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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송년문화제 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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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민중의소리 | 2006-12-18 10:53 | VIEW : 2,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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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성주민들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송년문화제 열려
서정환 기자
2006년 12월 17일은 매우 추웠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 평택역 앞은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전국 각지의 시민 1천여 명이 모여 그들의 체온으로 따스하고 큰 막을 만들었다.
물론 그들이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있는 타인들이었다면 그것만으로 견디기는 힘들 만큼 이날은 추웠다.
그러나 '김지태 위원장 석방과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를 위한 송년문화제'에 참가한 이들은 저마다 같은 추억과 같은 소망으로 이중, 삼중의 막을 덧대었다.
△17일, 평택역 앞 '김지태 위원장 석방과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를 위한 송년문화제'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본격적인 문화제의 막이 오르기 전, 익살스러운 산타 한 무리(경기청년단체협의회 회원들)가 "올 한해 동안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여러분들이 평택 미군기지 확장 저지투쟁이라는 착한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상을 주겠다"며 사탕과 과자로 가득한 선물 보따리를 아낌 없이 풀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조승호 부위원장을 통해 대추리, 도두리 농민들에게 쌀을 전달했다.
아이들 못지 않게 기뻐하며 사탕을 오물오물 녹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국민중연대 정광훈 의장은 "평택미군기지확장 계획에는 미군들만 참여 했지요잉? 한미FTA에는 미국 무역대표부만 참여했지용잉? '참여정부'라고 하는데 참여한 놈들을 보니 전부 미국놈들이네 이놈의 새끼들"이라며 귀도 즐거운 입담을 펼쳤다.
정 의장은 또 "빚 좋은 개살구에 먹을 것이 없는 것 마냥, 지금 정부도 참여정부가 아니라 '개정부'여 '개정부'"라고 비판하고, "김지태 이장허고 기아자동차 노조 동지들허고 또 앞으로 재판이 남은 많은 사람들 전부 석방시키고 내년에도 농사 짓고 김치 담그며 살어요잉"이라고 덕담을 나눴다.
△17일, 평택역 앞 '김지태 위원장 석방과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를 위한 송년문화제'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평택미군기지확장이 5년 이상 늦춰 진다고 했는데, 아마 그중에 1년 정도는 우리들의 투쟁도 한 몫 했을 테니 그 1년 사이에 또 투쟁을 열심히 하자"며 "민주노동당도 전세계 곳곳에서 패퇴하고 있는 미국의 패권을 몰아내는데 전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미군기지확장 저지 운동의 상징이 되고 있는 두 마을 중 대추리를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추'상 같은 의지가 서린 곳"으로, 도두리를 "미 제국주의의 '도'발을 '두'드려 패는 곳"으로 추켜 올렸다.
날선 정치 발언이 이어진 후에는 가슴을 울리는 한편의 시가 낭송되었다.
시인 류외향 씨는 대추분교의 벽시로 쓰여졌다가 지난 5월 4일 학교와 함께 무너진 자작시 '빈들'을 통해 스러져가는 이 시대의 가치를 '들'로 표현했다.
...들판은 이제 생각을 멈추었다/언젠가 먼 후손들이 살비듬내 풍기는/낱알들의 퇴적암을 발견할 것이다/스스로 제 몸을 풍장시킨 이 들판의/최후의 생각 한 줌 보게 될 것이다(류외향, '빈들' 中)
평택푸른학교의 어린이들이 앙증맞은 노래를 부르고 "할머니 할아버지, 건강하세요"라고 재롱을 부렸다. 노래패 '아름다운 청년'은 '평화를 원해'라는 노래를 통해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며 어찌 전쟁을 말할수 있나"라고 물었다.
얇은 무대 의상을 입고 오들오들 떨리는 몸으로 몸짓 공연을 시작한 대학생문화연대 율동패 '이모션'은 그러나 그들의 순서를 모두 마친 뒤에도 가수 오지총이 공연을 펼칠때 기꺼이 백댄서를 자청하고 나섰다.
율동패 '이모션'의 이재웅씨는 "지난 한해 동안 대학생들이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 투쟁에 많이 결합하지 못한 것 같다"며 "해가 가기전에 꼭 대추리를 찾아 주민들 앞에서 공연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7일, 평택역 앞 '김지태 위원장 석방과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를 위한 송년문화제'. 대학생 율동패 '이모션' 공연.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17일, 평택역 앞 '김지태 위원장 석방과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를 위한 송년문화제'. 푸른학교 학생들 ⓒ민중의소리 정택용 기자
3월 달의 수로파괴 저지, 4월의 행정대집행 저지, 그러나 5월 4일 기어이 무너지고야 만 대추분교, 그 이후 자행되는 검문검색, 9월의 빈집철거, 평화대행진, 11월의 철조망 추가 설치. 그러나 그 모든 일들의 마지막에 열린 때늦은 대추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지난 한해를 돌아보는 영상물에는 좋은 일도 많이 담겼지만, 단 몇 개의 치명적인 장면들 때문에 어떤 참가자들은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연세 높은 주민들을 모시고 무대에 오른 팽성주민대책위 김택균 사무국장은 그 모든 일을 더듬어 보곤 "내년에는 사랑, 생명, 평화를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팽성주민들은 여러분을 희망이라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남겼다.
평택과 관련된 수 많은 집회와 문화제의 무대 중 올해의 마지막 무대에 오른 평택범대위 문정현 상임대표는 "이제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을 구할 것은 더러운 매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아니라 대추리에 한번 이라도 다녀갔던 사람, 주민들에게 마음의 빚을 진 사람들"이라며 "내년 2월(5차 평화대행진)을 통해 세상을 바꾸어 놓자"고 말했다.
대추리 주민이 된지 반년이 지난 한 평택지킴이는 "앞으로도 이곳을 평화의 순례지로 만들어 평생 동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태 위원장의 석방시켜 주소서"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그 땅에 계속 살게 해 주소서"
"내년에도 농사 짓게 하소서"
소망을 담은 천 여장의 소지가 일시에 재가되어 하늘 높이 올라갔다.
아무도 대추리의 새해를 의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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