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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차출에 이어 두 번째,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무시
주한미군은 남아시아 지진해일 피해 복구지원을 위해 병력 350여 명과 시누크(CH-47) 수송헬기 8대를 태국과 스리랑카 등 피해지역으로 파견할 예정이다.
주한미군 측은 지난 6일 "미 8군 및 7공군 소속의 의료지원, 후송 및 병참지원, 항공 및 활주로 복구 지원 부대가 지진해일 재해 구호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전개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번에 전개되는 부대들은 세계 여러 곳으로 부터 온 장비와 병력들로 구성된 합동/연합원정군 인 ‘연합합동 테스크 포스팀 536(Combined Joint Task Force 536)’의 일부로서 활동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추진되는 주한미군의 해외 파견은 비록 그 목적이 인도적 지원이라는 점과 병력수가 작다는 점에서 국내에서의 반감이 덜하지만 본질적으로 지난 해 있었던 3600명의 미 2사단 이라크 차출과 같다.
주한미군의 지역군화 실험 성공?
미 2사단의 이라크 차출이 발표될 당시 국내에서는 '주한미군의 임무와 역할을 한반도로 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위반이며 주한미군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미국의 의도'라는 반발에 부딪혔었다.
이번 지진해일 피해 복구지원을 위한 주한미군 차출도 주한미군의 지역군화에 대한 일종의 실험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8일 `지진해일이 미군의 병참술을 테스트했다'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미국이 1만3천여명의 병력과 20여척의 전함, 90여대의 항공기를 피해현장에 투입하면서 북한과 심지어 중국에 대한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전력을 태평양 지역에 유지해야 할지를 고려한 것으로 보도했다.
토머스 파고 미 태평양사령관은 "사정이 워낙 특수했던 만큼 한국 부분을 가장 깊이 있게 논의했다"라며 "매우 엄밀하게 위험평가를 한 결과 우리의 대비태세에 흡족할만한 결론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군병력의 피해지역 파견에 앞서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과 가장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또한 미국이 이번 복구지원을 통해 유사시 특정지역의 군병력을 신속히 전환해 얼마나 빨리 수송이나 화물 처리, 구급작전 등에 투입할 수 있는 지를 파악하는 실전 경험도 얻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은 군병력의 복구지원이라는 인도적 개념으로 미군의 지역군화를 테스트한 셈이다. 특히 주한미군 소속 병력 350명과 치누크 헬기 8대를 신속하게 현지에 파견하는 것은 주한미군의 지역 기동군화 가능성을 간접 검토할 수 있었던 셈이다.
주한미군,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무시
또 이번 주한미군 차출에 대해 미국은 한국 정부와 긴밀히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이 불성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국방부가 국내 언론에 밝힌 주한미군의 차출 병력은 군인 110여 명과 헬기 18대 등이었다. 그러나 주한미군 사령부는 국방부의 발표가 난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차출 병력이 이보다 많은 350여 명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이 지난 4일 합동참모본부에 통보해준 내용을 그대로 발표한 것이다. 결국, 그 사이 미군의 차출 규모가 조절됐다고 볼 수 있는데 이를 국방부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같은 결정이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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