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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시헨, 한국에서 마지막 시간 대추리에서 보내

◆ 출처 : 민중의소리

2006-11-26 08:12 | VIEW : 2,532

신디시헨, "저 철조망을 끊어버리고 싶었다"
반전 어머니 신디시헨, 한국에서 마지막 시간 대추리에서 보내
서정환 기자

  방한중인 미국의 '반전 어머니' 신디시헨의 마지막 발걸음은 다시 평택 대추리에 놓였다.

  시헨은 24일 낮 12시 경, 대추리를 다시 방문하여 기자회견을 갖고 주민들에게 성금 3천 달러(약 3백 만원)를 전달하는 등 대추리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특히 시헨은 그의 동료 디디 밀러, 티파니 번스, 미디아 벤자민 등과 함께 황새울 영농단 앞에 둘러쳐진 철조망 위에 '미군기지확장반대', 'Farms not Arms(무기 대신 논밭을)'라고 적힌 현수막을 덮었다.

△철조망에 미군기지확장 반대를 뜻하는 현수막을 내건 신디시핸(맨 오른쪽)과 그 친구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신디시헨이 손수 철조망 위에 현수막을 묶고 있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민간인의 접근을 막기 위해 깊이 파놓은 웅덩이를 건너고 허리까지 오른 무성한 건초들을 헤쳐나가야 했지만 시헨은 개의치 않았다.

  철조망 건너편에는 서너 명의 군인들이 서있었지만, "죄송합니다. 한국말 못해요. 영어할 줄 아는분 없나요?"라고 묻는 신디에게 아무 말도 못한 채 기자들에게만 "사진을 찍지 말라"고 경고했다.

  신디와 그 친구들은 현수막을 걸고나서 평화를 위한 노래들을 부르고 "미군기지 확장 반대", "부시와 캠프험프리(평택 미군기지)는 지구를 떠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들은 철조망 건너편에 있는 한국 군인들에게도 "대추리의 주민들은 당신들의 국민 아닌가?", "부끄럽다(한국어)"라고 말하는 등 항의의 뜻을 전했다.

  이에 앞서 영농단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대추리 주민들에게 성금 3천만원과 미국에서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쌀을 선물하는 등 주민들의 투쟁을 격려했다.

  여성들의 반전운동단체 '코드핑크(CodePink)'의 미디아 벤자민씨는 "대추리 주민들이 8백일이 넘도록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것을 보며 그들의 땅에 대한 애착과 투쟁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방한 둘째날 아침에 둘러본 대추리의 들녘과 집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며 "평택에서 농민들이 계속해서 살아 갈수 있도록 미국에서도 여론을 모으고 연대 활동을 이어 갈것"이라고 말했다.

△주민과 지킴이들로부터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코드핑크' 활동가 미디아 벤자민씨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대추리 노인회 정태화(72세) 회장은 "주민들이 그 동안 사기가 많이 떨어졌는데, 여러분들의 방문이 큰 힘이 됐다"며 "미국에 가서도 대추리를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신디시헨은 "대추리를 잊지 않을뿐만 아니라, 미국에 돌아가서 수 많은 사람들에게 이곳의 싸움을 알려 대추리 주민들이 미군기지에 용감히 맞서 싸운 승자들로 역사에 기록되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신디와 그 친구들은 대추리 지킴이들로부터 그들 활동단체의 이름이 쓰인 문패를 선물 받고 영농단 앞 빈집에 걸었다.

  미국에 돌아간 후에도 대추리 주민들과 마음을 함께하겠다는 뜻이었다.

  시헨은 집을 둘러보면서 "이방은 내 침실로 하겠어. 여러분? 왜 내 집안에서 신발을 신고 있는거죠?!"라고 말하는 등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모두 마친 신디와 친구들은 곧 추수감사절 시기를 맞고 있는 자신들의 나라로 가기위해 주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마을을 떠났다.

  철조망을 뒤로 하고 돌아가는 신디시헨은 그의 동료에게 "사실은 저 철조망을 끊고 싶어"라고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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