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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토지 우선매각은 세종대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우리는 그 동안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국책사업들이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수 조원을 쏟아 부어 거대한 죽음의 땅을 탄생시킨 새만금 간척사업, 주민 동의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다 지역 풀뿌리 운동의 강력한 저항에 의해 무산된 2003 부안 핵 폐기장 사태, 그리고 불과 얼마 전 천성산 관통 고속철 사업들은 모두 정부가 국민의 동의 없이 추진한 사업들의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일들이다.
학교법인 대양학원이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평택 40만평 토지 매각 계획도 위에서 제시한 사례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 용산에 있는 미군기지를 미국의 동북아 패권 전략에 맞춰 중국을 겨냥해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함에 따라 정부는 평택 근방에 약 400만평의 토지를 매수할 예정이다. 그 중 우리학교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가 미군기지 예정부지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전 이사장 주명건과 국방부,교육부 등 정관계 인사 수십명, 그리고 현재 우리학교 토지에서 경작을 하고 있는 농민들은 지난 해 12월 모종의 합의서를 작성하게 된다. 합의서 내용의 골자는 ‘정부는 대양학원이 소유한 토지를 미군기지 이전사업을 위해 우선적으로 사들이고 토지에 대한 소유권은 없지만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경작농에게 총매각대금의 20%를 보상한다’ 이다.
우리학교가 소유하고 있는 평택 토지와 경작농들의 관계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경작농들은 6.25 전쟁으로 인해 남북이 분단되면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경기도 개성 출신 농문들이다. 당시 남한은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분위기였으며 이런 북녘 실향민들이 매우 많은 상태에서 그대로 방치할 경우 문제가 심각해 질 것을 우려 소유권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현재 대양학원 소유의 토지를 개간과 정착할 권리를 부여했다.
그 후 주영하-주명건으로 이어지는 구 재단에선 소유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며 경작농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으며 대법원 까지 가는 지리한 분쟁 끝에 경작농들은 40년간 황무지를 개간한 것에 대한 아무런 보상조치도 받지 못한 채 토지소유권 또한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비록 법정 싸움에서는 지고 말았지만 마땅히 갈곳이 없었던 농민들은 계속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이 토지 분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앞서 말한 미군기지 이전 사업과 대상지에 이 곳이 포함되면서 부터이다. 정부는 당시 교육부 감사를 받고 있던 전 이사장 주명건과 보상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농민들 사이에 끼어들어 주명건에겐 20%를 농민에게 지불하는 대신 교육부 감사결과를 대폭 은폐 혹은 축소 해주겠다고 약속했음이 분명하다.
2000년 한 해 동안 연일 언론 사회면에서 보도되었던 세종대학교 민주화 운동과 정부가 주명건과 합의서를 작성한 시점이 2004년 12월 달이었다는 것의 연관성을 생각해 보면 상식이 있는 사람 누구나 모종의 빅딜이 있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즉 주명건의 입장에선 시끄러웠던 민주화 운동의 목소리를 잠재우고자 감사가 끝나고 감사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평택 토지의 매각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군기지에 대한 정당성 여부를 떠나 일단 이 합의서 자체가 그야말로 위법과 온갖 편법으로 가득찬 합의서라는 것이다. 현재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사립학교가 교육용 자산을 매각할 시에는 전액 교비로 환수조치 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교육용 자산을 매입하는데 사용해야만 한다는 것을 명문화 하고 있다.
경작농에게 20% 보상이라는 조치는 현행 사립학교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며 각종 세금의 탈세 등 또한 정부가 앞장서서 보장하고 있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어 합의서의 내용대로 매각을 추진할 경우 스스로 법을 어기는 꼴이 되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주명건은 작년 12월 합의서를 작성하고 얼마 못가 퇴출당했는데 임시이사로 파견된 현 김호진 이사장이 주먕건이 합의한 내용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총학생회가 평택 토지를 미군기지로 우선매각 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의사를 밝힌 주된 이유이다. 자신의 부패를 감추기 위해 합의한 내용에 따라 현 김호진 이사장이 스스로 위법을 인정하면서 까지 이를 덮어쓸 이유가 있는가?
게다가, 평택 미군기지 이전사업에 쓰일 토지를 교육을 위한 기관인 대학교에서 제공한다는 것은 그 동안 세종대 민주화 운동에 연대하고 많은 격려를 보내준 수많은 시민사회 단체들이 공통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운동에 세종대가 앞장 서 찬성하는 것이므로 명분이 없는 행동이다.
미군기지가 이전되면 그 주변에서 살아가는 민중들의 삶이 얼마나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며 매춘, 강간, 폭력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지 다시 한번 떠올려 보아야 한다. 인간들의 생존권뿐만이 아니라 폭격장, 비행장으로 쓰일 경우 국토는 황폐화 되며 미군기지 주변은 결국 죽음의 땅이 되어버리고 만다. 게다가 이 이전사업은 앞으로 동북아 패권 전략에서 주적이 중국으로 바뀐 미국의 계획에 의한 것이라고 하니 장차 우리나라의 국가 안보와 민중생존권을 얼마나 위협하게 될지는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그래서 지난 7월 11일 평택에는 미군기지 이전사업에 반대하며 전국에서 1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모여 반대의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학내구성원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고 평택의 대다수 주민들과 이 땅의 민중들이 반대하고 있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월 16일 재단 이사회에서 결국 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 평택 토지 우선 매각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라고 하니 세종대학교 학우들이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함께 동참해야 가까스로 민주화 되고 있는 우리학교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민주대학 건설 원년 9월 14일
해방세종 22대 총학생회
* 평택범대위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09-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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