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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강제집행 18일째, 대추리서 마을잔치 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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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민중의소리 | 2006-05-22 13:30 | VIEW : 1,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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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21일 오후 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과 인권단체 활동가, 문화예술인, 대학생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조촐한 마을잔치를 열었다.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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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야 할텐데"...농사 못짓는 농민들 근심은 여전
[르포] 강제집행 18일째, 대추리서 마을잔치 열려
김도균 기자
국방부의 행정대집행 이후 몸살을 앓던 대추리.도두리에도 잠시 잠깐 휴식의 시간이 찾아왔다. 주말을 맞아 각계에서 주민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을을 찾은 것.
일요일인 21일 저녁 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과 인권단체 활동가, 문화예술인, 대학생들까지 한자리에 모여 앉았다. 낮에는 보건의료단체들의 진료활동이 계속됐다.
이날 오전 평택 시내에서는 미군기지확장반대를 촉구하는 마라톤대회가 저녁에는 공설운동장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서울대책회의가 주민들을 위해 직접 마련한 잔치상.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마을 전체에 고기굽는 냄새가 풍겨나고 떡과 술, 부침개 등 먹을거리들이 차려져 여느 잔치집 못지 않았다.
오후 5시, 마을 주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술잔이 오가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데 어울려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걸 저리 미군부대 앞에 옮겨가서 굽자고, 경찰들 냄새맡고 침 좀 흘리게" 한 주민의 입담에 고기를 굽던 이들이 박수를 치며 웃는다.
올해 칠순을 맞은 주민 방효태씨는 "매번 마을을 찾아와 주고 어려울텐데 이렇게 음식까지 장만해 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날 음식상은 서울대책회의가 최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등을 통해 모은 성금과 서울대책회의 소속 단체 회원들이 자비를 털어 준비한 것이다.
이날 함께 마을을 찾아 손수 고기를 굽던 천주교인권위원회 조백기씨는 "지난 4-5일 강제집행 이후 힘들고 지친 주민분들을 생각해 조촐한 마을잔치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어르신들께서 술도 한잔씩들 하시고, 밤이 깊어지면 마음 편하게 야외에서 영화도 보시고 그동안 외지에서 손님들이 찾아오면 주민들이 매번 음식들 장만해 주시곤 하셨는데 이날 만큼은 저희가 음식도 장만해 부족하지만 위로를 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준비에 함께한 문화연대 활동가 이승희(여)씨는 "강제집행 이후 주민들이 속상해 하시고 정말 이대로 잊혀지는건가 싶어 힘이 빠지기도 했었다"며 "마을 안에서 힘을 다지는 의미에서 잔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공연과 영화상영 등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주민들 여전히 농사일로 근심걱정
이날 밤 대추리 평화예술동산에서는 영화 '마파도'가 상영됐다.
이를 위해 공원에는 문화연대 '달리는 놀이터'팀이 준비한 초대형 스크린과 장비들이 설치되었고, 주민들은 잠시잠깐이나마 영화를 보며 웃음꽃을 피우는 여유를 누리기도 했다.
공기를 넣어 세우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작업. 이날 낮 스크린 설치를 위해 성인 8~9명이 작업에 매달려야 했다.
주위에서 이를 지켜보던 문정현 신부는 "이 정도면 부러울 것이 없다"며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문화연대 '달리는 놀이터'팀은 5톤 대형트럭에 공연 및 영화상영 장비 등을 완비하고 지역문화 활성화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영화상영에 앞서 <449 프로젝트>의 기타와 해금공연, 서울대 오혜원(판소리 전공)양과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김보라(경기민요 전공)양의 공연은 특히 주민들의 인기를 받아 두차례나 앵콜 요청이 이어져 출연진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밤이 깊어 집으로 발길을 돌리는 주민들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아 보였다. 당장 철조망에 막혀 논에 나가보지 못하고 발만 구르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비라도 내리면 직파한 논에 벼가 자라날텐데 어찌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또 다시 농사일 걱정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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