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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지역개발계획에 대한 논평 ■
정부와 평택시가 더 이상 지역시민을 우롱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1. 지난 12월 5일 행정자치부와 평택시는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대한 보상적 개념으로 지역의 아픔이 전제된 평택지역개발계획을 확정하여 대대적으로 발표하였다. 2020년까지 18조 8,016억원을 투자하여 환황해권 국제 중심도시를 육성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강제토지수용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 한번 발표를 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나선 것이다.
2.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는 정치적 의도가 짙게 깔린 서류덩어리에 불과한 평택 지역개발계획을 가지고 정부와 평택시가 더 이상 지역시민을 우롱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이번에 발표된 지역개발계획은
첫째, 재원마련과 예산실행 계획이 불투명한 여론무마형 계획일 뿐이다. 정부편의대로 제정한 미군기지이전특별법은 미군기지 이전을 촉진하기 위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으며, 지원에 관한 사안은 임의규정으로 포장하여 정치적 환경의 변화와 기지 이전에 따른 여건에 따라 언제든지 사문화 될 수 있는 독소조항으로 채워져 있다.
현재 국책사업마다, 각 지역마다 황금빛 지원책을 담은 각종 특별법이 난무한 "특별법 공화국"에서 적게는 몇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조에 이르는 각종 개발계획이 발표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구체성 없는 개발계획 발표가 어떤 진정성과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차라리 정부가 지원에 대한 구체적 실행의지가 있다면 특별법을 개정하여 지원규모를 의무규정으로 만들고, 평택시에 지원될 정부예산 및 연도별 지원규모를 명시하고, 특별기금을 제시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둘째, 정부와 평택시는 그간 지역에 해주는 것은 없이 지역민을 내쫓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왔다는 비난을 받아 왔는데 강제토지수용을 앞두고 여론을 무마하고, 호도하기 위하여 구체적 실행계획이 없는 지역개발계획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철저하게 정치적 계산과 의도에 따른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
지역주민 의견수렴 없이 진행된 일방적 미군기지 이전 정책은 이제 얼마뒤면 팽성주민들이 수십년간 손발이 부르터가며 일궈온 집과 논밭을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로 수용하는 절차만 남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미군기지 이전 정책에 대한 반발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며, 12월 11일 대규모 평화대행진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정부와 평택시는 더 이상 지역민을 분열시키고, 호도하는 행위에만 나서지 말고, 강제토지수용을 중단하고 지역민의 의견수렴을 통한 갈등해소와 합리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셋째, 지역개발계획의 상당수 사업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주민의 복리와 지역발전을 위하여 당연히 하여야 할 사업들로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지원사업으로 탈바꿈하여 포장하여 발표한 것은 지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저열한 행위일 뿐이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에 맞는 특성어린 발전과 지역민의 복지 향상을 위하여 도시기본계획, 발전계획들을 세워 실행하고 있으며, 정부는 균형발전을 내세워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평택 지역개발계획에 나와 있는 사업들은 미군기지 확장에 따른 발표 전부터 평택시가 세워왔거나 추진되는 사업들로 미군기지가 아니더라도 당연히 진행되어야 하고, 정부는 당연히 지원해야 하는 성격들로 구성되어 있다. 평택호 관광지를 개발하고, 농업을 지원하고, 도로를 건설하며, 사회복지 향상을 위하고 공원과 공단을 조성하는 사업들이 미군기지 지원사업으로 둔갑하는 현실은 미군기지가 아니었다면 평택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하고, 자생력이 없는 도시였다는 말인가? 미군기지가 아니어도 평택시가 당연히 하여야 하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는 당연한 보조금, 교부세 사업들을 미군기지 사업으로 둔갑시키지 않기를 촉
구한다.
지자체가 당연히 하여야 하고, 진행하고 있으며, 충분히 할 수 있는 사업들을 미군기지 지원사업으로 둔갑하는 어리석은 행위들은 중단하여야 하며, 지역의 자립성과 자족성에 근거한 지역발전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나가는 지자체의 노력을 촉구한다.
넷째, 18조 예산 지원중 다수액인 공공사업비(10조여억원)는 사실상 토지공사의 평화신도시(국제화계획지구) 택지 개발, 공단 조성비 등으로 직접적 정부 지원 예산으로 보기 힘든 예산이며, 평화신도시의 경우는 도시계획상 여러 이견이 있는 사업이다. 토지공사 등의 경우를 보면 이익만 남는다면 미군기지가 아니더라도 어디든 가서 택지 개발을 진행하는 사업체로 지역을 위한 투자 같지만 실질적으로 사업체의 이익을 위한 투자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 지원예산 4조에 나와 있는 사업들도 평택항 개발(1조 8천억원), 산업철도 건설, 도로개설 등 3조억여원의 예산은 기존에 평택항 개발계획, 광역개발계획에 미리 잡혀 있던 예산들로 정치적 의도속에 평택지역개발계획에 짜집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순수한 정부지원예산은 적극적으로 해석하더라도 기지주변지원사업 등 15년동안 6천여억원에 지나지 않으며, 이마저도 구체적 예산 실행계획이 나와 있지 않아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
2006년 예산 지원에서부터 평택시의 요구액이 대폭 삭감되거나 변경되면서 확정이 유보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계획 발표는 허구적이며, 신뢰성이 없다.
차라리 방폐장 특별법에 따라 경주에 지원하는 방식이 좀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성, 지역발전에 대한 효과성이 있다.
