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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역농성에 들어가며_김용한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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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민중의소리 | 2005-10-29 21:39 | VIEW : 1,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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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 확장저지 평택역 농성에 들어가며
[기고] 낚시꾼을 물어죽이는 식인상어의 심정으로
김용한 평택범대위 상임공동대표
"이대로 가다간 전쟁 난다" 예언자의 목소리
평화유랑단 「평화바람」 단장 문정현 신부는 말씀하신다. “시간이 없다”고, “너무 너무 절박하다”고, “이젠 좀 자주 자주 만나자”고, “매일 만나자”고.
그렇다. 땅을 빼앗으려는 부시 미국과 노무현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매일 만나 대책회의 하고, 철야도 하고, 명절도 안 쉬고... 그들은 그렇게 해서 마침내 민주적으로 구성됐다는 세종대 임시 이사들까지도 굴복시켰다.
그런데, 땅을 안 빼앗기려 싸우는 평화운동 진영은, 오히려 훨씬 덜 치열하다는 질책이다. 옛날에 “이대로 가다간 멸망한다”며, “광야”에서 외치던 예언자들이 있었다면, 오늘의 문 신부는 “길위”에서 “이대로 가다간 전쟁난다”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미국은 평택에 미군기지를 349만 평이나 확장하려 하고 있다. 주한미군 수는 대폭 줄이는 대신, 전력 증강이라는 이름으로 패트리어트 PAC-3, 이지스 구축함 같은 최첨단 무기를 배치하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주한미군의 활동 반경을 한반도에만 국한하지 않고, 오키나와 괌, 태국, 중국, 태이완 같은 동북아 전 지역으로 넓히려 하고 있다.
그래서 여기 가서 훈련하고, 저기 가서 침략하고, 신속하게 이동하며 다니는, 기동군으로 전환하겠다고 하고 있다. 핵과 인권, 대량살상무기 같은 핑계거리를 억지로라도 만들어, 평택에서 이북을 침략하는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타이완 완전 독립’ 문제로 불거져 있는 중국과 타이완 사이의 긴장에도 개입하여, 동북아전쟁까지 일으키려 하고 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 완료되면, 미국이 평택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침략 전쟁을 일으킬 것은 거의 분명하다. 미국의 230년 역사가 증명하고 있고, 부시를 비롯한 현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공언이 재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미국이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있다. 올 겨울을 넘기지 않고 주민들의 땅을 강탈해서 미국에 ‘한반도와 동북아의 침략 거점 기지’를 무상으로 무기한으로 “공여”하겠단다. 전국에서 1만여 명이 모여서 “미군기지 확장 결사 반대”를 외치며, 미군기지 철조망을 끊어도, “그건 극소수 대추리 사람들만의 일이고, 극소수 반미 운동권들만의 데모일 뿐”이라고 콧방귀만 뀌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의 허위 사실 유포
노무현 정부는 평택 미군기지를 확장하기 위해 국방부와 국무총리실, 심지어 국정원 직원들까지 총동원해서 불법까지 저질러 가며, 평택의 여론을 왜곡ㆍ호도하고 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 사람들은 정부 공무원들보다 더 설치며,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고 있다. 평택에 미군기지가 확장되면, 정부가 엄청난 지원을 할 것이기 때문에 평택 경제가 아주 좋아질 것이라는 거짓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 그러기 위해 “공식 홍보비”만도 지금까지 십수 억이나 멋대로 쓰고 있다. 독일 미군기지를 참관시켜 준답시고, 일부 주민들과 어용 학자들, 언론인들을 이용하는가 하면, 정부 정책에 앞장서서 선전하고 다니는 일부 극소수 주민들에게는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는 범죄를 저질러가면서까지 보상금을 더 주겠다고 하고 있다.
최순영 의원이 비리 사학의 상징 세종대학교 비리를 추적하자, “민주노동당과 최순영 의원이 불쌍한 농민들에게 돈을 주지 말라고 한다”는 헛소문도 퍼뜨려, 민주노동당과 농민들을 이간질시키는 짓도 한다.
이런 여론 조작 결과 무지몽매한 일부 시민들은 “대추리 도두리 사람들 데모해 갖구, 땅값 엄청 뛰었대. 떼돈 벌었대.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저 난리래.” 하고 다닌다.
제법 객관적인 척 하기 좋아하는 ‘객관병 환자들’은, “미군기지가 안 오면 좋겠지만, 한미 두 나라 정부가 밀어붙이는 건데, 막을 수 있겠어? 미군기지 확장은 기정사실이고, 평택 발전 지원 대책을 더 많이 따 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지껄인다.
이런 포주들의 논리를 지껄이는 이들의 중심에는 일부 정치꾼들과 일부 종교꾼과 지식 장사꾼들이 있다. 이른바 여론 주도층이라는 자들이다.
정부와 언론, 미국에 충성 경쟁
여론 조작에는 정부 관계자들만이 아니라, 대다수 언론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군사독재의 대통령이나 장관같은 정치 조폭들은 "이건 보도해라, 이건 보도하지 말아라, 이건 크게 보도해라, 이건 작게 보도해라, 이건 눈에 띄게 보도해라” 하는 문서나 전화통지문으로 노골적인 “보도지침”을 남발한 바 있다.
