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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대추리,도두리주민들에게 힘이 될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뿐입니다.
- 어느곳에 있든 항상 주민들과 함께하겠습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돌려야했습니다.
내일 오후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되어있고, 가족들과 오랜시간 떨어져지낼 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단식농성을 하고있는 문정현신부님과 주민들게 인사도 건네지 못하였습니다. 비가내린다고 하는데 노숙농성을 하고있을 동지들을 생각하니 서글픔만 커집니다.
집안에 들어서자 ‘아빠~’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며(놀란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주말을 제외하고 이렇게 일찍 들어온적이 없었거든요. 무엇에 그리 쫓기면서 살아왔는지, 평상시에는 그런 생각도 못하다 큰일을 앞두고는 반복되는 반성입니다) 달려오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 아이들에게 또다시 상처를 안겨야한다’는 현실에 가슴이 쿵쾅쿵쾅 답답함과 서글픔이 한꺼번에 몰아치더군요.
지난 3월 15일 행정대집행과정에서 연행구속된 박래군, 조백기등 인권운동가들의 구속에 항의한 기자회견을 이유로 받지도 못한 출두요구서와 문자, 음성메세지를 보내놓고 이에 불응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하고는 자진출두한 사람에게 구속수사품의를 올리는 평택경찰과 검찰의 작태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습니다. 탄압은 더 큰 저항을 낳을 뿐이라는 역사의 외침을 애써 외면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상대로 주권국가로서의 당연한 목소리를 내야할 정부를 대신해온 주민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기는 커녕, ‘법’운운하며 탄압의 칼날을 고추세우는 일련의 행태들을 보며 측은한 생각까지 드는 요즘입니다.
재판부는 오늘 오후 주민들의 바램과 예상과는 달리 주민대책위 김지태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였습니다. ‘정부와 주민간의 대화가 시작된 마당에 설사 주민의 대표를 구속시키겠냐?’ 생각했지만 얄팍한 정세판단이었습니다.
정부의 방향은 정해진듯 싶습니다.
김지태위원장의 구속으로 정부의 대화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정부가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고있는지 재확인되었습니다. 겉으로는 대화운운하고 있지만 양의 탈을 쓴 늑대일뿐, 애초부터 그들은 대화하려는 의지, 대화의 기본적 소양조차 없습니다. 양아치보다 못한 파렴치한 집단입니다.
정부가 해준것이라고는 오손도손 살아오던 주민들의 가슴은 갈래갈래 만신창이로 만든것 뿐입습니다. 우리를 져버리지 말라는 눈물의 호소에 군화발과 곤봉으로 화답하였을 뿐입니다.
천성상 싸움, 새만금 싸움을 통해 노무현대통령의 환경가치관을 확인 하였고, 평택미군기지싸움을 통해 한미관계에 대한 노무현대통령의 가치관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게 할말은 하겠노라’던 대통령이 불평등한고질적문제인 한미관계의 근본적개선과 남북통일의 획기적인 진전을 하리라 기대하였지만 오히려 과거 군사독재정권시절보다도 후퇴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변화발전한다는 통념은 철저히 무시되었습니다.
2000년대를 뜨겁게 달군 평택미군기지확장투쟁은 국가가 국민에 가한 폭압의 시대로 역사가 준엄히 심판할 것입니다.
80년 광주, 87년 6월항쟁등 정권과 제국주의의 지배에 항거한 민중들의 투쟁이 민주화운동으로 재평가받듯, 미국의 군사패권전략을 완성시키는 미군기지재배치사업에 저항한 평택의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도 역사의 재평가를 받으리라 확신합니다.(역사의 평가라는 소리가 주민들에게는 잔인한 소리입니다)
지금까지 걸어온길에 대해 후회가 없고, 앞으로 걸어갈길에 대한 제 양심을 믿습니다. 단지, 힘든시기 주민들과 함께 못하는 것이 답답하고 속상할뿐입니다.
이제 당당히 그 길을 가고자 합니다.
대추리,도두리 주민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위해 가시밭길을 앞서 갑니다.
다시 나오는날 제가 힘을 보탤 자리가 있다면 기꺼이 작은힘 보태겠겠습니다. 모두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신> 한겨레 신문을 보니 반환기지사용에 대한 환경부담금부담에 대해 버웰벨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이 소파에도 없는 주장을 하고있다’하고, 나아가 미국이 추가로 요구한 성토작업등의 조속한 이행까지 촉구하였다고하지요? 다시금 평등한 한미관계로의 재정립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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