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태 등 구속자 석방"...17명 문신부 동조단식 들어가
평택범대위 소속 단체 회원들,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
서정환 기자
9일 오후 1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소속 단체 회원 30여명은 청와대 앞 구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속된 팽성주민대책위 김지태 위원장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7일 구속된 김 위원장 뿐만 아니라 다음 날 구속된 평택대책위 강상원 집행위원장 및 평택미군기지 관련 건으로 구속된 15인의 범대위 회원 전원의 석방을 요구했다.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은 "참여연대 뿐만 아니라 92개 시민사회단체의 뜻을 대표하여, 김지태 위원장과 강상원 집행위원장 등의 석방을 촉구한다"면서 "정부 측이 주민과의 대화 의지가 있다면 김지태 위원장은 주민들의 대표자로서 대화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도주나 증거인멸을 할 우려가 전혀 없다. 그런데도 김지태 위원장이 구속된 것은 정부측의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속자 석방을 요구와 함께 기자회견에서는 자연스럽게 평택미군기지확장의 문제점과 정부 태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임종철 대표는 "나는 본업이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을 되살리는 약사이기도 하다"면서 "그러나 사람이 병들어 죽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떠밀려 죽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대표는 또 "매향리 대채위원장 전만규씨를 구속한 이후 매향리 폭격장은 결국 폐쇄되었다"며 "김지태 위원장을 구속한 것으로 이제 미군기지는 끝장났고, 김 위원장은 역사적 평가를 받고 당당히 웃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평택범대위 이은우 정책위원장은 "김지태 위원장과 강상원 집행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주민들의 생존을 위해 싸운 것"이라며 "정작 구속되어야 할 사람들은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 내 몰고 있는 한국정부와 그 뒤를 조정하여 패권을 유지하는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구속자 등 17명, 문정현 신부와 동조단식 들어가
끝으로 기자회견에서는 "무자비한 투쟁으로 정의로운 요구를 짓밟으려는 정부의 처사는 이제 중요한 도전을 받게 되었다"면서 "우리는 청와대와 광화문 일대를 잘못된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을 강행하려는 정부를 규탄하는 강고한 투쟁의 장으로 만들 것이다. 이러한 국민적 저항의 거센 물결은 그 어떤 물리력으로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의 회견문이 낭독되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 중 일부는 경찰측과의 협의를 통해 단식농성을 벌이는 문정현 신부를 만나러 청와대 쪽으로 올라 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박래군씨는 "구속된 15명의 범대위 회원을 비롯해 총 17명의 인사들이 문 신부와 뜻을 같이 해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