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5일 ‘미래 한-미동맹 정책구상 2차회의’에서 미군 2사단의 한강 이남 이전에 전격 합의했다. 2단계로 나눠 추진하는데, 이전 시기는 4-5년 뒤가 될 것이라고 한다.
2사단 이전 문제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온 국민의 지대한 관심이 쏠려 있는 사안이다. 지난달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도 중요하게 언급됐다. 성명은 “용산기지 이전은 조속히 추진하되 2사단의 경우 한반도 및 동북아의 정치·경제·안보상황을 신중히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 말을 곧 이전논의 유보로 볼 수는 없지만, 상당 기간 이전이 미뤄질 것으로 해석됐고, 청와대 쪽에서도 방미의 성과로 꼽았다.
그런데 우리 희망대로 북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상회담을 한 지 채 한달도 안 돼 한강 이남 이전 합의가 나온 것은 국방부가 미국의 일방적 주장에 밀려 그대로 수용한 것이란 비판을 면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다시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더구나 미군을 후방으로 빼려는 의도가 북한 공격을 염두에 둔 것이란 일부 의구심도 있는 터여서 국민의 심리적 불안감을 부추긴다. 미국이 한국민의 이런 불안감은 아랑곳 않고 자신의 뜻대로만 밀어붙이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어느 면에서 보면, 미군 재배치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근본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아무리 우리가 원하더라도 미국 뜻에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쪽 사정보다는 세계전략 차원에서 결정하는 미국의 조처에 일희일비하거나 목을 매고 있느니 자주국방 태세를 든든히 함으로써 미군에 대한 안보 의존을 점차 줄여가는 것이 정도다. 한때 거론됐다가 쑥 들어간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동시에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이 사라지도록 하는 데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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