다섯째, 각종 법령과 제도, 각 부처별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지역개발계획은 언제든 사문화 되거나 변경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평택호 관광지, 첨단 농업시범단지 등은 각종 법령과 제도, 부처별 입장, 지역의 대응에 따라 유동성이 많은 사업으로 이에 대한 치밀한 논의나 제도 보완이 충분히 이루어진 상황에서 발표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3. 평택개발계획에 대해 특별히 우려스러운 점은 지역민의 토론과 사회적 합의 과정 없이 정부와 평택시가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반발 여론을 무마하기 해 서둘러 발표한 과정과 이에 따른 문제점이다.
정부와 평택시가 미군기지에 따른 각종 여론호도형 발표를 보면 예산의 구체적 확보 방안 미흡, 나열식 사업배치로 인한 세부전략 빈곤, 주민 참여의 결여, 행정부서의 나태한 인식과 실천의지 부족, 개발지상주의 접근으로 인한 공동체 붕괴, 환경피해, 양극화 심화 등의 문제점이 예상되고 있는데 이번 발표 역시 모양만 바꾼 기만적인 지원약속일 뿐이다.
지역민의 참여와 의견수렴이 미흡한 계획이 평택의 미래경쟁력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겠는가? 오히려 사회적 갈등과 이에 따른 공동체의 붕괴, 외부동원을 통한 개발이익 유출만 확대할 것이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평택호 관광지 세부 개발 내용, 기지 주변 지원사업, 첨단 농업단지 조성, 평택항 개발 계획, 국제화 계획(교육특구) 지구 등에 대하여 정부와 평택시는 지역의 시민들과 어떤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으며,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면밀한 접근이 이루어졌는지 개탄스럽다.
우리는 또한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개발계획이 누구를 위한 개발계획이며, 다수 시민에게 도움을 주는 계획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기지이전사업을 수행하면서 주민들로부터 환영받는 국책사업의 성공적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평택개발계획을 지원하게 되었다고 발표를 했지만, 50여년이 넘게 미군기지로 인해 재산권 침해, 환경소음피해, 각종 범죄, 공동체 황폐화 등의 많은 피해를 입어온 평택시민에게 실질적 혜택이 존재할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기지 이전으로 인해 땅을 뺏기고, 생존권이 상실되는 지역민들에게 정부가 보인 태도는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정복자 모습이었다. 그들을 위한 계획부터 발표하는 것이 순서이다.
국가와 평택시는 생존권의 위협에 고통받는 우리의 주민을 버려 왔으며, 그들을 이용해 경제적 보상론을 유포하며, 허황된 지역발전의 희생양으로 삼는 태도를 아무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은 채 보여 주고 있다.
강제토지 수용을 목전에 앞둔 상황에서 정부와 평택시가 서둘러 개발계획을 발표했지만, 그 계획에 일차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주민의 상처와 아픔을 함께 하는 계획은 찾을 수 없다. 그간 수용주민들을 거리로 내몰기만 한 정부와 평택시가 주민들을 위해 먼저 다가가지 않은 채, 그들의 아픔을 진정성 있게 해결하기 위한 실행계획의지조차 없으면서 발표만 요란하게 한 지역개발계획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개발 계획인가?
4. 평택시 도시발전과 미군기지가 공존할 수 있는 것인지 지금이라도 냉철한 상황인식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구체화시켜야 한다. 50년이 넘게 정부가 보인 태도는 평택시민은 국가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었으며, 기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현재도 근본적인 인식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오로지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을 평택의 땅에서 몰아내는 것이 기본 전략이며, 기지 이전 완료 성과만 남기려고 하는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다수 시민이 왜 기지 이전에 대해 불안해하며,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는 각종 발표에 대한 우려만 들게 하고 있다.
또한 평택시는 뜬구름 잡는 정치적 구호 "환황해권 국제 중심도시"에 사로 잡혀 더 이상 지역민을 우롱하거나 갈등을 조장하지 말라. 국제 중심도시 이전에 평택의 내부 문제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에 대한 해소부터 착실히 진행하는 것이 순서이다. 자립성과 자족성에 근거하지 않고, 지역민의 아픔을 이용하면서, 지역 동원형 모델은 존재하지 않으며, 외부 동원에만 의존하는 무분별한 계획이 누구를 위한 계획이며, 실행가능한지 시민들은 평택시에 묻고 있다. 평택시 발전모델은 무엇인가? 구체적 실행계획은 있는가? 누구를 위한 이익인가? 더 이상 뜬구름 잡는 발표는 식상하다.
허울뿐인 평택지역개발계획을 통해 지역민들을 우롱하거나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들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미군기지 확장의 문제점을 감추기 위해, 강제토지수용을 위한 여론 정지작업으로, 더욱이 내년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의도속에 공허한 개발계획이 이용되거나 확대되는 것은 지역사회를 더욱 심한 갈등으로 내모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역사회 공동체의 갈등해소와 통합, 미래경쟁력을 위해서도 평택시, 시의회, 시민사회 전체가 이해관계를 떠나 미래 지역사회상에 대해 냉철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제 12월말이면 팽성주민들이 수십년간 손발이 부르터가며 일궈온 집과 논밭을 정부는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로 징발하겠다고 한다. 우리가 이대로 주저앉아버리면 우리의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우리가 외면한다면 우리의 자녀들에게 물려줄 평화로운 땅과 삶과 가치, 희망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환경과 교육의 피폐화, 공동체의 붕괴와 갈등, 물신주의와 결과주의로 인한 황페화된 지역사회에서 우리는 살맛나는 꿈과 희망을 접은 채 어떤 지역비젼을 가지고 살 수 있단 말인가?
2005년 12월 6일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 평택범대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12-06 2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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