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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광화문: 노무현 살린 촛불, 화살되어 돌아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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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시민의신문 | 2006-05-08 16:22 | VIEW : 2,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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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살린 촛불, 화살되어 돌아가나
[7일 광화문 촛불시위] 2천여명 참가자 확산추세
“노무현 정부 이럴 순 없다” 시민분노 확산
2006/5/8 박신용철·김고종호 기자 psyc@ngotimes.net
노무현 대통령을 살린 촛불이 이제는 화살이 되어 되돌아갈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미군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촛불집회의 힘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2004년 헌정사상 유례없는 탄핵사태의 위기도 시민들이 치켜든 촛불의 힘으로 되살아났다. 그리고 이제 시민들은 평택미군기지 예정지에 대한 대규모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며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모이고 있다.
김고종호기자, "우리가 맞잡은 손이, 바로 평화입니다"
촛불의 성지 ‘광화문’ 역사의 중심으로
이날 오후 촛불문화제와 맞닿아 있는 청계광장에서는 ‘HI SEOUL 2006’ 행사의 일환으로 기계음 가득한 록 공연이 한창이었다. 지하철 4호선 광화문 역사에는 전경들이 대열을 갖춰 대기하고 있었고 광화문 곳곳에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카네이션을 파는 가판대로 북적였다.
촛물문화제 현장 주변에는 전경차량 20여대가 에워쌓고 있었고 전국학생행진(준) 소속 대학생들이 평택지역 행정대집행을 규탄하는 시민선전전을 벌이며 “제2의 전두환정권, 노무현 정권 물러나라”고 외쳤다.
김고종호기자, 7일 광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는 ‘생명과 평화의 땅, 평택을 지키는 국민촛불문화제’가 진행되었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야만의 전쟁을 끝내고 올해도 농사짓자’는 구호를 내걸고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평택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군부대 투입에 의한 유혈사태 책임자인 국방부장관, 경찰청장 퇴진 △5.4 행정대집행시 연행자 전원 석방 △평택주둔군 즉각 철수 및 미군기지 확장중단이다.
지난 4일 평택미군기지 예정지에 대한 행정대집행 이후 광화문이 달아오르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4일부터 매일 저녁 광화문에서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4일 당일에는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세종로 정보통신부까지 진출하기도 했고 6일에는 민주화의 성지인 명동성당으로 행진을 했다.
7일에도 ‘생명과 평화의 땅, 평택을 지키는 국민촛불문화제’가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는 2천명 규모로 진행되었다. 매일 진행되어온 촛불집회의 참여자는 완만하게 확산되는 추세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4일 대추분교 옥상에서 군부대를 동원한 대규모 행정대집행 중단을 촉구하며 끝까지 함께했던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도 참석해 대열 앞에 자리했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김용환 후보도 참여했다. 그는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4월 7일 행정대집행을 온몸으로 가로막아 연행되었던 가수 정태춘씨도 눈에 띄였다.
”노무현정권 타도하자”
7시로 예정된 촛불문화제는 중앙무대 설치와 ‘HI SEOUL 페스티벌’ 등으로 30분가량 지연되었다. 7시 30분경이 되자 해가 뉘엇뉘엇 저물었고 참가자들은 손에 손에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머리 위에 치켜들어 “살인정권 폭력정권 노무현 정권 타도하자”고 외쳤다. 평택지역에 대한 몇차례의 행정대집행이 있었지만 4일 이후 정권타도 구호가 등장한 것은 군병력을 동원한 폭력에 기인한다.
김고종호기자 /필리핀 가수 제 산티아고씨가 ‘아침이슬’을 열창하고 있다.
이날 문화제에는 필리핀 가수이자 30년동안 독재정권과 맞서 싸워온 제 산티아고씨의 공연을 통해 필리핀 민중과 한국 민중간의 연대가 형성되었다. 제 산티아고씨는 ‘할리나’와 ‘아침이슬’을 열창했다. 필리핀 노래인 할리나는 민중가요로 ‘모두 함께 모이자’는 뜻이다.
