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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지서 황새울 향해 트랙터 집결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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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통일뉴스 | 2006-03-16 14:34 | VIEW : 2,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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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벌판 참 넓다 이런곳에서 농사짓고 싶다”
황새울, 트랙터 24대 모여, 17일 본격적 논갈이
2006-03-16 평택 = 정명진 기자 (tongil@tongilnews.com)
▶ 이날 562일째촛불문화제는 논갈이를 도와주러 전국에서 올라온 농민회 회원들의 환영식과 함께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지금까지 싸워오면서 오늘처럼 기쁜 날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어제는 너무 슬프고 분노와 서러운 하루였지만 오늘은 너무 신나고 즐거운 날입니다.”
562일째 주민촛불문화제 사회를 본 송태경 기획부장이 이렇게 말하자, 주민들은 “눈물이 다 난다”, “반은 이겼다”라고 한마디씩 던지며, 어디선가는 “대한민국 만세”라는 말까지 터져 나온다.
이런 주민들의 마음은 지난 15일은 정부측에서 포크레인과 경찰병력을 동원해 농사를 방해했지만 이날 16일은 농사를 돕기 위한 농민회원들이 트랙터를 끌고 대추리를 찾아왔기 때문이다. 황새울을 시원스럽게 갈아엎는 트랙터도 주민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데 한몫했다.
▶촛물문화제에 참석한 주민들이 15일 들녘에서 경찰과의 격렬한 대치상황을 담은 영상으로 보고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렇듯 평택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평택 팽성읍 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은 하루 하루의 심정이 다르다.
아스팔트 위의 트랙터, "드디어 논에 들어갔다”
이날도 경찰과 주민들과의 충돌이 간헐적으로 벌어졌다. 전국에서 올라온 트랙터 한대라도 황새울로 들어올 수 있게 하기 위해 인근지역에 트랙터가 막혀 있는 곳이라면 주민들과 시민사회활동가가 달려가 이를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송 부장은 “경찰의 눈을 따돌리고 트랙터가 들어올 때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 다 들어왔다”며 “전국에서 많은 트랙터가 각 지역에서 막혔지만, 평택 주변에 왔던 트랙터는 한 대도 빼지 않고 다 들여왔다”고 전했다. 이날까지 대추리에 모인 트랙터는 24대다.
이날 이렇게 전국의 트랙터가 황새울로 모인 것은 지난 1월 팽성주민들이 12일간 진행했던 ‘트랙터 평화 전국순례’ 덕분이다.
송 부장은 트랙터 순례 당시를 회상하며 “트랙터가 왜 아스팔트를 달려야 하는지 암담했지만 드디어 트랙터가 논에 들어갔다”며 “전국순회하고 돌아오면서 성과를 많이 얻었는데 가장 큰 성과가 지금 전국에서 모이고 있는 트랙터들이다”라고 말했다.
오후 6시 경 함정1리에서 트랙터 한 대가 막혀 있다, 운전자가 경찰에 연행되는 일까지 벌어져 전농 소속 농민들과 주민 80여명이 현장으로 달려가 연행자를 풀어내고 트랙터도 대추리로 진입시켰다.
"농사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농사꾼이 농사짓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매일 오후 7시 열리는 주민촛불문화제도 30분 늦게 시작됐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평화 논갈이 투쟁’을 위해 황새울로 모인 농민들에 대한 환영식과 함께 진행됐다. 100여명이 넘는 농민이 참석해 행사장인 대추초교 비닐하우스장이 꽉 차고도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대추초교에 모여 있는 사람은 250여명이다.
정부측의 강제‘집행’이 진행되는 며칠 간 촛불집회에 얼굴을 내비치지 못했던 ‘팽성대책위’ 김지태 위원장은 “전국 각지에서 저희 투쟁에 동참하기 위해 와 주신 분들이 정말 고맙다”며 “이런 분위기라면 가을에 풍년도 들 것 같다”며 덕담을 전했다.
