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권은 평택대추리 강제철거 계획 당장 중단하라
9월 11일 오전, 국방부는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의 빈집을 철거하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대추리에는 지금 철거를 준비하고 있는 경찰들과 자신의 고향에 살고자 하는 주민들의 긴장이 더욱 더 고조되고 있다. 5월 4일 대추초등학교 철거 이후 국방부는 주민들 이외에 어느 누구의 출입도 통제하여 약 4개월동안 6, 70대의 어르신들은 대한민국 내의 섬 아닌 ‘섬’에서 고립되어, 어느 섬 사람들보다도 더 외롭고 힘겨운 삶을 살아왔다.
미군기지 이전이 확정된 2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촛불집회는 오늘도 어김없이 열렸다. 주민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하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계속 살게 해 달라. ” 하지만 이러한 주민들의 목소리에는 전혀 대답없이 국방부는 오늘 빈집 강제 철거 계획 발표에 이르렀다. 국방부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보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찰들과 군대를 동원해 억누르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인 것이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그리고 이 사회에 조금씩 눈을 떠 가는 대학생으로서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폭력적인 모습에 답답함과 분노를 느낀다. 폭력과 전쟁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있는 그대로 인정되기 보다는 힘이 강한 사람들이 힘이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묵살하는 것이 폭력이요, 전쟁이다. 전쟁과 폭력을 막기 위한 군대와 경찰이 평택 대추리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폭력을 앞장서서 행사하고 있는 지금의 군대와 경찰에 실망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뒤에서 자신은 폭력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듯 폭력을 행사하는 국방부와 노무현 정권에 분노한다.
사회 통합과 양극화 해소를 말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당신이 자행하고 있는 폭력의 정치를 보라. 평택 주민들을 자신이 살던 땅에서 쫓아내는 자신의 모습을 보라. 대추리를 섬으로 만들고, 대화하고자 하는 주민들을 경찰들을 동원해 방패로 찍어누르고, 이에 분노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피투성이로 만드는 자신의 모습을 보라.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에게 요구한다. 당장 평택 대추리 강제철거 계획을 중단하고 주민들과 대화하라.
한기연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의 해결방식을 통해 나눔과 만남이 없이 힘의 방식으로 해결되는 것이 사람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깊이 공감하며 아파하고, 미군기지 이전 문제가 국방부와 평택 주민 간에 ‘만남’을 통해 서로를 살리는 하나님의 역사가 있기를 기도한다. 또한 우리는 지금도 폭력 속에 외롭고 힘든 삶을 하루하루 살아야 하는 평택 주민들을 위해 간절히 두손 모아 기도한다.
2006. 9. 11.
한기연(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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