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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SPI회의와 굴욕적 기지협상 규탄기자회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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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2-08 18:38 | VIEW : 2,2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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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기지이전 지연' 불가피성 공감>
유엔사 정전관리 책임조정 협의체 만들기로
[연합뉴스 2007-02-08 18:08]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귀원 기자 = 서울에서 이틀간 열린 제11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가 8일 마무리됐다.
이번 회의는 일단 양측이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규현 국방부 국제협력관은 회의가 종료된 뒤 "미측도 내년 말까지 주한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옮긴다는 한.미간 합의 일정이 지켜지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양측은 주한미군 기지 이전 종합사업관리 용역업체(PMC)가 선정된 뒤 정확한 공기(공사 완료시기)가 나올 것이라는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2004년 용산기지 이전 포괄협정(UA)을 통해 '2008년 말까지 이전을 완료키로 한다'고 명문화했지만 토지 보상 문제 등 우리측 사정으로 합의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해 졌고 미측도 이번 회의를 계기로 이런 상황을 이해했다는 것이다.
한.미는 그동안 주한미군 재배치 일정을 둘러싸고 적잖은 '불협화음'을 노출해왔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의 지난달 9일 내외신 기자회견 발언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벨 사령관은 "기지이전 문제가 정치적 또는 재정적 문제로 연기되는 어떤 결정에도 반대한다"면서 "나는 이에 대해 싸울 것(I will fight this)"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이 사용한 'fight'란 단어는 주한미군측이 뒤늦게 "미군 장병들의 사기와 삶을 개선하려는 열정을 나타내려고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상당한 파문을 불러왔다.
앞서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미군 재배치 일정이 5년 지연될 것이란 국내 언론보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통해 주한미군 재배치 일정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데 양측이 공감함에 따라 당분간 이를 둘러싼 '이견'이 공론화할 가능성은 사라지게 됐다.
주한미군 재배치 일정은 앞으로 PMC가 선정돼 측량과 설계, 토목공사 일정 등을 종합 분석한 뒤 확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략 2013년 완료될 것으로 주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가 평택기지 마스터플랜(MP)을 작성하고 PMC를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해 합리적인 재배치 일정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양측이 유엔군사령부의 정전관리 책임 조정 문제를 협의하는 별도의 협의체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한 것도 이번 회의의 성과로 꼽힌다.
김규현 국제협력관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이 전환되면 정전관리 주체에 대한 불일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한.미가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앞으로 이를 어떻게 조정해 나갈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사의 장래 임무와 역할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가 진행될 것임은 캐슬린 스티븐슨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지난달 26~28일 방한하면서 예고됐다.
당시 국방부 관계자는 "스티븐슨 부차관보의 방한을 계기로 유엔군사령부의 임무와 역할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가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벨 사령관이 지난달 18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연설에서 "연합사 해체와 전작권 전환은 유엔사의 군사권한과 책임의 부조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 됐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유엔사의 향후 역할 및 임무와 관련해서는 양국의 정해진 입장이 아직 없다"면서 "다만 전작권이 전환되고 연합사가 해체된 다음 유엔군사령관의 권한과 책임을 정하는 문제는 국제법 등을 따져봐야 하는 복잡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엔군사령부가 정전체제 유지 기능을 계속 맡아야 한다는데는 한.미간 이견이 없다"면서 "그러나 한.미 지휘체계 전환 과정에서 유엔군사령관이 어떤 권한과 책임을 가질지가 앞으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굴욕적인 평택미군기지 확장 전면 재협상하라"
