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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에 주는 방위비분담금 한국분담률 50%→75%로 높아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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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한겨레 | 2007-02-03 15:20 | VIEW : 3,0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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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에 주는 방위비분담금 일단 줬으니 한국권리 없다?
미군 “기지이전 비용 절반 분담금서 낼것”
한국 사실상 분담률 50%→75%로 높아져
“반대여론 의식해 의도적 축소발표” 의혹
강태호 기자 손원제 기자
“주한미군이 미 2사단을 서울 북부에서 평택으로 옮기는데 드는 비용의 50% 가량이 방위비분담금에서 집행될 예정이다.”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지난달 18일 서울 외신기자클럽 강연에서 한 말이다. 이 발언으로 벨 사령관은 그동안 미군기지 이전 비용을 둘러싸고 제기돼온 의문 하나를 명쾌하게 풀어줬다. 그 대신 또 다른 논란을 불렀다.
비용분담비율 불일치=풀린 건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비용 대부분이 한국이 낸 돈으로 충당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평택 기지에는 서울 용산기지와 2사단 기지가 함께 옮겨간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용산기지 이전 비용은 한국이 대되, 2사단 기지 이전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토지 비용 1조여원을 뺀 평택기지 건설 비용만을 놓고 보면, 총 10조원 가운데 한국이 4조5000억~5조원 가량을 부담하고, 미군 쪽이 나머지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협상을 하고 있어, 구체적 액수는 두고 봐야 한다.
벨 사령관의 발언은 미군 쪽이 부담하는 비용의 절반도 실은 방위비분담금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방위비분담금은 한국이 주한미군 쪽에 지급하는 주둔 지원 비용으로, 한국 국방예산에서 지출된다. 말하자면, 미국은 한국에서 받은 돈으로 미국이 내야 할 2사단 기지 이전 비용의 절반, 액수로는 2조5천억원 가량을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은 “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전체 비용 분담률은 50%에서 75%로 확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유영재 평통사 사무처장은 “미국도 한국 비용으로 인정하는 부분인데도, 한국 정부는 부담률이 높아지면 기지 이전 반대 여론이 높아질까봐 방위비분담금을 한국 비용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방위비 분담금의 마술=한편으로, 이는 미국 쪽과 한국 쪽의 기지이전 비용 분담비율에 차이가 났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그동안 미 국방부는 우리의 방위비분담금을 기지이전 비용에 충당함으로써 의회에 미국 쪽 부담비율이 적다는 것으로 설명해왔다. 반면, 한국 정부는 그건 방위비 분담금이므로 기지이전비용 부담과는 다르다며 이를 빼고 분담비율을 낮게 얘기해왔다는 것이다. 예컨대 윌리엄 팰런 미 태평양군 사령관은 지난해 3월8일 미 하원 세출위원회 보고에서 ‘한국정부가 미군기지 이전을 위해 방위비분담금 16억8천만달러를 포함해 68억달러의 인프라 비용을 대기로 했다’고 방위비분담금을 한국 쪽 비용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규현 국방부 국제협력관은 “미군기지 이전 협상 처음부터 미국이 방위비분담금을 기지 건설을 위해 쓴다는 것을 전제했던 것으로 안다”며 ‘의도성’을 부인했다. 또 “방위비분담금도 미국에 일단 준 돈이니만큼, 미국 계정에서 지출되는 것이 법적으로도 맞다”고 밝혔다.
방위비 분담금 집행의 문제=그러나 방위비분담금의 집행을 둘러싼 문제는 남는다. 방위비분담금은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주한미군에 고용된 한국인 노동자들의 인건비와 군사건설, 연합방위증강, 군수지원 등이다. 이 가운데 군사건설과 연합방위증강 항목의 금액이 미군기지 이전을 위해 쓰일 수 있는 것으로 국방부는 보고 있다.
2006년의 경우, 전체 방위비분담금의 40% 가량에 해당된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이행약정을 보면, 주한미군은 전년도 인건비 집행보고서와 군사건설비의 분기별 집행보고서 등을 한국 국방부에 제공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한국이 미군의 집행 내역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팀장급 당국자는 “세부적으로 어떻게 쓰이는가는 우리가 관여할 수도 없고, 하지 않는 걸로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군 맘대로라도 제어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사례도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말 방위비분담금 결정 뒤 “2007년 증액분 451억원은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용으로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얼마 뒤 벨 사령관은 ‘평택기지 시설 건설이 방위비분담금 부족으로 지장을 받게 되면, 한국인 군속을 해고하거나 병참을 줄일 수 있다’고 달리 말했다.
애초 분담금 협상부터가 세목을 검토해 한국이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김규현 국제협력관은 “협상은 총액 기준으로 이뤄진다”며 “일일이 건설사업 내역을 검토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군사건설비 같은 경우 미군이 주둔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평택 기지 건설에 쓰는 결정을 내리는 게 방위비분담금의 원칙에도 부합한다”며 “방위비분담금이 기지 이전에 쓰여선 안 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 사무처장은 “방위비분담금은 미국이 맘대로 써도 되는 돈이 아니며, 미군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방위비분담금은 2007년에 오히려 늘었다”며 “이는 사실상 2사단 이전비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지만, 한국 정부는 그 내역조차 모르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미국은 앞으로도 기지이전 비용 충당을 위해 계속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태호,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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