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 ▶평택평화행진이 끝났다. 주민들과 함께 만세를 부르고 있는 참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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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이 힘으로 주택철거 막아낼 것”
‘평택행진단’, 경찰에 막혔지만 주민 손 맞잡고 일정마쳐
청와대에서 대추리까지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및 한미FTA협상 저지를 위한 285리
평화행진 ‘평화야 걷자’가 9일 마무리됐다.
비록 목적지인 대추리까지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마중 나온 주민들과 얼싸안으며
닷새동안 진행된 행진의 감격을 만끽했다.
이날 우려했던 K-6(캠프험프리스)미군기지 인근 상인들의 폭력행위는 없었지만,
오후 3시 50분 ‘평화행진단’ 300여명은 원정3거리 입구에서 경찰에 의해 막혔다.
대추리까지 도보로 30분 거리도 채 안되는 곳이었다.
▶9일 오후 대추리로 향하는 행진단이 원정3거리에서 경찰에 막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500여명의 경찰이 도로를 완전히 봉쇄하고 있자, 행진단들은 “평화행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다가 경찰 앞에서 연좌해 경찰규탄집회에 들어갔다.
한편, 이들의 농상장소에서 50M 떨어진 원정3거리의 또다른 길목에서 경찰은 안정리
상인으로 보이는 무리를 행진단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으며, 이들은 별다른
소동 없이 해산했다.
▶문정현 신부가 마중나온 마을주민을 부둥켜 안고 반가워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규탄집회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병력 사이로 주민 30여명이 막혀있는
행진단을 마중나왔다. 행진단과 주민들은 서로 반가워하며 손을 맞잡고, 포옹했다.
주민들과 함께 마중 나온 ‘평택범대위’ 김종일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밤 상인들의
폭행과 경찰의 대규모 연행을 떠올리며 “이 분노를 가슴에 새긴다면 이것이 이후
투쟁의 촉매가 될 것”이라며 “이 분노를 차곡차곡 모으자”고 말했다.
이들은 1시간 반 여간 규탄집회를 진행하고, 대추리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평택지킴이
결의대회’를 경찰의 봉쇄에 의해 원정3거리에서 진행했다.
도두2리 이상렬 이장은 “서울에서 300리 길을 걸어서 발에 물집을 새겨가며 대추리의
현실을 보고자 이렇게 왔는데, 겨우 원정3거리에서 걸음을 멈춘 것에 주민의 한사람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대추리까지 함께 모시고 가지 못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행진에서 얻은 것도 많다. 평화행진단장을 맡은 ‘팽성주민대책위’
송태경 기획부장은 “행진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줘서
힘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추리,도두리가 고립된 섬이어서 주민들이 힘들었는데, 그것을 끊어내기
위해 평화행진을 진행했다”며 “밖에서 대추리로 오고싶은 사람이 다니게 하는 것이
최종목표였지만 마을에서 비록 못 뵈었지만 이곳에서 마을 어르신들 되니까 기분이
좋다”면서 행진 참가자들에게 “스스로 대추리, 도두리로 모이는 평화순례를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힘을 조금씩 모아가던 ‘평택지킴이 결의대회’는 행진참가자들이 ‘평택지킴이
선언’을 하면서 절정을 이뤘다.
참가단들이 5일 동안 행진을 진행한 심정을 하나 하나 밝히면서, 행진단도 주민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평택지킴이결의대회에서 이선화양이 울음을 터뜨렸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5일간 일정을 모두 소화한 이선화(21)양은 “행진에 참가한 것은 주민들이 너무
힘들 게 사시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제한되고 그것이 뭘까 하는 것이 계기였다”며
“이런 생각이 혼자 뿐만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 계시고 지지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양은 “내가 지금은 힘들어도 돌아가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는
또 다시 고통스럽게 살 것이라는 것이 너무 죄송하다”며 “제가 힘닿는 한 정말
함께 하고 싶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다산인권센터 박진 활동가가 ‘평택지킴이 선언’을 낭독했다.
선언합니다.
대추리 도두리에 평화촌을 건설하겠습니다.
하나, 7월 주택철거를 막고 이땅을 미군의 땅이 아닌
농민의 땅으로 되돌려 놓겠습니다.
하나, 경찰의 불법적 인권침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할
것이고 평화행진단 전원이 저항할 것이고 연행된 285리 평화행진단 전원이 석방될
때까지 평화의 저항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하나, 285리를 평화의 걸음으로 내딛었듯이 전국 곳곳의
양심을 데리고 대추리와 도두리로 기필코 다시 오겠습니다.
