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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차 한미안보정책구상회의 규탄 농성선포 기자회견문>
제11차 한미안보정책구상회의(SPI)가 어제(7일)부터 오늘까지 진행된다.
이번 회의의 주요의제는 평택미군기지 확장과 관련한 시설종합계획(MP)의 최종 완성을 앞두고 한미 공용시설 및 C4I(지휘통제체제)비용 분담 문제와 건설 시기문제, 작전통제권 반환과 유엔사 장래, 레바논 파병 등 국제평화유지활동(UNIFIL) 참여 계획 등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하나같이 주한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침략군화(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조건을 갖추거나 이를 실행하는 문제들이다.
우리는 이번 제11차 한미동맹안보정책구상회의에서 한미양국이 한미동맹 강화라는 이름으로 우리 국민의 이익과 주권, 그리고 평화를 파괴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이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몸을 던져 싸워온 우리는 이번 회의를 규탄하는 농성을 시작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LPP협정 위반하여 강행되는 평택미군기지 확장 전면 중단하라!
한미양국이 용산 및 미2사단 재배치 협상을 하던 2003~2004년 당시, 주한미군 재배치는 미국의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천문학적 용산미군기지 이전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 비난이 빗발쳤다. 그러자 정부는 이전을 요구한 쪽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이른바 ‘원인제공자 부담원칙’이 국제적 관례라고 주장하고, 용산기지는 한국이, 미2사단은 미국이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고 하면서 각 협정에 명문화했다.
그런데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월 18일,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방위비분담금으로 미2사단 재배치비용을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하여 국방부는 이런 사실은 처음부터 전제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방위비분담금은 미국에게 주는 것이므로 미국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미2사단이 포함된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개정협정(제1조 2항)에 미국이 비용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협정문과는 달리 한국이 방위비분담금으로 미2사단 재배치비용을 지불한다면 이는 명백한 협정 위반이다.
이제까지 정부는 단 한 번도 미2사단 재배치비용을 방위비분담금으로 지급한다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 사실을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되자 마치 공지의 사실인 것처럼 이를 기정사실화하려 하고 있다.
또한 방위비분담금이 미국 돈이라는 국방부의 주장도 방위비분담금의 예산과 결산이 모두 우리 국회에 보고되고, 그 집행에서도 한국이 일정하게는 관여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에서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국방부의 이런 주장은 국회와 국민을 속이고 협정을 위반하여 미2사단 재배치비용까지 방위비분담금으로 지급하기로 한 사실을 감추고 회피하기 위한 제2의 거짓말일 따름이다. 또한 협상이 진행되던 당시에도 방위비분담금을 통한 미2사단 재배치비용 부담 문제가 쟁점이 되어 있었고, 사회단체와 일부 의원들이 협상 책임자들에게 직접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들은 이를 적극 부인하기도 했다. 따라서 협상 책임자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몰랐을 리 없다는 점에서 조직적이고 고의적인 은폐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의 이런 어처구니없는 협상 결과로 인해, 한국은 주한미군재배치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2005년 3월, 리언 라포트 전 주한미군사령관의 미 하원 세출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한국은 정부 공식 부담 53%, 방위비분담금 21%, 민간투자에 의한 임대건설비용 20%를 부담하고, 미국은 고작 6%만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국 부담을 모두 합치면 94%가 된다. 총 10조원으로 예상되는 비용의 대부분을 한국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국회와 국민을 고의적으로 속이고 협정을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감추기 위해 ‘방위비분담금은 미국 돈’이라는 궤변을 동원하여 또다시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정부 당국자들의 반국가적·반국민적 범죄행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또한 기왕에 정부가 발표했던 약 5조6천억원 뿐만 아니라 약 5조원 안팎의 비용을 방위비분담금으로 추가로 갖다 바치는 사태를 만들어 낸 정부 관계자들의 사대매국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협정위반과 국회 및 국민 기만, 조직적 은폐의혹의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사법적·국민적 처벌, 그리고 불법·부당한 협정의 원천무효화와 평택미군기지 확장의 중단 및 전면 재협상을 관철해 내기 위해 국민적 힘을 모아 나갈 것이다. 우리는 또한 미국에게 ‘요술방망이’ 노릇을 하게 될 방위비분담금 협정의 폐기에도 적극 나설 것이다.
우리는 국회가 이제까지 자신의 권한과 임무를 스스로 포기하여 정부 관계자들의 사대매국적이고 반국민적인 행각을 방기해왔던 점을 겸허히 반성하고, 청문회와 법적 대응 등을 통하여 국회를 능멸하고 국민을 기만한 이번 사태에 대하여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여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국가재정 낭비를 막는 데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유명무실화하는
새로운 한미지휘체계 구축계획을 중단하라!
한미당국은 연합사 해체 후 새로운 한미지휘체계의 밑그림을 그리는 ‘연합이행실무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 6월까지 작전통제권 환수이행계획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한미당국이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한미지휘체계는 현 한미연합사를 대체하는 전·평시군사협조본부(MCC)다. 이 기구는 각군별 작전협조반과 10개의 상설, 비상설 기구를 두고 정보, 위기관리, 공동작계 작성, 연습 및 훈련 실시, 전시 작전수행, C4I체계 등에서 한미 간 협력을 보장함으로써 현 한미연합사에 버금가는 강력한 한미연합지휘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한미지휘체계는 비록 형식적으로는 우리 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행사하는 것으로 되겠지만 내용적으로는 환수 전과 별로 다를 바 없는 대미 종속적 지휘관계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광역동맹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미국의 구도에 이끌려 사실상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에 편입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우리는 현재 한미연합 지휘체계의 대미종속성이 온존되고 부분적으로는 이를 능가할 새로운 한미지휘체계 구축 작업의 중단과 한미합의사록 등 각종 불평등한 군사조약을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더 이상 존립 근거가 없는 유엔사를 즉각 해체하라!
작전통제권 반환과 한미연합사 해체에 따라 유엔사 구조, 역할, 임무에 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국 관리들은 2005년부터 유엔사 존속으로 전제로 유엔사의 군사적 기능과 권한의 강화, 나아가 다국적 사령부로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이 유엔사를 강화하려는 의도는 작전통제권 반환 협상 과정에서 평시작전통제권 반환 시 이른바 ‘연합권한위임사항(CODA)’과 같은 핵심 권한에 대한 한국의 양보를 강제하고 유엔사를 통한 대북 군사개입을 합법화하는 데 있다.
우리는 유엔사가 유엔과 직접 상관이 없는 미국의 군사기구인데도 마치 유엔기구인 것처럼 외피를 쓰고 행세하면서 실제로는 자국의 대북 공격에 이용해온 미국의 태도를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또한 유엔사의 유일한 임무였던 정전유지 기능마저 상실한, 간판만 남은 유엔사를 내세워 작전통제권 반환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양보를 강제하려는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국방부가 1994년 연합권한위임사항(CODA)을 통해 평시작전통제권 환수를 허울뿐인 것으로 만들었던 것과 같은 오류를 되풀이 하지 말고, 미국의 유엔사를 통한 작전통제권에 대한 개입을 막아낼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1975년 유엔 총회에서도 결의되었고 이제는 더 이상 존립 근거를 상실한 유엔사 해체를 위해 나설 것을 요구한다.
2007년 2월 8일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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