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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신부님(54차 평택역촛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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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민중의소리 | 2005-11-10 10:28 | VIEW : 1,3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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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미군기지 확장 반대 평택역 천막농성을 진행 중인 문정현 신부.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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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신부님
[평택역 54차 촛불집회] 문정현 신부, 우울함을 걷어내다
배혜정 기자
미군기지확장 반대 13일 째 천막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는 요즘 영 기운이 없다.
미국에 보은해야 한다고 천막 농성장을 향해 욕설을 하는 일부 노인들은 차치하고서라도 때때로 "미군이 들어오면 지역 경제에 도움되는게 아닌가", "미군이 나가고 북한이 쳐들어오면 어떻하냐"고 묻는 젊은이들을 만났을 때는 문신부, 하늘이 노래지고 억장이 무너진다.
"오늘 한 젊은이가 나한테 묻더만요. 국책사업인데 막으면 되겠냐고. 참 답답하더만. 내가 그랬소. '이봐요, 젊은이. 땅 뺏기는 사람 마음 알아? 나라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줘야 하는데 그걸 뺏어서 미군들 살 자리 마련해 주는게 국책사업이야? 국책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다야'했죠. 그랬더니 뭐라는 줄 알아? 북한이 쳐들어오면 어떡하냐는 거야. 나 이거 참..."
"젊은이가 어떻게 이렇게 깜깜할까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고 말하는 문신부.
"난 촛불집회가 늘어나기만 기다리고 있어. 촛불집회 온 사람들 보면 오늘 오고 1주일 동안 안오시려나...이런 걱정도 한다니까. 여기 평택역 광장이 촛불로 가득차야 돼. 꽉 차야 돼. 촛불이 횃불돼서 미군기지 확장 막아내야 돼."
54차 촛불집회, "신부님, 힘내세요!"
8일 오후 평택역 앞 54차 촛불집회는 문정현 신부의 무거운 얼굴을 활짝 피게 만들자는 참가자들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던 듯 했다.
△8일 오후, 평택역 앞에서 54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민중의소리
'가족오락관'을 방불케하는 재밌는 오락과 '기지확장반대'로 만든 6행시 등은 故 최춘호 이장의 장례 등으로 요 몇일 엄숙했던 촛불행사장의 분위기를 일순 화기애애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날 평택역 앞에서 하루 실천을 벌인 실천단들은 '그런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라는 노래를 개사한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신부님'을 불러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기도.
오산, 성남, 파주 등지에서 온 이들은 "우리에게는 국책사업이었던 새만금, 부안 핵폐기장을 막아냈던 힘이 있다. 미군기지를 반대하는 마음들이 조그만 실천으로 모아진다면 평택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하며 전국민이 평택으로 달려와 달라고 호소했다.
문정현 신부는 "촛불 집회 전까지만 해도 눈물을 감추기 힘들었는데 지금 우울함이 싹 가셨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 보니 힘이 난다. 여기 모인 사람들에다 더 많은 사람을 붙여서 이 광장을 촛불로 가득 채우자. 평택역 지나시는 시민여러분, 우리 대추리, 도두리 주민을 살려주십시오"라고 목청을 높이다 이내 '사노라면'과 '팽성은 우리땅'을 부르며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었다.
"12월 11일 평택 평화대행진 반드시, 확실하게 성사해내자"고 말하는 문정현 신부의 얼굴에 다시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12월 11일 평택 평화 대행진 반드시 확실하게 성사해내자" ⓒ민중의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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