▶전농 문경식 의장.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에 전농 문경식의장은 “15일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미국을 위해 우리 땅에 트랙터가 농사 지으려고 하는 땅을 파고 농토를 파괴하는 모습을 보고 울분이 치밀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쌀값도 떨어지고 부채 때문에 우리 농민들도 어렵지만,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의 속을 더 잘 안다”며 “농민회원 한 집마다 1000원씩이라도 대추리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힘내라고 영농자금을 모금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송 부장이 또 다른 제안을 했다. 송 부장은 “전농 분들이 논갈이를 하면서 벌판을 보시더니 ‘벌판 참 넓다. 이런 곳에서 농사짓고 싶다’는 고민을 들었다”며 “전농 분들에게 이곳의 농사를 지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전국의 각 단위가 책임지고 황새울에서 직접 농사를 맡기는 것이라고 송 부장은 전했다. 논갈이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접수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전농 전북도연맹 이광석 의장은 “농사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농사꾼이 농사짓는 것이다. 전국의 농민 형제들이 이곳의 분들을 도와 농사짓는 일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반드시 이 싸움 이겨서 백배 천배 보답할 수 있는 그 날 만들자”
▶학생들이 율동을 선보여 행사장이 화기애해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날 직접 트랙터를 끌고 논갈이에 참여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모처럼 일하고 밥먹으니까 밥맛도 좋고 기분도 좋다”며 “제가 오는 논갈이를 한 것은 농민의 마음으로 그런 위치로 돌아가서 한 것이다. 한 사람 농민으로, 농사꾼의 권리로서 사명감으로서 당당하게 논갈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지난 1월 16일부터 ‘평택범대위’와 ‘한겨레21’이 진행한 ‘285만평 영농자금 마련을 위한 땅 1평 모금운동’에서 모아진 2,500만원을 ‘팽성주민대책위’에 전달했다. 생각보다 많은 액수가 밝혀지자 주민들은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평택범대위 상임공동대표인 문정현 신부는 성금을 전달하며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캠페인을 통해 한푼한푼 모은 게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할아버지까지”라며 특히 매향리 평화마을건립추진위 전만규 대표가 1,000만원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 돈을 전해 받은 김지태 위원장은 “인간이기에 이렇게 받은 돈을 농사를 꼭 지어 갚을 것”이라며 그 뜻에 대해 “기필코 농사를 지어 두고두고 갚아도, 평생을 갚아도 못 갚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반드시 이 싸움 이겨서 백배 천배 보답할 수 있는 그 날 만들자”고 외쳤다.
이들은 지난 6일, 15일에 진행된 정부의 강제 ‘집행’과 주민들의 저항했던 모습을 영상으로 되돌아보며 17일 본격적인 논갈이에 임하는 마음을 다지고 촛불문화제를 마쳤다.
15일 부상당한 주민들의 증상과 당시 상황
지난 15일 정부의 농지훼손에 저항하던 주민들의 부상이 심각하다. 모두 고령의 여성이다. 5명의 주민이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이중 3명은 16일 현재에도 입원중이다.
이들은 도두리 방향 황새울 들녘에서 연행자를 실은 경찰차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가 경찰이 이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부상을 입었다.
주민들이 입원해 있는 평택 소재 굿모닝병원을 찾아 이들의 증상과 15일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 설명된 증상은 ‘평택범대위’측에서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연자(65,도두2리) 씨.[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이연자(여, 65, 도두2리) - 허리부상. 식사도 누워서 할 정도로 거의 움직이지 못함. 통증이 가라 앉은 후 MRI 정밀검사를 진행할 예정. 병실에 ‘절대안정’ 카드 붙어있음. 입원중.
주위의 사람들이 경찰에게 허리가 부러졌다고 소리쳤는데, 경찰이 비켜서지 않더라. 사람 죽는다고 소리치자 그제서야 사복 입은 경찰이 왔다. 그리고 여경이 와서 업어가려고 하더라. 그래서 또 옆에 있던 사람이 허리 아픈 사람을 엎으라고 하면 어쩌냐고 했더니 한 명이 상반신을 들쳐업고 또 한명이 하반신을 뒤에서 받쳐들고 구급차로 옮겨졌다.
이 씨의 남편인 신영철(71) 씨는 “거동을 못하고 있다. 다치기 전에는 여자지만 힘도 세고 나보다 일을 더 잘하던 사람이다. 말할 수 없이 속상하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는데 몸이라도 건강해야 하지 않겠나. 나이가 있어 앞으로 휴유증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 이은범(여, 72, 도두2리) - 실신, 가슴쪽 타박상, 현재 입원중
가슴이 답답하고 아파서 잠을 자기 힘들었다. 전경들이 다리와 팔을 잡고 논으로 던졌다. 이 때 쓰러지면서 머리를 부딪쳐서 두통이 있는 것 같다.
