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열린 주한미군의 전략적유연성 및 평택 미군기지 확장반대 제 74차 미대사관 반미연대집회에 참가한 문정현 신부와 대추리, 도두리 주민 50여명은 집회가 끝난 뒤 항의서한과 '들이 운다' 책을 전달하기 위해 미대사관을 향해 갔지만 경찰들의 저지에 도로바닥에 주저앉게 되었다.
종로경찰서 정보과 형사는 "농민대회와 APEC회의 등으로 민감한 상황인만큼 대사관 항의서한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대다수 7~80대인 고령의 할머니 20여명과 서한을 전달하려다 수십여명의 경찰들에 의해 가로막힌 문정현 신부는 방향을 틀어 도로쪽으로 갔다가 경찰들이 밀어내는 방패에 깔려 바닥에 넘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 계속 연출됐다.
문 신부는 "고령의 할머니들 모시고 책이랑 항의서한 하나 전달하려는데 그것도 안돼냐. 그렇게도 무섭냐"며 울분을 토했고, 주민들도 "우리가 무기를 가졌냐, 뭣을 가졌냐. 단지 이 책 하나 전달하려고 하는데 이리도 무자비하게 막을 수 있냐"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가슴을 치며 말했다.
20여분간 미대사관쪽으로 진출하려는 참가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들 사이에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탈진한 문 신부는 도로 한가운데 드러눕게 됐고, 경찰들은 그제서야 문 신부 및 주민 대표 6명에 대해 미대사관 항의서한 전달을 허가했다.
미대사관 쪽으로 몇 걸음 떼지도 못한 채 또다시 인도는 경찰들로 겹겹이 둘러쌓였다. 이번에는 기자들이 너무 많다는 이유 때문. 종로서 형사는 "기자들을 한두명으로 줄여라. 기자 아닌 사람은 갈 수 없다"고 요구했고, 이에 문 신부 및 취재기자들과 경찰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간다, 못간다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는 사이 마침내 문 신부는 방패를 쳐놓은 바리케이트 앞에서 "미대사관 안가도 된다. 지금 이 시간 이후로 밥도 안먹고 물도 안먹고 이 자리에서 죽겠다"고 선포하며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는 "3~4일이면 충분하다고 들었다. 3, 4일 후에 내가 이 자리에서 죽겠다. 이놈들아!"고 소리지르고 가슴에 품고 있던 심장병약마저 모두 꺼내 바닥에 집어던졌다.
현재 문 신부는 맨바닥에 한 시간째 누워 있으며 김지태 팽성대책위원장 및 임원들이 그 옆을 지키고 있다. 경찰쪽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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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사관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