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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평택시내에서 열린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화마라톤

2006-05-21 19:19 | VIEW : 1,806

"미군기지확장은 바보같은 짓이에요"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를 위한 평화마라톤의 물결이 평택시내를 뒤덮었다.

  21일 오전 평택시내에서 진행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를 위한 평화마라톤에 참석한 학생, 노동자, 직장인 등 150여명의 시민들은 평택의 평화와 미군기지확장저지의 염원을 담아 열심히 뜀박질을 했다.

  오전 10시부터 평택공설운동장에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한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은 출발지점에서 간단하게 몸을 풀며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휴일이라 가족단위의 참가자들도 곧잘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한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 이은우 정책위원장도 가족과 함께 평화마라톤에 참가했다.

  이 정책위원장은 "마라톤같이 대중적이고 건강한 행사를 통해 평택미군기지확장을 막아내는 것이 지역의 평화를 지켜내는 것임을 알려내겠다"며 이번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팽성읍 노와리가 고향이지만 지금은 경기도 안산에 살고 있다는 직장인 임녕순(45)씨도 스트레칭을 하며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평택이 고향인데 고향 떠나온지 30년이 넘었다. 고향 땅이 미군기지 문제로 언론지상에 오르내리는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오랫만에 고향을 느끼고 싶어 마라톤에 참가하게 됐다는 임씨는 "동네 한바퀴 돌던 실력이지만 완주를 목표로 열심히 뛰겠다"며 "화이팅!"을 외쳤다.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대책위 김지태위원장과 선생과 학부모의 관계로 만난 적이 있었다는 교사 이모씨(41)도 전교조 동료 교사들과 함께 이날 마라톤에 참가했다.

  "우리가 선생님들이기 때문에 대추초등학교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더욱 참담함을 느낀 것 같다"는 이 교사는 "요즘은 아이들에게 평택 미군기지 관련한 질문을 받기가 무섭다. 이 같은 사태를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런 마라톤 행사를 통해 평택에 사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미군기지 문제에 대해 올바른 내용을 전달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군기지확장저지', '강제수용 중단' 등의 구호를 매단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은 오전 11시 반 총성 소리에 맞춰 평택공설운동장을 출발해 평택시내 및 외곽도로 총 5km구간을 뛰었다.

  단순히 '뛰는' 행사가 아닌 것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피켓 등 선전물을 준비해 온 단체들은 뛰느라, 시민들에게 유인물 나눠주랴 온몸이 땀범벅.

   휴일 오전이라 그런지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시민들은 많이 없었지만 간간히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와 함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평화마라톤 남자 1등은 5km 구간을 17분 07초에 끊은 평택대학교 유충환(26)씨. 힘든 기색없이 가뿐하게 완주한 유씨는 "마라톤 대회를 통해 평택의 모든 시민들이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현실을 잘 알았으면 좋겠다"며 1등 소감을 밝혔다.

  여자부 1등을 한 대학원생 이나경(25)씨도 "힘들었지만 평택주민들이 평화롭게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포기하지 않고 달렸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들 남녀 1등에게는 대추리 도두리에서 수확된 쌀 40kg이 상품으로 전달됐다.

  26분 10초로 연소자 중 1등을 차지해 특별상을 받은 김민제(10)군도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합니다"라며 흥분된 마음을 표현했다.

  평화마라톤 최연소 참가자 이산하(6)군은 어린이답지 않은 똘똘함으로 "미군기지확장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말해 주위의 놀라움을 사기도.

   이날 마라톤에는 민주노동당 남정수 평택시장 후보, 윤현수 평택시의원 후보 등 이 지역 민주노동당 선거운동본부들도 총출동해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에 대한 남다른 각오와 결심을 보여줬다.

  평택 대책위 집행위원장이기도 했던 윤현수 평택시의원 후보는 "중간에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대추리 도두리에 계신 주민들 얼굴이 눈에 밟혀 완주할 수 있었다"며 "미군기지확장저지를 위해 한 몸 다하겠다"고 전했다.

  순위에 상관없이 모두 미군기지확장반대의 염원으로 완주한 참가자들은 시상식 후 오후 3시부터 평택 시내 곳곳에서 선전전을 진행했다. 이들은 오후 6시에 있는 미군기지확장반대를 위한 평화문화제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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