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31일 (목) 07:00 뉴시스
부시, 이라크에 주한미군처럼 장기주둔 원해
【워싱턴=로이터/뉴시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 파병된 병력을 지난 50여년간 한국에 배치된 주한미군처럼 장기간 주둔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30일 밝혔다.
토니 스노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일선에서 전투 역할을 맡지 않고 장기 주둔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정치적 화합을 이끌기 위해 누리 알 말리키 총리, 수니파 출신 타렉 알 하셰미 부통령, 시아파 아델 압둘 알 마흐디 부통령과 비공개 화상회의을 가진 와중에 나와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석유수입의 분배와 정치 개혁에서 타협을 이루도록 이라크 각 정파세력에 권유했다.
스노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미군의 궁극적인 역할을 주한미군과 같은 것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국 모델은 미국이 안보적 주둔을 제공한 사례로 우리는 지난 수십년간 한국에서 성공적인 민주주의 발전 성과를 거뒀다. 그래서 미군은 안정을 유지하는 역량으로서 머물러 있다"고 강조했다.
미군이 이라크에 영구 기지를 둘 가능성에 대해 이라크의 주변국들은 일찍부터 우려를 표시해 왔다.
의회 일각에서도 미국이 이라크 장기 주둔을 시도한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무장세력의 저항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그간 미군의 이라크 영구 주둔을 추구한다는 관측을 부인해 왔다.
스노 대변인은 미군은 이라크의 초청을 받아 파병됐으며 초청국이 이를 철회할 권한이 있다고 지적, 이라크측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병력을 철수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항상 최종적으로 주요 책무를 이라크인에게 인계하기를 원해 왔다"고 부연했다.
이재준기자
yj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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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이라크 미군의 미래? 한국을 보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에이즈 긴급구조계획을 발표한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4세 소년을 안고 활짝 웃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등의 에이즈 퇴치를 위해 내년부터 5년간 예산 300억 달러를 의회에 추가로 요청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이라크군과 미군의 관계도 한국 모델을 따르면 되지 않겠는가.”
이라크 침공이 결국은 중동 민주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한국을 보라’는 논리를 즐겨 사용해 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이라크 주둔 미군의 미래를 주한미군에 비유했다.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인사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미군의 참전으로 공산주의의 침략을 막아낸) 한국의 번영과 민주주의를 보라. 이라크도 한국처럼 될 수 있다”는 논리를 자주 펴 왔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이라크 주둔 미군의 장래를 묻는 질문에 “부시 대통령은 (최근 외부 인사 접견에서) 한국 모델에 비유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즉 한국에서 주한미군이 한국군을 지원하며 북한의 위협에 맞서 안보를 담보해 주는 역할을 하듯 이라크 주둔 미군도 그런 존재로 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기자들이 “주한미군처럼 50년 이상 주둔할 계획이란 뜻이냐”고 따져 묻자 스노 대변인은 “그렇지는 않다. 북한은 핵개발에서 볼 수 있듯이 지속적으로 위협이 되어 왔지만 이라크가 미래에 안게 될 안보 상황은 종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한국 모델 비유의 핵심은 이라크군이 주도하고 미군은 유사시 안보를 담보해 주는 지원자가 된다는 점에 있다”고 강조했지만, 미국 언론들은 “이라크전쟁이 끝난 뒤에도 한국처럼 기지를 둬서 일정한 병력을 주둔시키겠다는 구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이 1월에 밀어붙인 미군 2만1500명 증강계획의 실행이 완료돼 이라크 미군이 15만 명으로 늘어났다. 미군은 5월에만 116명이 전사해 2004년 11월(137명 사망) 이후 2년 반 만에 월간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이라크전 개전 이래 29일까지 미군 사망자는 3467명으로 집계됐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