하지만, 요즘의 보도 통제는 아주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니, 미국을 찬양하는 일에는 정부와 언론이 한통속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정부와 언론이 미국에 충성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조선ㆍ동아처럼 언론의 탈을 쓴 “친일 매국노들의 가족신문”이나, 중앙일보처럼 온갖 불법과 편법으로 노동자들의 피를 빠는 “삼성 재벌의 사보”는 정부 여당뿐만 아니라, 한나라당과도 노예 경쟁, 충성 경쟁, 머리 깊이 숙이기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주한미군을 수천 명 감축하면서도, 미군기지는 수백 만평이나 넓혀 1백년 이상 사용하겠다는 K-6 기지사령관의 발언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언론이 없다. 호시탐탐 남침의 기회만 노린다며 북을 비난하던 자들은, 실제로 호시탐탐 북침의 기회를 노리는 미국에 대해서는 “형님께서 하시는 일인데 어련히 좋은 일이겠습니까” 하는 태도를 보인다. 미국인들보다 더욱 미국만을 사랑하는 이런 자들에게 국민이나 독자가 눈에 들어올 리 없다.
12.11 평화대행진 성사를 위한 평택역 천막농성 돌입
평택 농민들은 평생을 농사만 지으며 살던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분들이 지난 3년 동안 공무원들의 온갖 회유와 협박을 이겨냈다. 머리띠를 맨 채, 두 주먹 불끈 쥐고, 평택시내로, 국방부로, 용산미군기지로, 광화문 미대사관으로, 전국 방방곡곡으로 몰려 다니셨다. 이미 “투사”들이 다 되셨다.
이렇게 강고하게 싸우시며 호소한 덕분에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평택범대위)도 결성했고, 지난 7월 10일 1만2천여 명이 대추리에 모이는 “7.10 평화대행진”도 성사시켰다. 12월 11일에는 “12.11평화대행진”도 계획하고 있다.
그야말로 눈보라 쌩쌩 휘날리는 엄동설한에 허허벌판에서 하려는 평화대행진이지만, 7.10때보다는 두세 배 더 많이 모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해서, 엄청나게 커진 평화 운동 세력의 자체 힘도 확인하고, 왜곡된 평택 지역 여론도 뒤바꾸며, 언론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한미 두 나라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꾸어 미군기지 확장 계획을 취소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농민들이 서로 껴안고 눈물이 쏙 빠지도록 마음껏 기뻐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보고 싶어 오늘부터 평택역 광장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고자 한다. 팽성대책위, 평택대책위, 범국민대책위를 대표하는 김지태 대추리 이장과 필자, 그리고 문정현 신부가 농성단장을 함께 맡는다. 이번이야말로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삭발, 단식, 혈서, 단지, 분신... 이처럼 처절하게 자학적인 투쟁이 더 이상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미끼 대신 낚시꾼을 물어죽이는 식인상어도 있는 법
주민들과 시민운동 단체가 연대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농민들이 바로 앞의 이익에 눈 멀지 않고,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3년째 싸우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미군기지 확장 반대” 한 가지 사안을 가지고, 전국에서 1만 명 이상이 평택의 한 시골 구석 대추리에 모여 들어 시위를 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말도 안 되는 조폭의 논리로 밀어붙이는 정부에 맞서, 그토록 오랫동안 평화적ㆍ합법적으로, 지극히 합리적인 요구를 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은 주민들의 이런 진정성이 정부와 국민과 언론한테 “지속적으로, 철저하게 외면 당하고, 무시 당하는 것”을 참고만 있는 일이다.
바다를 막아가며 목숨으로 일궈온 땅을 강제로 빼앗기게 될지도 모르는 분들을, “이기주의에 눈이 멀어 국가 안보는 생각도 않는 돈에 환장한 놈들”로 매도하는 자들이 대를 이어 판을 치는 세상! 이런 세상은 끝내야 한다. 이렇게 구석으로 몰리고 있는 평택 농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투쟁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언로가 막히면, “돌들이 일어나 소리를 치는” 법이고, 그것은 성경 말씀에도 나와 있는 만고의 진리다.
한미 두 나라 정부는 물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친일파들과 재벌들의 가족신문을 비롯한 매국노 언론들은, 지금까지도 주민들과 평화운동세력들의 과격 폭력 시위를 줄기차게 부채질해 왔다.
정부는 대추 분교도 강탈한 뒤, 주민대표 33명을 상대로 출입금지 가처분 소송도 내고, “올 12월 안에 토지를 강제 수용하겠다”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불법과 중대한 실수를 반복해서 저지를 것이다.
지난 60년 동안 역대 모든 정부가 그래 왔듯이, 현 노무현 정부도 미국에는 노예요, 국민들에게는 조폭이다. 노무현 정부도 주민들을 일부러 극도로 자극해서 주민들이 극한적 흥분 상태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도록 유도해 왔다. 정부 관계자들의 반복적인 불법과 반복적인 실수는 평택 농민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내몰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현명한 농민들과 평화 운동 세력들이, 그들의 미끼에 쉽게 넘어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바다에는 미끼만 물다가 죽어가는 바보같은 고기만 있는 게 아니라, 낚시꾼을 물어죽이는 식인상어도 있는 법이다. 지금 평택 주민들과 평화 운동 세력들은 식인상어의 심정이다.
2005년10월29일 ⓒ민중의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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