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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추리 눈물, 평화의 물결 될 것- 4월혁명상수상한 문정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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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4-21 11:03 | VIEW : 1,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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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대추리 눈물, 평화의 물결 될 것”
‘4월 혁명상’ 수상한 문정현 신부
홍용덕 기자 김봉규 기자
» 문정현 신부.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75년 인혁당사건 후 ‘길위의 성직자’
“2년여 평택 싸움 결코 패배 아니다
4·19 정신도 6월항쟁에 이어졌잖아”
‘길 위의 신부’ ‘투사’ ‘싸움꾼’ ‘노숙자’. 전북 익산시 월성동에 있는 정신지체아동시설인 ‘작은 자매의 집’의 문정현(68) 신부에게는 늘 여러 이름이 따라다닌다.
유신 독재정권이 한창인 1975년, 하루 아침에 간첩단으로 내몰려 죽음을 당한 ‘인혁당 사건’의 진상규명을 시작으로 최근 평택 대추리에서의 미군기지 이전 확장반대에 이르기까지 거친 들판에서 30여년을 한결같이 보내온 노 신부가 올해 4·19혁명 47돌을 맞아 ‘제18회 4월 혁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8일 서울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수상식 참석차 길을 나선 문 신부는 지난 9일 평택 대추리 주민들의 마을 이주를 끝으로 그동안 전북 익산에 내려가 장애어린이들을 돌봐왔다. “그동안 줄곧 땅만 팠어.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 평택 대추리 주민으로 2년여 동안 미군기지 이전 확장 반대투쟁을 해온 문 신부는 “물리적으로 진 싸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4일을 보면 알지 않아. 2만명의 경찰과 수천명의 군인, 헬리콥터가 뜨고 부교가 설치되고 그 쪼그만 시골에서 ‘여명의 황새울’이라며 국민을 상대로 그런 작전을 하는 것이 어디 있어.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이 참상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
문 신부는 이것을 “국가 폭력”이라고 했다. “처음부터 논리가 없었잖아. 일처리를 하면서 대화를 애기했지만 생색용이었지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아니었잖아. 수순대로 밀고나가면서 군까지 동원하고 ….”
문 신부는 “주민들이 나가야 될 당위성이 없는데, 힘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나가는 것뿐이야. 왜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없는거야. 당위성이 없는거야. 그렇지만 씨앗은 남아 있어”라고 말했다. 주민들과 함께 밀려나면서 울고, 935일간 지켜온 촛불집회를 거두면서 울고,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던 노 신부는 그러나 “진짜 패배는 아니다”라고 했다.
2년여 동안 주민들은 물론 전국에서 평택 대추리로 몰려든 평범한 시민 학생과 장애인, 그리고 꼬마 아이들을 보면서 문 신부는 “평화 생명 운동의 큰 물결을 보았다”고 했다. “평화가 무엇이냐고? 평화는 노동자가 해고된 직장에 다시 복귀하는 것이고, 농민이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땅을 강제로 빼앗기지 않고 농사짓는 일이며, 장애인이 아무런 제약 없이 어디든지 다닐 수 있는 것이 평화야. 평택은 바로 그 평화를 온몸으로 이야기한 거야. 이 싸움에서 졌다고 우리가 주저 앉아서는 안될 이유이기도 하고 ….”
4·19 당시 서울 가톨릭신학교의 평범한 신학도였던 문 신부. 그는 “4·19 혁명이 5·16 군사쿠데타에 의해 짓밟혔지만 그래도 그 정신이 역사 속에 다시 살아나 6월 항쟁으로 이어졌잖아. 마찬가지야. 지금 대추리의 눈물을 우리가 잊지 않는 한 언젠가는 다시, 왜곡된 우리 역사를 바로잡는 평화의 물결들로 살아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글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자신을 불태우며 빛을 발하는 '숯' 같은 사람"
사월혁명회 47주년 행사, 문정현 신부 사월혁명상 수상
2007년 04월 18일 (수) 22:52:00 박현범 기자 tongil@tongilnews.com
▲ 박용길 장로가 '사월혁명상'을 수상한 문정현 신부에게 축하선물을 건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길 위에서 살아온 사제’ 문정현(68) 신부가 ‘사월혁명상’의 18번째 수상자가 됐다.
사월혁명회(상임의장 노중선)는 18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각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월혁명 47주년’ 행사를 갖고 ‘4월혁명 47주년 선언’ 발표와 18회 ‘사월혁명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노중선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행사 여는말을 통해 4월혁명은 “외세의 비호아래 친일반민족세력을 주축으로 출범한 반통일적 분단정권을 전복시켰다는 데에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면서 “그러므로 4월혁명의 최종적 목적은 분단체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혁파함에 있다”고 강조해 4월혁명의 역사적 의의와 과제를 명확히 밝혔다.
