈페이지의 주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악마같은 미군의 의도적인 살인"이 아닌걸 아시기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받고 합의를 하신 거겠죠.
다른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합의가 되면 집행유예로 대부분 처리가 되니깐요.
두 여중생의 사망은 안타깝지만 하루에도 교통사고로 수백명이 죽는 판국에 비슷한 시기에 숨진 누군가를 추모해야된다면 서해교전에서 북한군에 맞서 장렬하게 산화한 우리 국군장병들을 우선적으로 추모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요?
온나라가 월드컵이라는 열기에 취해있을때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손, 다리가 다 날아갈때까지 총구를 잡고 북한군을 저지한...
고작 보상금 3000만원을 가족들에게 남기고 하늘나라로 훌쩍 떠나버린 우리의 아들 형제들.
(서해교전에 관한 위의 홈피 주소의 글쓴이의 답변: "서해교전을 기억하고 싶은 분들이 기억하면 됩니다. 죽어라 북한하고 총부리 겨누고 죽여야겠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휴전선 너머로 쳐들어가시든지요. 전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국민이라면 한명도 빼놓지않고 모두 서해교전의 용사들을 기억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의 말처럼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만 할 것이 아니라..
게다가 우리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3만명 가운데 0.00001%도 안되는 극소수가 저지른 일 때문에 전체 미군을 악마로 매도하는 것도 이해할 수가 없군요.
군대에 갔다오셨다면 아시겠지만 분명 미군도 좋은 일 많이 합니다.
또, 미선이와 효순이를 과실치사로 죽인 미군들도 있는반면 듣도, 보지도 못한 나라의 동양의 소년 소녀들의 자유를 지켜주기위해 고향 9만리 타역에서 죽어간 1만5000 한국전 참전 미군용사들도 있지요.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배은망덕해야 합니까?
김정일의 북한이 그렇게 좋으십니까?
그 당시에 미군이 피흘리며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들은 모두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은 꿈도 못꾸고 있겠죠.
미국국민들은 버지니아 테크에서 총기난사를 저지른 범인이 한국인으로 밝혀졌다고해서 촛불들고 반한집회를 열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버지니아 테크 학장은 "일반화의 오류를 저질러 한인사회에게 피해를 주려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천명하였죠.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과실치사로 죽은 효순이와 미선이와는 달리 조승희는 분노에 가득찬 악마와 같은 마음으로 무차별로 사람들을 살육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총기난사 사건이 흔한 미국에서도 요번 총기난사 사건은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사람들은 피켓을 들고 "한국인은 떠나라"라고 외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속 좁은 국민이 되어야합니까?
글 쓰신 분께서 정말로 두 여중생의 죽음을 애도하고 싶으신건지...
아니면 그 둘의 죽음을 "핑계거리 삼아 양키고홈을 외치고" 싶으신건지..
궁금하군요.
PS. 그리고 개인의 의견에 따라 평화집회, 시위를 하는 건 좋습니다만..
제발 죽은 여중생들의 시신 사진을 뿌리지는 말아주세요.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고인에 대한 모독밖에 안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