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1시경 팽성대책위 김지태위원장의 우사에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국방부의 강제집행으로 격앙된 주민에게 또 한번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김지태 위원장의 우사에서 새카만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민중의소리
화재현장을 목격한 도두리 주민 김모씨에 따르면 오후 12시 50분경 김 위원장의 우사에서 갑자기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화재를 발견한 김씨는 즉시 주민들과 주민대책위에 연락을 했고 이에 12시 30분 부터 대추리 노인회관 앞에서 국방부의 강제진압과 군병력 투입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던 범대위 관계자들과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중단한 채 긴급히 달려와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애를 썼다.
불은 우사 옆 건초창고에서 일어났으나 강한 바람을 타고 금방 우사에까지 번졌다. 소 8마리와 송아지 1마리가 화염에 휩싸여 울부짖고 있었고 이를 본 주민들은 양동이, 바가지 등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들고 정신없이 땅에 고인 빗물을 퍼나르며 불을 껐다.
△주민들이 양동이며 바가지를 가지고 빗물을 퍼올려 불을 끄고 있다. ⓒ민중의소리
우사에 불이 난 소식을 듣고 황급히 달려온 김 위원장의 부인 조인순씨는 "저 소들 다 어떻게 하냐"며 울부짖었고, 주민들도 "자식같은 소들 다 죽는다"며 손으로까지 빗물을 퍼서 불을 끄려 애썼다.
30분 후 평택 소방서에서 온 소방차 2대가 도착해 급한 불은 껐으나 마른 건초더미가 아직도 창고에 가득차 있고 잔불씨가 남아 있을 수 있어 완전히 진화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화재로 600평 중 100평 가량의 우사가 완전히 전소됐으나 안에 있던 17마리의 소들은 무사했다. 그러나 이번 달이 산달인 소가 3마리나 있어 유산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평택 소방서 조사반원들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에 있다. 비오는 날 대형 화재가 발생할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사반원들은 "민감한 사안이라 확답할 수 없다. 정확한 결과가 나오면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당시 화재현장 바로 옆에는 경찰 차량 3대가 길을 막고 일반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었는데 주민들은 "비가 오는 날에 갑자기 불이 날 이유가 없다"며 "경찰측의 소행이 아니냐"며 분노하고 있다. 경찰측은 누전이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으나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건초창고에는 전기시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경찰들이 불을 끄러 온 주민들을 막자 김지태 위원장의 부인 조인순씨가 오열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불을 끄러 온 주민들을 막은 경찰들을 향해 한 주민이 격하게 항의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한편, 이날 화재 현장에서 채 50m도 떨어지지 않는 곳에 있던 경찰들이 화재 진압을 돕기는 커녕 오히려 불을 끄러 달려가는 주민들을 막고 실랑이를 벌여 주민들의 강한 원성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경찰들에게 같이 불을 끄자고 호소했지만 경찰들은 "우리 권한이 아니다", "소방서에 연락했으니 기다리라"며 주민들을 가로막았다.
주민들은 "주민들을 막고 불구경이나 하는 게 대한민국 경찰들이 할 짓이냐"며 분노했고, 화재가 어느 정도 진압되자 정신을 차린 주민들은 경찰들에게 달려들어 "니네가 불지른게 아니냐", "이놈들이 불까지 지른다"고 격하게 항의했다.
지난 4일 투입돼 숙영하고 있던 군병력들도 우사 맞은편 100m 전방에서 그야말로 '철조망 건너 불구경'을 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