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마산교구 박창균 신부 시국단식농성 들어가
"노무현 정권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버리겠다"
구자환 기자
평택 군 투입에 항의해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박창균 신부가 '군대철수 및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단식 시국농성에 들어갔다.
경남도청 앞은 쌀 개방 반대 투쟁으로 전농부경연맹 한병석 의장이 24일간의 단식으로 항의를 하던 곳이다. 어린이 날인 5일 이곳에 다시 단식농성이 시작됐다.
단식농성에 들어가기 전 박창균 신부는 "두렵고 떨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창균 신부는 "평택을 경찰과 용역과 군대가 합동으로 침탈하는 모습에 분노로 치가 떨리고, 한편으로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해야한다는 것에 개인적으로 두려움에 떨린다."고 감정을 억눌렀다.
그는 "수많은 곳에서 모든 사람들이 목숨을 내걸고 싸우고 죽어가는 이런 상황을 만들어 가는 이 정권은 도대체 누가 그 권력을 부여하고 정당성을 준 정권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며 이제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 수 없는 정권이 되어 버렸다"고 노무현 정권을 강력히 비난했다.
박창균 신부는 "참으로 이 땅에 또다시 이러한 비인간적이고 비인격적인, 나라를 팔아먹는 일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단식에 들어간다."고 단식배경을 밝히고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평택의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그리고 국회의원들도 그 책임에서 비켜 가기가 힘들다"며 "어떻게 이것을 국제기준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백남해 신부는 평택 대추리 문제로 전국 사제단과 통화를 했다며 “참으로 부끄럽고 창피해서 국민 앞에 사과를 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추리 폭력을 저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노무현 정권 창출에 사제단이 나섰던 것에 대한 사죄였다.
백남해 신부는 "그러나 이제부터 일말의 기대도 없다"고 말하고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도록 전국의 사제단이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공식적으로 노무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분노를 나타냈다.
경남진보연합과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평화의 땅 대추리가 피로 물들며 쫓겨난 지금, 우리는 단식시국농성으로 새로운 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히고 대통령사과와 국방부 장관, 행자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이와함께 평택미군기지 확장계획 철회,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시국단식농성은 5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나 상황의 변화가 없다면 무기한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 사제단들의 연수가 끝나는 시점을 전후해 동조단식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경남진보연합은 이후 시국농성을 각 시군단위로 확대하고 각 지역에서 촛불집회와 규탄 선전전을 진행할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