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평화 그리고 여성
대추리에서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여성의 날 기념식' 열려
서정환 기자
5월 24일은 81년, 유럽에서 평화와 군축을 위해 모여 들었던 여성들을 기리는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
전 세계 곳곳의 여성들이 각 지역에 맞는 평화운동을 동시에 펼치는 이날, 한국의 여성들은 평택 대추리에 모였다.
여성, 노동, 농민, 종교, 민주노동당, 학생 등 각계 여성단체 회원 50여명은 24일 오전 11시 평택 대추리 평화예술동산에서 '5.24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을 갖고 "평택을 생명과 평화의 땅으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평화여성회 김숙임 상임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오늘 이 곳에서 우리는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꿈을 밝히고 있지만, 정부는 이 단순ㆍ소박한 뜻을 도무지 이해 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지금이 정부의 잘못된 주한미군확장이전 정책을 바로 잡아야 할 적기이며, 아직 늦지 않았다는 목소리를 정부에 강력하게 전달하자"고 이날 기념식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기념식은 별다른 구호나 흥분 없이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여성들이 '평화로운 평화운동'을 펼치는 동안 기념식 장소 옆에서는 또한 대추리 마을의 여성들이 이들 여성 동지들을 대접하기 위해 나물을 다듬고 있었다.
언듯 보기에 여전히 평화로운 듯한 대추리 마을은 그러나 그 속 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닌 듯 했다.
이들을 맞이하던 대추리 부녀회장 이경분(52)씨는 "지난 5월4일(행정대집행 일)이후 부모한테 버림 받은 것 같은 우리 대추리 주민들은 지칠대로 지쳐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하나'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다.
그러나 이 씨는 "그나마 우리의 힘이 되는 것은 이렇게 외부에서 찾아 주시는 분들이고, 끝까지 이 곳에서 살겠다는 결심을 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기념식에 참가한 여성단체 회원들은 '힘내시라'는 응원과 위로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기념식은 세계적인 행사에 결맞게 전세계 곳곳의 단체에서 날아온 연대사도 소개되었다.
미국친우봉사회(American Friends Service Committe), 국제화해연대(International Fellowship of Reconciliation), PeaceBoat, 새일본여성협의회 등이 보내온 연대사에는 "평화를 위해 투쟁하고 계신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는 것과 "평택을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는 내용이 한결 같이 담겨 있었다.
기념식에서는 '고통'을 뜻하는 보라색 천을 철조망에 걸쳐 놓고 그 위에 참가자들이 손수 쓴 메시지를 매다는 행사와, 명상을 하며 대추리 일대를 순례하는 등 여성들만의 독특한 상징의식을 구경할 수 있었다.
자뭇 평화로운 여성들의 5.24기념행사에서는 그러나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국방장관 사퇴 △훼손된 농지 복원 △전략적 유연성 반대 △유엔안보리 결의안 1325에 따라 군사, 안보, 평화 정책 결정과정에 여성 참여 보장 등 강경한 주장이 담긴 성명서가 발표되었다.
다음은 5.24기념식에 참석한 여성단체들이다.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자주여성연대, 기독여민회, 민주노총여성위원회, 반미여성회, 새움터, 여성환경연대, 전국여대생대표자협의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통일연대여성위원회, 평택여성회,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여성위원회,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민주노동당여성위원회
2006년05월24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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