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미군기지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논평]
언론과의 대화는 일주일에 3번, 주민과의 대화는?
국방부는 군부대 투입 등 강제토지수용을 중단하고 주민과의 대화를 실시하라!
오늘 국방부 대미사업부장 경창호 준장이 직접 평택에 내려와서 지역 기자들 브리핑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경찰, 용역도 모자라 진압훈련을 받고 곤봉을 지급하여 군부대를 투입하겠다는 국방부의 발상에 대해 온 국민이 관심을 갖게 되자 국방부는 이틀에 한번꼴로 기자브리핑을 하며 언론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 행정부처가 지역 현안에 대해 직접 현지에서 현지 기자들에게 사업 설명을 하는 것은 지역 언론의 입장에서 바람직한 현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 주민들은 어떠한가?
"지난해 11월 5일 평택시민신문(11월 6일자)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김선기 평택시장과 이익재 시의회의장, 원유철 국회의원을 포함한 ‘미군기지 이전대책협의회’ 대표단이 이미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따라서, 귀 대책위원회에서 요구하신 2004년 2월 2일 또는 3일자 국방부 장관과의 면담요청은 ‘미군기지 이전대책협의회’ 대표단 면담과 유사한 내용으로 귀측의 제의내용을 충분히 수렴할 예정이며 미군기지 이전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모든 단체의 면담요청을 일일이 수용할 수 없음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2004년 1월 17일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주민대책위가 국방부 장관 면담 요청을 한 민원에 대한 국방부의 답변이다.
국회의원, 시장 등에게 다 말했으니 주민조직들은 바쁜 국방부 장관 만날 생각하지 말고 그들에게 대신 들어라는 답변이다.
2년전 국방부의 모습은 현재에도 펼쳐지고 있다.
범대위와 주민대책위의 대화 제의에는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은 채 기자브리핑을 수차례 진행하는 것은 언론을 통해 정보를 제한하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차단시키려는 것이다. 기자들에게 설명했으니 그들에게 들으라는 건가.
국민적 반발에 봉착하고 있는 무리한 군투입이라는 강수를 두면서까지 국방부는 주민들을 내쫓고 미군기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 미군과의 합의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국가간 약속을 지키는 게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핏대를 올려왔던 국방부는 미군과 합의했던 시설종합계획(MP) 제출시한이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는 상황을 무어라 설명할 것인가?
애초 2005년 12월까지 제출하기로 했던 MP가 2006년 6월말로 연기되었고 이제는 9월로 다시 연기되었다. 한미간에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년 가까이 시한이 미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는 주민들과 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한 달도 하지 않은 채 군부대 투입이라는 강수까지 두려는 것은 무엇때문인가?
결국 미군은 국방부의 협의대상이 되나 지역 주민들은 대화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인가? 기자들과는 대화할 수 있으나 지역 주민들은 대화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것인가?
이것이 이제까지 국방부가 미군기지확장 사업을 애초 구상하고 미측과 합의하고 실행하는 단계에까지 보여준 초지일관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국민들에게는 의사수렴이나 토론 등 민주주의 절차는 전혀 무시한 채 폭력을 휘두르며 강제집행에 나서고 미군과는 언제든지 대화와 협상을 열어놓는 자세라면 국방부는 이 사업을 종결짓지 못할 것이다.
무리한 강제집행을 계획하고 기자들에게 값비싼 점심을 대접하면서 언론 장악을 시도한다면 기지확장사업이 무난히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국방부의 군부대 투입은 어떠한 형태로든 민간인과의 유혈충돌사태를 만들어낼 것이다.
참여정부에 들어 군과 민의 유혈사태라는 역사적 평가를 남기지 말고 지금이라도 주민들과의 대화와 기지확장 사업의 전면 재검토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06년 4월 28일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직인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