박진 활동가는 “이번 행진의 몇백 대오는 개인등록자, 각 단체 소수의 인원으로
만들어졌다”며 “이 놀라운 힘으로 주택철거 막아내고 평택에서 지은 쌀로 맛나게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진단들은 모든 일정을 마치며 주민들과 손을 맞잡고 대동놀이를 펼쳤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이들은 오후 6시 30분 5일간 행진의 수고스러움을 서로 다독이며 모든 일정을
마쳤다. 자연스럽게 서로 손을 잡고, 어깨 걸고 대동놀이 한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헤어지는 손을 맞잡은 얼굴도 다소 밝아 보였다.
미군기지인근 상인들의 집단폭행, 경찰의 무더기 연행을 뚫고 행진을 마친 이들의
의지가 정부의 빈집 철거를 막아내고 오는 22일 대추리에서 열리는 4차 범국민대회의
성사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신]
"경찰은 상인들의 폭력조장한 장본인"
평택경찰서앞 '평택행진단', 경찰규탄 기자회견 열어
▶9일 오후 12시 20분 평택경찰서 앞에서 평화행진단 70여명이 모인 가운데 '경찰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경찰은 은근슬쩍 각목을 휘두르는 상인들을 내세워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막아 나서고 이를 암암리에 확장되는 것을 조장한 장본인이라는 것을 어제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지난 8일 밤 '평화야 걷자' 평택평화행진단이 K-6미군기지 인근 안정리 상인들에게
집단구타 당하는 과정에 경찰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으면서도, 이를 항의하는
순례단을 경찰이 집단연행한 것으로 밝혀지자 이번 폭력사태의 책임이 경찰에게 쏠리고
있다.
9일 오후 12시 20분 평택경찰서 앞에서 평화행진단 70여명이 모인 가운데 '경찰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평화행진단'은 "경찰은 안정리 상인이라고 알려진 사람들의
폭력에 수수방관하며 미온적으로 대응해 더 큰 폭력을 만들어 냈다"고 책임을
추궁했다.
▶참가자들은 "평화로운 285리 발걸음을 중단할 수 없다"며 행진을
계속할 것을 다짐
했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또 지난 새벽 평택경찰서 앞에서 항의농성을 진행하던 평화행진단을 무차별 연행했다며
"그 과정에서 경찰은 여성행진단의 배를 발로 차고, 머리채를 휘어잡아 끌고,
심지어 무차별 구타도 서슴지 않았다"고 고발했다.
이날 모인 행진단들은 경찰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평화행진에 참가하고
있는 서울평통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황윤미 활동가는 "안정리 상인들이
각목을 들고 왔을 때 한국경찰이 보여준 모습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다"며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는데도 경찰은 곁에 있었지만 완전히 막지 못했다"고
분노했다.
대추리 주민인 이민강씨도 분노를 토해 냈다. 지난 밤 평택역에서 촛불집회를
마치고 귀가중이던 주민들도 경찰에 막혀 새벽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길 위에서
밤을 보냈다.
그는 "저녁도 안 먹은 나이 많은 주민들을 밤새 굶겨 가지고 밤을 새우고
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가 할 짓이냐"며 "분통이 터진다. 차라리 다 죽여라"며
화를 삭이지 못했다.
이들은 천주교인권위 변연식 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평화를
만들기 위한 우리의 발걸음은 경찰에 의해 유린당했으며, 이는 평화의 적이 다름
아닌 경찰이라는 것을 평택경찰서는 스스로 보여준 꼴"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평화로운 285리 발걸음을 중단할 수 없다"며 "생명의
땅 평화의 땅 대추리 도두리로 우리의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행진을
강행할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30분 평택역에서 결의대회를 가지고 행진을 재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안정리 상인들과의 충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 사회를 본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준형 집행위원장은 "오늘 새벽 상인들이
다시 폭력행위를 준비하기 위해 사람을 모집하고 있다"고 전하며 "우리는
오늘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합법적인 집회 신고를 했다. 그러나 상인들의 방해를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기자회견 주위에 150여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기자회견 중에 수 차례
"불법집회다. 해산하지 않으면 연행하겠다"고 경고방송을 하는 등 이들의
평화순례가 경찰에 의해 보장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한편, 지난 밤 원정3거리에서 상인들에게 집단구타 당해 박애병원에 입원치료
중인 '평택지킴이' 곽모씨는 "상인들 수십명이 나를 둘러싸고 쇠파이프, 당구큐대,
각목으로 때리면서 논바닥으로 구르기도 했다"고 상기하며 "그들이 '다시
오면 죽여버린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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