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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성읍 대추리의 겨울나기: 김장하기

◆ 출처 : 평화바람

2005-11-29 18:25 | VIEW : 1,291

팽성읍 대추리의 겨울나기
- 대추리 1반 이병철할아버지네 김장하던 날 -

벼베고 깨털고 콩타작하다보니 어느새 겨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요며칠 차디찬 아스팔스트바닥에서 뒹굴다 돌아오니 대추리는 겨울나기 준비가 막바지다.

집집마다 적게는 100포기 많게는 300포기까지 제식구 먹을것에 출가한 아들, 딸 것까지 게다가 평화바람 것까지,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김장을 담그셨다. 못자리, 벼베기하시는 것처럼 여기 대추리에서는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김장을 함께한다.

오늘은 요옆에 유리엄마네 내일은 병철이네 내일모레는 소희네....
이렇게 돌다보니 이제 마지막집 하나만 남아 할머니들은 이제 두다리 뻣고 주무시겠다들 하신다.

▲보기만해도 맛있는 김치

전날 배차(여기서 배추를 배차라 하신다) 절구고, 새벽부터 고무장갑 하나씩 옆에 끼고 김장하는 이병철 할아버지 댁으로 모인다. 무우채,갓,생새우,굴, 낙지까지 온갖것이 들어간다. 시뻘건 대추리 청량고추가 듬뿍 들어가 버무려진다. 보기만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제각기 싱겁네 짜네 말들도 많으시다.속넣으면 하시는 이야기가 만담처럼 재미난다.
"우리 대추리 김치공장이여"

▲일잘하고 착한 막내사위는 맛나게도 먹는다.

돼지고기 삶아 쌈싸서 한입에 쏙넣어주신다. 거기다 소주한잔을 털어놓으니 온세상이 내것 같다. 두분 내외만 계시던 집에 첫째 사위 둘째사위 막내사위까지 오니 할머니 두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사람이 많으니 한나절만에 300포기가 끝난다.

김장이 끝나고 함께했던 이웃들과 점심을 나눠먹었다. 신김치에 들기름넣고 무친 묵에 사위가 휴게소에서 사온 호두과자가 상에 올라왔다. 식사하고 다시 돌아가는 자식들은 햅쌀에 김치에 차안 가득가득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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