이틀째 제 11차 한미 안보정책구상회의(SPI)가 국방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10시부터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는 국방부 정문 앞에서 ‘평택미군기지 확장 전면 재협상 및 작통권 환수 촉구 농성’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영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은 “지금 한미 FTA 협상 과정 중에 일어나고 있는 황당한 현상과 똑같은 방식으로 2003년과 2004년에 평택미군기지확장 협상이 이뤄졌었는데, 지금 그 결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기지 이전을 요구한 쪽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관례라며 용산기지는 우리나라가, 미2사단은 미국 쪽이 부담하기로 협정에 명시돼 있다”며 “지난 1월 18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미2사단 재배치 비용을 충당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유영재 사무처장은 “이는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지 이전 비용을 우리나라가 감당해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는 그럴 수 없다”며 “국방부 당국자는 나라와 국민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평통사 유영재 사무처장이 SPI를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공동길 평통사 평화군축팀장은 “기지 이전 사업비 중 한국 정부의 공식 부담금 외 나머지 미국 측이 부담할 비용을 방위비 분담금으로 충당하려는 것은 불법적인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금은 우리 국민의 혈세로 미국한테 지원하는 것이므로 결국 우리나라가 부담하는 것”이라고 말해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 돈’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정부 당국자들의 어처구니없는 협상 결과로 인해, 한국은 주한미군재배치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며 “2005년 3월, 리언 라포트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미 하원 세출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한국은 정부 공식 부담 53%, 방위비 분담금 21%, 민간투자에 의한 임대건설비용 20%를 부담하고 미국은 고작 6%만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한국 부담을 모두 합치면 94%가 되며 총 10조 원으로 예상되는 비용의 대부분을 한국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은 새로운 한미지휘체계 구축계획 중단과 유엔사 해체를 주장했다.
“한미당국은 연합사 해체 후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한미지휘체계는 현 한미연합사를 대체하는 전․평시군사협조본부(MCC)"라며 ”이 기구는 한미간 협력을 보장함으로써 현 한미연합사에 버금가는 강력한 한미연합지휘체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정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참가자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이들은 “이러한 한미지휘체계는 비록 형식적으로는 우리 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행사하는 것으로 되겠지만, 내용적으로는 환수 전과 별로 다를 바 없는 대미 종속적 지휘관계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한미동맹의 광역동맹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미국의 구도에 이끌려 사실상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에 편입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미국이 유엔사를 강화하려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의 의도는 작전통제권 반환 협상 과정에서 평시작전통제권 반환 시 이른바 ‘연합권한위임사항(CODA)'과 같은 핵심 권한에 대한 한국의 양보를 강제하고 유엔사를 통한 대북 군사개입을 합법화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975년 이미 유엔 총회에서 해체가 결의된 유엔사가 유엔과 직접 상관이 없는 미국의 군사기구인데도 마치 유엔기구인 것처럼 외피를 쓰고 행세하면서 실제로는 자국의 대북 공격에 이용해온 미국의 태도를 용납할 수 없다. 정전유지 기능마저 상실한, 간판만 남은 유엔사를 내세워 작전통제권 반환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양보를 강제하려는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어서 11시부터 이들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결의대회에서 고유경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사무국장은 “2003년과 2004년에 평택미군기지관련 협상 담당자들이 다른 곳으로 가버려서 책임을 묻기도 어려운 이 문제를 어찌할까 고민”했다며 “대통령도 불러내서 책임을 묻듯이 당시 협상 당사자들을 불러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유경 사무국장은 지난 1월 14일 새벽 주한미군이 60대 노인을 강간하여 구속된 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침을 내려 ‘외출 시 혼자 다니지 말고 동료와 함께 다니라’고 한 것에 대해 “주한미군 여러 명이 다니며 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많은데 이런 사건들은 어떻게 처리할 건가. 그래서 미군이 범죄예방을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 그것의 실효성이 얼마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언론에 기고한 적이 있다”며 “그것에 대해 주한미군이 아니라 외교통상부에서 반박을 했다”고 황당해 했다.
그는 “외교통상부가 ‘미군의 범죄예방 조치를 폄하하지 말 것’과 ‘1명의 미군이 저지른 범죄로 나머지 미군을 범죄자 취급하지 말 것’ 등의 내용으로 국정 브리핑에서 반박했는데, 왜 주한미군이 아니라 외교통상부가 반박문을 내는가? 국민으로서 창피하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대회가 끝난 뒤 국방부 민원실을 거쳐 한미연합사 앞까지 피켓을 들고 규탄발언을 하며 행진을 진행했다.
/ 정택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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