그는 할리나를 부르기전 노래의 뜻을 자세히 설명했다. 총 3부로 되어 있는데 1부는 필리핀 의류 노동자 ‘리나’에 관한 노래로 노조에 가입해 독재정권과 투쟁하다 나체상태의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죽은 리나를 가슴에 묻고 싸우자는 내용이다. 2부는 필리핀 농민에 관한 것으로 정당한 토지요구 시위에 정권이 총으로 탄압한 사건을 가슴에 씨를 뿌리고 투쟁하자는 것, 3부는 빈민지역 주민인 ‘알리 마리아’가 외국관광객을 위해 주거권을 박탈당한 내용을 담은 노래다.
제 산티아고씨는 “필리핀 민중과 평택민중이 연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노무현은 인간이길 부정했다"
[인터뷰] 송상섭 씨(62,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주민)
기자가 촛불집회를 취재하고 있는데 어떤 어르신이 옆에 와서 "기자양반 내 말좀 들어보소"라고 하면서 말을 건다.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듣는 사람도 있어야 하는 법. 그 어르신과 대화를 나누어보았다.
김고종호기자 / 송상섭 씨(서울 북가좌동).
-어떤 말씀이 제일 하고 싶으신지.
△이번 진압작전은 정말 아니야. 정말 잘못됐어.
-미군기지 확장 자체를 반대하시는 것인지.
△그건 아니야. 한미간 약속도 되어있는 상황이고 국회에서 비준도 받았으니까 사업은 추진해야지. 하지만 정부는 한미간에 어떻게 협상이 진행되었는지, 국회에서 어떤 논의과정을 거쳐 구체적으로 어떤 용도로 어떻게 수용을 할 것인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어. 주민들에게도 그런 정보를 전혀 주지 않고, 설득의 과정도 없었고, 그저 "돈 줄테니 이 땅에서 나가"라는 말 뿐이었지. 이건 정말 잘못된거야.
-경찰의 진압과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진압 방법이 인간답지 못했어. 노무현은 인간이기를 부정한거야. 그리고 현장 지휘자들도 문제야. 아무리 위에서 명령을 내렸다 하더라도 현장 지휘자들이 그러면 안돼지. 내가 월남전에 참전해 전투를 벌였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어.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나는 주로 MBN과 YTN을 통해 평택 진압장면을 보았는데, 정부 쪽에 편파적이었어. 국방부 언급을 그대로 내보내고 경찰이 주는 자료 그대로 받아쓰고. 언론은 왼쪽도 오른쪽도 아닌 중간이어야 해. 양쪽 다 듣고 균형적으로 보도해야 하는거지. 그런데 언론들은 쓰는 용어에서부터 화면, 사진을 뽑고 제목 다는 것들 모두 정부 쪽에 편파적이었어. / 김고종호 기자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다시 투쟁을 결의하고 출발을 위해 모일 때”라고 말문을 열었다. 허 부위원장은 “노무현 정부는 2002년 (미국에) 할말은 하겠다고 했는데 3년만에 저지른 만행은 부시정권의 지시를 받아 민중을 탄압하고 미군의 항구주둔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허 부위원장은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인 한명숙 총리는 새로운 정책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는데 평택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행정대집행에 반대하는 평택범대위에 대해 탄압으로 일관하고 수십명을 구속시키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그는 “용산미군기지는 주둔해야 할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많은 노동자와 간부들이 구속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투쟁을 조직적으로 모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평택미군기지 저지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수많은 노동자가 구속되고 부상당해도 굴하지 않고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국민촛불문화제는 미군기지 확장예정지 평택주민들과 실시간 이원생방송으로 진행되었다.
가수 오지충(한의사)씨는 “4년전 여중생 사건, 2년전 김선일씨 사망사건, 오늘 평택문제 모두 미군때문이다. 얼마나 이래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그들은 행정대집행을 ‘상황종료’라고 하지만 상황종료가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되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비웃었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은 “26년전 광주의 끔찍한 현장이 연상되는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오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영세 의원은 “이제는 싸워야할 때다. 평택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할때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2년 여중생 압사사건 당시와 현재 상황은 매우 유사하다. 월드컵 열기가 뜨거웠던2002년 6월 12일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었고 평택 행정대집행도 5.31 지방선거 직전이었다. 여중생사건에 대한 들불 같은 국민참여는 의정부지역 7명의 청년들이 미군기지 앞에 천막을 쳐놓고 시작한 작은 농성에서 시작, 전국을 넘어 세계로 번졌기 때문에 광화문 촛불문화제도 광범위한 국민들의 동참이 시작되고 있다.