노 상임의장은 “그동안 4월혁명은 현재진행형으로 오늘에 이르렀고 이제 6.15통일시대를 맞아 ‘완결된 혁명’으로 승화시켜가기 위한 길목에서 결의를 다지게 되다”면서 이날 행사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사월혁명상’ 수상식이 진행되었다.
사월혁명회는 ‘4.19혁명’의 정신을 계승키 위해 1990년부터 이소선(1회), 문익환(3회), 단병호(7회), 여중생범대위(14회) 등 매년 ‘자주.민주.통일’에 이바지한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사월혁명상을 수여해 왔다.
주최측은 “‘평화를 말살하는 그 어떤 세력에도 맞서 싸울 때 비로소 평화가 찾아오고 유지된다’는 일념으로 성직자로서의 양심과 굽힘 없는 의지를 일관되게 실천하여 대중들의 ‘반미 자주’와 ‘반전 평화’의식을 일깨워 4월혁명 정신을 크게 선양했다”고 문 신부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양재혁 사월혁명회 공동의장은 심사보고를 통해 “4월혁명이라는 개념에 대한 장시간 논의 결과 ‘자주.평화.통일운동’으로 압축되었다”며 “이는 문정현 님의 ‘반미.평화.통일운동’과 가장 적합하다는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양 의장은 이어 “‘마음먹은 그대로 실천해도 모두가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는 칠순 나이의 문정현 님은 아스팔트 위에 앉아 각종 반미.반전 운동에 참가하여 국가권력과 몸싸움을 하면서 그들의 법도를 파괴하려 시도한다”며 “평범한 사제들이 사후의 저 세상 천국을 기도할 때, 그는 어언 30년 세월을 이 세상의 야만적 지배 질서를 거부하며, 살아서 쉼쉬는 이 곳의 평화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정현 신부는 ‘주한미군 범죄.환경오염 문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문제’, ‘한.미상호방어조약 문제’, ‘효순이.미선이 사건’, ‘매향리 미군 국제 폭격장 문제’,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문제’ 등 미국과 관련한 사회문제에 관여해 왔다.
또한 ‘복직투쟁 현장’, ‘새만금 갯벌’, ‘부안핵폐기장 반대집회 현장’, 정신지체 아이들의 보금자리인 ‘작은 자매의 집’ 등 부당한 사회적 문제와 소외받은 계층을 위해 일생을 헌신해 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문정현 신부는 평택주민과 고 허세욱씨를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사진-통일뉴스 박현범 기자]
문 신부는 “이 순간에도 평택을 생각하니 눈물이 나려한다”며 “나는 지금 상(喪)을 당한 것 같다. 상중에 있는 것 같다”고 수상소감에 앞서 대추리 주민들을 걱정했다.
그는 또 “지금 시청광장에서 허세욱 님의 노제가 치러지고 있다”며 “장례를 치르는데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문정현 신부는 “이맘때의 대추리는 논에 물을 잡아서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바다처럼 보일 때이다. 검푸른 대추리는 느닷없이 황금색으로 바뀐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땅이다”며 “그러나 지금 대추리는 작년 가을에 추수를 했어야 할 벼들을 미군이 짓밟고 다니고, 먼지바람이 휘날리고 있다”고 신음했다.
문 신부는 이어 “체르노빌에서의 원자사고로 모든 것이 흘러내려도, 결국 모두 죽는다 해도 비틀어진 ‘생명’이 나온다”며 변치 않는 그의 신념을 전했다.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회장은 “신부님은 ‘숯’ 같은 분”이라며 “자신을 완전히 불태우며 빛을 발하는 숯과 같이 일생을 길 위에서 살아오신 참 교인이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권 회장은 이어 “국보법 폐지 투쟁을 하러 명동성당 앞에 갔을 때, 가장 먼저 아스팔트에 주저앉으며 사람을 불러 모았다”며 “언제나 가장 낮은 곳에 임하셨다”고 회고했다.
문정현 신부는 ‘사법부 암흑의 날’로 기록된 이른바 ‘인혁당재건위’ 사건의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해 애써왔으며, 76년 명동성당 ‘민주구국사건’으로 구속되어 2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 바 있다.
5대에 걸친 독실한 천주교 가문에서 출생한 문 신부는 70년대에는 주로 독재에 반대해서 인권운동을 벌였고, 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과 농민.노동자 운동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90년대부터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을 위한 반미운동’에 몰입해 시민들과 함께 하는 적극적인 평화운동을 벌여온 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한편, 사월혁명회는 이날 서정복 공동의장의 ‘47주년 선언문 낭독’을 통해 “1960년 4월 19일 그날로부터 47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반공 군사독재를 몰아냈다고는 하나 외세추종 수구세력은 여전히 이 땅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집권세력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민족공조를 우선시하는 세력이어야 한다”며 “사상적 편향이나 이념적 아집을 버리고 민족 자주를 위한 민족 대단결의 원칙으로 단합하여 외세와 결탁한 반통일 세력을 타도하는 전선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사월혁명회 정동익 공동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이종린 명예의장의 만세삼창을 끝으로 1부 행사를 마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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