그 자리에서 비킬 수 없었다. 지키러 간 사람이 비키면 되겠나. 요즘 집에서 사는 것은 사는 것이 아니다. 어제 셋째 아들이 다녀갔다. 걱정되지만 그냥 쫓겨날 수는 없다. 어떻게든 싸워 이겨야 하지 않겠나.
▶김월주(60,도두리) 씨.[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김월주(여, 60, 도두2리) - 왼쪽 손목에 금이 간 상태로 통증이 심해 병원에 다시 치료받아야 하는 상태. 현재 통원치료중.
연행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까 눈이 뒤집히더라. 경찰들이 뒤로 밀리다가 앉아 있던 내 위로 덮쳤다. 경찰들이 사람취급을 안하더라. 완전히 치료되는데까지 두 세달이 걸린다고 의사가 말하더라.
■ 유승애(여, 64, 도두2리) - 오른쪽 무릎 인대 파열로 인해 16일 12시 MRI 검사를 통해 수술여부를 결정할 계획. 오른쪽 팔에 멍이 심하게 들었음. 현재 입원중.
■ 김태임(여, 53, 도두2리) - 여경들에게 깔린 상태에서 머리가 밟히고 복부 쪽에 심한 압력이 가해졌음. 집안사정으로 입원은 못하고 바로 퇴원했으나 통원치료 필요.
(평택=김주영 기자)
[4신, 오후 6시] 트랙터 15대, 황새울 논 갈아엎어
- 강기갑, "이런 옥답을 어떻게 군사기지로 사용하나"
▶전농 회원 100여명이 대추리로 모여 황새울의 논갈이가 더욱 활발해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오후 3시경 전농 소속 100여명이 논갈이를 위해 황새울 들녘까지 ‘전농의 힘으로 반드시 농사짓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대부분 나주, 장흥농민회 등 전남지역 농민회원들이다.
전농 최재관 정책위원장은 “이날 경북, 전남, 충남, 충북 등 전국 각지의 농민회원 300여명이 집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부분 각 지역도로에서 트랙터와 함께 경찰에 의해 막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에 진행된 논갈이는 대추리와 도두2리 사이(대추초교 남쪽)에 있는 논에서 진행됐으며, 9대의 트랙터가 동원됐다. 문무인상 쪽(대추초교 서쪽)의 논갈이도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대부분 마친 상태다. 팽성대책위 측은 총 15대의 트랙터가 논갈이 중이라고 전했다.
▶트랙터가 황새울의 논을 갈고 있는 모습을 주민들과 전농 회원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특히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트랙터를 몰고 논갈이를 시작하자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인근 도두2리 주민 20여명도 국회의원이 직접 논갈이한다는 소식을 듣고 단체로 자체버스를 타고 황새울로 나와 이를 지켜보기도 했다.
강 의원이 능숙한 솜씨로 트랙터를 몰고 논을 갈자, 농민회 한 회원은 “농사꾼인 나보다 더 낫네”라고 한마디 던지기도 했다.
5시경 전북지역 트랙터 5대가 추가로 대추리로 들어오는 등 경찰을 따돌리고 이곳으로 진입이 계속되고 있으며, 농민회 회원 중 일부는 트랙터가 막혀 있는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 경찰의 봉쇄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한편, 오후 4시경 학생 30여명이 지난 15일 정부측 포크레인이 파헤친 황새울 들녘 복구에 나섰다. 이후에 주민 측에서 포크레인을 동원해 복구에 나설 예정이다.
<미니인터뷰>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통일뉴스 : 논갈이 소감?
■ 강기갑 의원 : 화가 나는 마음으로 논을 갈았다. 세상에 이 좋은 땅을 농사 못 짓게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아무리 먹을 것이 흔해 빠진 세상이라지만 하늘이 진노하리라고 생각한다. 땅을 잘 지켜야 된다.
논에는 안보이지만 흙 1g에 200억만 마리의 미생물이 있다. 이 미생물들의 활동으로 식물이 자라는 것이다. 1g에 200억만 마리의 생명이 살고 있는 이 땅을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해 농민들에게서 뺏어 죽음의 땅으로 만든다는 것은 가공할 만한 일이다. 국민들이 이를 단순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이런 옥답을 어떻게 군사기지로 사용하나. 이렇게 지켜온 땅인데 아무런 대책 없이 뺏는다는 것은 생명을 뺏는 것과 같은 일이다.
