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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짓밟아도 생명은 일어난다-영농발대식(통일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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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2-24 13:47 | VIEW : 1,9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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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도두2리, 대추리 주민들이 올해 벼농사의 시작을 알렸다. 모판에 흙을 담는 주민
들의 손길이 바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짓밟아도 생명은 일어난다”
평택미군기지확장예정지 주민들 올해농사 시작 알려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2006-02-24 오후 12:34:35
모판에 고운 흙이 담겼다. 한쪽에선 모판을 실어나르고 경운기 위에 모판을 차곡차곡 쌓는 손길이 바쁘다. 이 모판에 볍씨를 뿌리고 모가 자라면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터이자, 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황새울 들녘에 모를 심는다.
‘올해도 농사짓자’고 외치던 평택시 팽성읍 도두2리, 대추리 주민들이 따스한 햇살이 봄을 재촉하자 동네 마당에 모판을 들고 나와 흙을 담으며 올해 벼농사의 시작을 알렸다.
▶24일 오전 10시 도두 2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 80여명이 모인 가운데 '영농발대식'이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24일 오전 10시 도두2리 마을회관 앞에서 80여명의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평택범대위)’와 ‘팽성대책위’는 영농 발대식을 선포하고 “정부가 협박과 강압적 수단을 동원하여 막아 나서더라도 온 국민의 지지와 참여 속에 농사를 짓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팽성대책위 김지태 위원장은 “올해처럼 농사짓기가 힘든 경우는 없었다”며 “혹독한 가뭄이 오고 홍수가 일어도 서럽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내 땅에 내가 농사 짓는게 무슨 전쟁 치르는 것처럼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와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정부에서 아무리 농사를 짓지말라고 해도 농사짓는 것이 우리의 본분을 지키는 것이고, 곧 나라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농사를 지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모판을 가지런히 놓고 있는 농부의 손길.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평택범대위 상임대표인 문정현 신부는 “정부에서 울타리를 치고 농사를 못짓게 한다해서 걱정할 것 없다”면서 “우리가 안 심어도 생명이 나오는 것이며, 우리는 자연의 힘을 얻어 자연의 섭리대로 농사를 짓겠다는 것은 정당한 일”이라며 “짓밟아도 생명은 일어난다”며 주민들에게 기운을 북돋았다.
이날 영농발대식에는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참석해, ‘팔을 걷어 부치고 올해 농사를 같이 짓자’며 한해 농사가 잘 될 수 있도록 덕담을 건넸다.
전국민중연대 정광훈 상임대표는 “논에 나락을 못심게 하고 제 땅을 지켜야 하는 국방부는 미국에게 땅을 내주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불량국가”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개띠해 처럼 전국 방방곡곡에서 농민들이 개떼처럼 이곳에 몰려와 농사를 지을 것”이라고 전했다.
범민련 남측본부 이규재 의장도 “15살 때부터 농사를 짓다가 서울에 와서 농사를 못짓게 되니까 늘 농사를 짓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올 1년 이곳으로 오가면서 농사일을 부지런히 돕겠다”며 힘을 보탰다.
이들은 도두2리 이상렬 이장이 낭독한 ‘영농발대식 선포문’을 통해 “평생을 일구어 온 생명과도 같은 땅이 전쟁을 부르고, 죽음의 땅으로 변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오늘 영농 발대식을 시작으로 전국을 비롯한 각계각층과 연대하여 미군기지 확장을 막아내고, 넓은 들녘에 생명의 싹을 틔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주민들이 저마다의 피켓을 하나씩 마련해와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있는 도두2리, 대추리 주민들이지만 한해 농사를 시작하는 이날만큼은 전국의 평범한 농촌처럼 마을에서 돈을 모아 돼지를 잡고, 풍물소리가 동네를 가득메웠다.
“우리가 심는 모가 우리의 무기”라며 외치는 이곳 주민들의 평화적인 농사짓기가 전쟁을 위한 미군기지를 막아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영농발대식에 이어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대추리 일대에 평화촌 건설 작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작성일자:2006-02-24 오후 12:34:35 / 수정일자:2006-02-24 오후 12: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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