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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대추리 도두리 강제철거 계획 중단하고 정부는 미군기지 재협상에 즉각 나서라
정부는 급기야 8월말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위해서 대추리, 도두리 마을을 파괴하는 강제철거에 나서기로 했다. 철거용역업체 선정을 마쳤고, 강제철거와 미군기지 확장 예정 터의 성토 작업을 위한 자재와 장비 확보에 나선 것도 확인되었다. 다시 군사작전처럼 진행될 강제철거는 주민들이 사는 마을을 폐허로 만들 것이며 강제철거를 저지하는 주민들과 지킴이들에 대한 유혈폭력 사태를 가져올 것이어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5월 4일, 군병력과 경찰을 동원하여 농작물이 자라는 대추리, 도두리, 황새울 들판을 초토화시키고 유혈사태를 불러왔던 정부 당국은 오로지 2008년말까지 미군기지 확장 이전 사업을 끝낸다는 목표에 따라 올해 안에 주민들의 강제퇴거, 마을 파괴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에 따라 7월말에는 98세대에 대한 명도소송을 법원에 냈고, 이번 8월말에는 우선적으로 빈집부터 철거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예정되어 있는 빈집 철거도 마을 주민들의 이 심리적인 동요를 극대화하는 고도의 심리전으로 기획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확인된 것처럼 주한미군은 상당 폭으로 감축될 것이고, 미국의 한 언론은 2010년대 중반 미군이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는 기사도 보도한 적이 있다. 또 노무현 대통령도 주한미군재배치 계획에 따라 평택미군기지 확장 사업이 추진되는 것을 인정하면서 시설 규모의 축소를 언급하였고, 한 언론은 주한미군의 감축 정도를 반영하여 평택 미군기지 확장 계획을 축소하는 방안을 미군 일각에서 검토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들은 그동안 우리가 주장해왔던 미군기지이전 협정의 전면적인 재검토와 재협상 주장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던 정부의 정책이 잘못된 것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미군 일각에서조차 평택 미군기지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고 하는 마당에 정부가 재협상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정부가 미국과 미군기지 이전협정을 협상하면서 상식에도 반하고, 헌법과 심지어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반하며, 국회 비준동의절차도 제대로 된 예산계획도 없이 통과시켰던 점들에 대해 계속 지적해왔다. 주한미군의 자료를 보더라도 평택 대추리, 도두리 일대의 K-6 미군기지 확장 예정 터인 285만평 중에서 용산기지 이전터는 불과 38만평이고, 그중 28만평은 골프장으로 계획되어 있다. 나머지 247만평에는 보병부대인 2사단이 옮겨오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2사단은 주한미군의 병력 감축이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부대다.
이렇듯이 현재의 미군기지 확장 예정 터는 터무니없이 과대하게 설정되어 있고, 그것도 미군들을 위한 초호화판 위락시설, 초호화판 주택 건설 등지에 소요될 것이으로 밝혀지고 있다. 수십년 맨손으로 일군 농토를 굴욕적이고 부실한 협상으로 미군들의 위락시설을 위해 강제로 빼앗는다는 실상을 안다면 어느 국민이 재협상 요구를 하지 않겠는가. 남의 나라의 침략전쟁기지로 내주기 위해 옥토를 유린하고, 마을을 파괴하겠다는 것은 완전히 미친 짓일 뿐이다. 도대체 이 나라의 정부는 누구의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마을 파괴를 통한 주민들의 동요, 이주 강제를 목적으로 하는 강제철거는 적나라한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유린을 동반한다. 우리나라의 재개발 지역 강제철거는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유엔 국제인관련기구들에서 수차례나 중단을 권고받은 바 있다. 거의 조직폭력배들이나 다름없는 철거 용역업체들은 폭력, 성폭력을 일삼으면서 철거지역을 공포에 휩싸이게 했던 사례는 무수히 많다.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은 대부분이 노인들이어서 주민들이 받을 심리적인 타격은 생명의 위협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강제철거는 우리나라가 당사국으로 가입해 있는 ‘경제․사회․문화적권리에관한국제조약’(사회권조약) 상의 주거권 조항을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시민․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조약’(자유권조약)의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등을 광범위하게 침해하게 된다. 우리 헌법이 천명하는 평화적 생존권에 의해 그들이 평생을 일구어온 마을과 농토에서 농사 지으며 살겠다는 주민들을 미국의 초호화판 전쟁 침략기지로 넘겨주기 위해 폭력으로 내모는 끔찍한 일을 지금 정부는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대화를 통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진 출두한 마을 주민들의 대표인 김지테 이장을 구속해 놓고, 주민들을 개별적으로 회유하여 분열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주민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의 의지는 전혀 보여주지 않은 채 미국과 합의한 2008년까지 평택미군기지 확장이전 완료라는 목표를 향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하는 강제철거를 끝내 자행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평화 인권을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모아 정부에 진정으로 촉구한다.
정부는 한반도를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는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파기하고, 명분도 실리도 하나 없이 미군에게 전쟁기지로 갖다 바치는 평택미군기지 확장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미군측과 재협상하라.
대추리, 도두리에 대한 강제철거를 중단하고, 군부대와 경찰병력을 대추리, 도두리 지역에서 철수하라.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는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강제철거에 온몸을 던져 항거할 것이다. 그리고 9월 24일 10만 명이 참여하는 평화대행진을 반드시 성사시켜 정부의 일방적이고 잔인한 강제철거라는 국가폭력을 반드시 저지할 것이다. 우리는 평화와 인권의 염원으로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반드시 미국과 정부의 평택미군기지 확장사업을 파탄내고야 말 것이다. 우리는 전세계의 평화세력들과 연대하여 유엔 인권이사국인 한국 정부의 평화와 인권을 유린하는 만행에 대해 적극 규탄해 나설 것이고,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기 위한 범국민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06년 8월 18일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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