□ 얼마만에 논갈이를 한 것인가?
■ 예전에부터 농사짓고 살던 곳(경남 사천)에서 제일 먼저 트랙터를 사서 남의 논도 많이 갈아줬다. 한해에 수백 마지기의 논을 갈기도 했다. 국회의원하면서 트랙터는 가끔 몰아봤지만 논갈이를 한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 이곳에서 논갈이등 영농행위를 할 경우 200만원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 농사 안 짓는 땅에 돈주는 세상이다. 국회가 법을 만들고 고치고 (하는)곳이지만, 이 거대한 이 땅을 정부가 이렇게 힘으로 강제수용하고 그 법을 적용시켜 농민들 농사를 못짓게 하고 벌금을 부과한다는 것은 어처구니도 없는 일이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황새울 들녘의 논을 직접 갈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3신, 오후 3시30분] “봄이 오면 당연히 씨 뿌려야”
- ‘논갈이’ 참가 강기갑, “억척이 무너질 것 같다”
본정리에서 발생한 논갈이를 위한 트랙터 진입을 놓고 빗어진 경찰과 주민들의 충돌은 오후 2시 20분 경 트랙터 한대를 도로에 남겨두고 주민들이 도두2리로 빠지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이는 당초 트랙터 2대가 막혀있던 것 중 한대가 이미 빠져나온 상태며, 대추리와 도두2리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갈이행사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전농 충남도연맹에서 출발한 트랙터는 7대였으나, 5대는 지방도로에서 막히고 2대 중 한대는 대추리 인근 본정리에서 막힌 것이다.
이에 앞서 2시 경 농민출신 의원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작업복에 고무신 차림을 하고 트랙터가 막혀있는 이곳 현장으로 달려왔다.
강 의원은 “봄이 오면 당연히 땅에는 씨를 뿌려야 한다. 옛부터 조그마한 땅이라도 놀리면 하늘의 천벌을 받는다고 그랬다”며 “미리 우리 농민들 지금 논을 갈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 농민들과 같은 입장에서 오늘 논갈이하려고 작업복을 입고 왔다”면서 “땅 한평에 곡식을 더 심으려고 평생을 살아온 우리 농민들의 땅을 송두리채 내놓으라고 하면 억척이 무너질 것 같다”며 “저도 오늘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3시 경 전농 소속 회원 100여명이 대추초등학교에 도착했으며, 강 의원과 함께 곧바로 논갈이를 위해 황새울로 이동했다.
[2신, 오후 2시] 각지서 황새울 향해 트랙터 집결중
- 본정리.원정리 부근서 막혀 주민과 경찰 충돌
▶논갈이를 위해 대추리로 진입하려는 트랙터 2대가 경찰에 의해 막혀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17일 논갈이 투쟁을 하루 앞두고 전국 각지 농민들이 트랙터를 끌고 팽성지역으로 몰려오고 있다. 이들은 팽성으로 진입하는 지방도로에서 경찰에 의해 봉쇄되고 있다.
본정리에서 대추리로 진입하는 도로에는 전농 충남도연맹 소속 트랙터 2대가 경찰 차량 1대와 전경 20여명에 의해 오전 11시부터 막혀 있다. 오후 1시45분경 약식집회차 도두2리 주민 40여명이 본정리로 합류하면서 함께 대추리 진입을 시도했다.
약식집회를 마친 이들은 ‘행진을 하겠다’며 경찰 병력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주민 40여명과 전농 회원 10여명은 트랙터를 막고 있던 경찰병력을 둘러싸고 트랙터를 실은 용달차 1대를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주민들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경찰은 정복에 헬멧, 방패, 곤봉 등을 착용하고 있다.
▶트랙터를 마을로 들여오려는 주민들과 이를 막는 경찰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진-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오후 1시50분 현재 트랙터를 실은 용달차 1대와 논갈이 장비를 실은 용달차 2대가 여전히 경찰에 막혀있는 상태다. 트랙터 1대가 용달차에서 내려져 진입을 시도했으며 이에 맞서 경찰은 트랙터 쪽으로 몰려가 주민들과 다시 충돌했다.
