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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범국민 평화논갈이 시작..힘받은 트랙터 '종횡무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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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민중의소리 | 2006-03-17 15:57 | VIEW : 2,5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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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민 평화논갈이 시작..힘받은 트랙터 '종횡무진'
경찰력 대거 배치..마을 주변 긴장 고조
민중의소리 배혜정 기자
<2신 오후 2시 30분>
'논갈이' 가려던 고덕면 주민들, 경찰에 가로막혀..."니네가 뭔데..." 분통
오후 12시 30분경, 평택범국민 논갈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길을 나선 고덕면 주민 70여명 및 트랙터 30여대가 경찰의 제지로 은실고가방면에서 가로 막힌 지 2시간여. 대추초등학교 정문에 모여 앉아 빈틈없는 경계를 서고 있던 대추리 아주머니 10여명이 이 소식을 듣고 지원군으로 나섰다.
△고덕면 주민들이 논갈이에 참가하는 것을 방해하는 경찰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민중의소리 맹철영 기자
이들은 평택투쟁의 상징인 미군기지확장반대 황색 깃발을 챙겨 봉고차에 올랐고, 이내 모자를 고쳐쓰며 "이 놈들아 내가 간다"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트랙터가 고착돼 있는 500여 미터 전부터 경찰들은 도로를 가로막고 검문검색을 진행하고 있었다.
경찰이 주민들을 태운 차를 가로막자 이들은 차에서 내려 걸어가기 시작했다.
경찰병력이 계속 가로막자 주민들은 "니네가 뭔데, 멀쩡한 길을 가로막고 난리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잠시후 길을 터준 경찰들 뒤로 대추리 주민들은 너무도 당당하게 트랙터를 향해 걸어갔다.
수시간 동안 찬바닥에 앉아 있던 고덕면 주민들은 지칠 대로 지친 상태. 고덕면 주민들은 이날 오전 7시에 길을 나서 안중방면으로 가다 경찰의 첫번째 제지를 받았다. 우회해서 신대리 방면으로 진입했지만, 경찰의 두번째 제지를 받은 이들은 마지막 이곳 은실고가도로에서 두시간째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상태다.
팽성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반나절 가량을 길거리에서 보낸 고덕 주민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취재를 나온 기자를 보자마자 분통을 터뜨렸다.
고덕면 해창리에 살고 있는 고주은(62세)씨는 "트랙터 타고 논 갈러 가는데 경찰들이 왜이렇게 막는지 모르겠다"며 "팽성으로 들어갈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고덕국제화계획지구 반대 고덕대책위원회 임기선(45세) 총무는 "농민으로서 팽성주민들의 논갈이에 같이 동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농사라는 게 품앗이가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차덕봉(85세) 할아버지가 경찰에 따지고 있다. ⓒ민중의소리 맹철영 기자
오후 1시 반부터는 경찰들의 불법도로점거에 항의하는 집회가 즉석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고덕면 해창4리에 살고 있는 차덕봉(85세) 할아버지는 마이크를 잡고 경찰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이목구비를 가졌으면 똑똑히 들어봐라. 니네가 무슨 목적으로 농민들의 가는 길을 막느냐. 하늘이 무섭지도 않느냐. 우리가 여기서 그냥 죽을 수는 없다. 오늘 반드시 팽성으로 들어가자"고 소리쳤다.
고덕대책위원회 이근덕 사무국장은 즉석에서 성명서를 발표 '정부는 팽성일대에 대한 강제토지수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문정현 신부도 함께해 고덕과 팽성은 하나라며 "미군기지확장저지를 위해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고 주민들을 독려했다.
주민들은 경찰들에게 도로진입을 통제하지 말 것을 촉구했지만 경찰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덕대책위와 팽성대책위는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오늘은 일단 해산해 고덕으로 다시 들어갈 것을 결정했다.
이들은 또 "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를 하지만, 우리의 투쟁결의는 변함없을 것"이라며 이후 투쟁에도 함께 참여할 것을 결의하고 해산했다.
<1신 오전 10시 30분>
범국민 평화 논갈이 시작...힘받은 트랙터 '종횡무진'
팽성 주민들과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0여명의 농사꾼들은 17일 오전 9시 캠프험프리를 마주보는 황새울 들녘에서 '생명과 평화의 땅을 지키는 범국민 평화논갈이'를 선포하고 본격적인 논갈이에 나섰다.
△황새울 논갈이에 나선 트랙터들. 전국각지에서 농민들이 모여들었다. ⓒ민중의소리
15일 오전부터 국방부와 경찰병력의 침탈을 뚫고 간헐적으로 진행된 논갈이가 이날 선포식을 시작으로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난 16일 이미 논 20여만평을 갈아버린 주민들과 농민들은 오늘과 내일에 거쳐 나머지 논을 전부다 갈아버리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학생들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흥겹게 진행된 논갈이 선포식에서 도두2리 이상렬 이장은 "경찰들의 탄압을 저지하고 전국 각처에서 올 수 있는 트랙터는 거의 다 왔다"며 "생명의 땅을 지켜주기 위해 이 자리에 모여주신 여러분들의 힘 때문"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늘, 내일이면 저들이 요구한 땅을 한평도 남김없이 다 갈아버려 금년도 영농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 같다"고 이 이장이 말하자 참가자들은 큰 박수와 환호성으로 예정된 승리를 자축했다.
전농 문경식의장도 "6.15 시대 우리민족끼리 통일을 바라는 시기에 미군기지확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전국에 있는 농민형제들의 끈끈한 연대로 오늘 이 생명의 땅을 다 갈아버리자"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김지태 팽성대책위원장이 범국민 평화논갈이 선포문을 낭독했다.
김위원장은 "지난 15일 살인적 폭력을 동반한 강제토지수용이 자행됐지만 우리는 그 어떤 탄랍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이는 생명과 평화의 땅을 온 국민의 죽음을 부르는 미군의 동북아 지역 전쟁준비 기지로 내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과 자손대대로 살아갈 고향을 또다시 뺏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절절하게 말했다.
그는 "오늘 전국에서 모인 농민들과 각계층이 함께 모여 평화논갈이를 진행하는 것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이 땅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생명과 평화를 심는 마음으로, 전쟁과 폭력을 갈아 엎는 결심으로 범국민 평화논갈이를 선포했다.
참가자들이 부르는 힘찬 '농민가'속에 힘받은 24대의 트랙터들이 하나하나 시동을 걸고 황새울 들녘으로 달려나가 삽시간에 수백평의 논을 갈아버렸다.
종횡무진 움직이는 트랙터들 뒤로 참가자들은 깃발과 꽹과리, 징 등을 치며 이들의 수고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범국민 평화 논갈이의 시작을 알린 흥겨운 길놀이. ⓒ민중의소리
한편, 선포식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경찰병력의 움직임이 포착돼 마을 일대에는 또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
범택범대위 윤용배 공동집행위원장은 "현재 경찰이 10개 중대이상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부대 안에도 전경차량이 35대 정도 대기하고 있다"며 "이틀전 상황이 재연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고덕면에서도 30대의 트랙터들이 팽성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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