김고종호기자 /집회 참석자들이 지난 4일의 평택 상황에 대한 사진자료들을 보고 있다. 역사는 대추리를 '5월 광주'처럼 기억할 것이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해고노동자들도 크레인에서 연대
“여러분들이 참여하고 있는 집회는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상 집회신고가 되지 않은 불법이다. 자신 해산하라. 경고를 무시하고 집회를 강행하면 불법집회로 간주하고 강제해산하겠다.”
경찰은 밤 9시가 가까워지자 선무방송을 시작했다. 전경들이 진입대열을 꾸려 지하철 광화문 역사 부근에 정비하면서 선무방송을 계속 해댔다. 8시 55분 2차 경고방송, 9시 3차 경고방송은 계속 되었다. 반면 참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문화제를 이어갔다. 촛불을 머리 위로 치켜들고 음악에 맞춰 흔들었다. 가수 손병휘씨의 공연에 맞춰 새끼줄에 비닐봉지를 여러 개 매달은 모금함이 돌았다.
김고종호기자 /이날 집회에서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피켓을 만들어 시위를 벌이는 참석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촛불문화제의 평화적 개최와 평택지역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군, 경찰에의한 민간인 폭행과 평택지역 미군기지 확장저지를 결의하는 헌시가 낭독되는 동안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부근에서는 거대한 불꽃놀이가 진행되면서 폭음이 연신 터져나왔다.
현대본사 102m 고공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해고노동자들도 전화로 연대를 표했다. 이들은 전화를 통해 “평택미군기지 주민들에 대한 미안함과 승리의 확신으로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고공 크레인에서 7일째 농성중인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해고노동자들은 지난 1년동안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약속이행을 요구하며 투쟁해왔지만 회사측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왔다.
“온간 불법과 편법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 자신의 배를 채워갈 때 비정규직노동자들은 휴일도 없이 뼈빠지게 일했다. 최소한 노동권도 박탈당한 채 길거리로 내몰렸다”
전화기로 전해오는 현대하이스코 노동자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정몽구 회장이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라는 요구는 목숨을 건 투쟁으로 계속되고 있다.
김고종호기자 /집회 참석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항의하기 위해 청와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꺼번에 몰려 힘을 합해 경찰 저지선을 밀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깃발을 들고 일제히 청와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은 “평택주둔군즉각 철수하라” “미군기지 확장 즉각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와 농민가를 부르며 이동했다. 행진은 이내 동아일보 구 사옥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던 전경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경 지휘부는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전에 “심하게 압박을 받으면 소화기를 분사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청와대로 향하는 참가자들과 전경이 맞닿자 소화기가 분사되면서 간헐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시위대들은 경찰과 대치하면서도 “폭력경찰 물러가라” “국방장관 퇴진하라” ”군부대를 철수하라” “연행자를 석방하라”는 등의 요구사항을 연신 외쳤다.
김고종호기자 /소화기의 위력은 강했다. 경찰이 작정한듯 소화기를 꺼내어 뿌리자(위), 몸싸움을 벌이던 시민들이 참지 못하고 뒤로 빠진 상황이다(아래). 소화기는 사람을 향해 쏘는 것이 아니라 불을 끄기위해 분사하는 것이다.
경찰은 소화기를 분사하면서 시위대를 제지했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도 경찰 선무방송은 불법집회 운운하며 해산을 종용했다.
밤 10시가 되자 경찰병력과 문화제 참가자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치했다. 시위대는 동아일보 구 사옥 앞에 연좌농성을 하며 대규모 군병력 투입에 따른 행정대집행을 규탄했다.
10시 20분, 청와대로 향하던 촛불문화제는 행사를 정리하기로 하고 참가단위별 정리집회를 열고 8일 저녁 촛불문화제를 기약했다.
김고종호기자 /몸싸움 과정에서 경찰 병력에 의해 짓밟힌 피켓들.
한편, 시민사회단체들은 8일 오전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현 사태가 비상시국임을 선언하고 향후 대응계획을 밝힌다. 인권단체연석회의도 4일 진행된 행정대집행과정에서 군,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장=김고종호 기자, 박신용철 기자 psyc@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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