도로는 2차선이다. 당초 경찰은 1개 차선만 막았으나 충돌이 빚어지면서 2개 차선이 모두 봉쇄됐다.
이날 결집 예정인 트랙터 수에 대해, 평택범대위 관계자는 “200대를 예상했으나 두 군데에서 막혀 있는 상태라 그 정도는 오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본정리쪽 2대, 원정리 쪽이 막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경찰은 이날 오전 13개 중대가 동원됐다고 들었으나 오후에는 셀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이날 황새울 들녘 논갈이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신, 오전11시] “이번주 안에 논갈이 끝낼 것”
- 평택미군기지확장예정지, 하루사이 20만평 논 갈아
평택미군기지확장예정지인 팽성지역의 논갈이가 시작됐다. 지난 15일 정부측에서 포크레인을 동원해 트랙터가 논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구덩이를 파고 농로를 파손시켰지만, 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황새울 들녘을 갈아엎었다.
15일에만 20만평 논갈이
15일 오전부터 시작된 트랙터의 논갈이는 자정까지 이루어졌다. 전날 논갈이가 진행된 규모만 해도 20여만평이다. 14일 경기도 안성, 여주에서 올라온 5대의 트랙터와 이곳의 트랙터 2대가 진행한 작업량이다.
16일 오전 9시 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하게 황새울을 적시고 있었지만, 트랙터는 끊임없이 지난 겨울 얼어있던 황새울의 흙을 흔들어 깨웠다. 트랙터가 지나가는 곳마다 희뿌연 누런색이었던 논은 갈색으로 변해갔다. 이미 황새울은 지금까지 모판에서 커온 모를 받아 안을 준비가 된 것이다.
이날 아침 논갈이에는 6대의 트랙터가 동원됐다. 15일 논을 갈았던 트랙터 한대는 고장이 나 논 한가운데 멈춰있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새벽까지 주민들은 이날 동원된 6대의 트랙터를 손보기도 했다.
작업하는 인원은 교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곳에 모인 트랙터는 쉼 없이 논갈이를 하며 제 몫 이상의 작업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트랙터를 몰고 논갈이를 진행하는 이들의 얼굴표정도 밝다. 경찰과 대치하며 농지훼손에 저항하는 것보다 농사 짓는 것이 더 좋은 것은 농부의 당연한 심정이다.
‘팽성대책위’ 김택균 사무국장은 논갈이를 나가는 이들을 부러워하며 “나도 논갈고 싶어 죽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도 정부측에서 포크레인과 경찰병력을 동원한 농지훼손이 예상돼 비상대기 상태다.
“최단시간 내 논을 다 갈아야 한다”
‘팽성대책위’ 송태경 기획부장은 “최단시간 내에 논을 다 갈아야 한다는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며 “전국의 트랙터가 지방도로에서 경찰에 의해 막혀 예상보다 못 들어와 일단 여기에 모인 기계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주 안에는 논갈이를 끝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갈아엎은 문무인상쪽 논. 이날만 20만평의 논갈이가 끝났다.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미군기지확장예정지에 포함된 땅은 285만평이다. 15일 논갈이가 완료된 20만평도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아직 남아 있는 논은 더 많다.
송 부장은 “17일 논갈이 투쟁을 계획하고 경찰이 도로를 막을 가능성이 있어 이를 따돌리려고 14일,16일 하루 15대 정도가 들어오기로 했었다”며 경찰의 도로봉쇄로 일정의 차질을 빗어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늘은 기존 7대에 주민들 트랙터가 3대가 더 붙고, 학교를 지키느라 움직이지 못했던 트랙터도 논갈이에 투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트랙터가 황새울 위를 유유하게 달리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도형 객원기자]
이제 공식적으로 전국 트랙터를 동원한 논갈이를 하루 앞두고 있다. 이미 팽성은 논갈이가 시작됐지만, 이날 전남지역에서 200여명의 농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들어올 계획이다. 이들의 트랙터가 지방도로에서 막히더라도 경기, 충북, 충남 지역에서의 트랙터의 이곳 집결은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대책위 관계자는 밝히기도 했다.
팽성의 ‘논갈이 투쟁’은 이날 오후 6시 전야제, 17일 오전 ‘출정식’ 등의 일정을 진행한 다음 대대적인 논갈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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