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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지키기 30일 간의 거리예술제 개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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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민중의소리 | 2006-10-14 09:43 | VIEW : 3,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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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서 부터, 다시 격문을 쓴다"
평택 지키기 30일 간의 거리예술제 개막
서정환 기자
13일 저녁 7시.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와 주민 주거권 옹호를 위한 문화예술인들의 공동행동 조직 '들사람들(http://cafe.daum.net/hwangsaewool)'이 30일간의 문화 대장정에 돌입했다.
날 마다 노래 공연, 풍물, 영상, 시 낭송, 전통극 등 주제를 달리하는 풍성한 예술마당이 이날부터 주말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한 달간 계속된다.
정태춘ㆍ박은옥씨의 노래 공연과 시인 손세실리아, 이원규의 시 낭송, 무용가 박은주씨가 30일간의 거리예술제 첫날 무대를 장식했다.
두 부부 가수의 음율이 한 차례 지나가고 시인 손세실리아씨가 자작시 '다시 격문을 쓴다'를 낭독하는 사이, 배경 음악도 없이 오직 그 시의 운율과 시어만에 의지한 체 무용가 박은주씨는 생생한 한과 분노가 서린 손짓과 몸짓을 선보였다.
이날 공연의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른 대추리 주민 송재국(남, 69세)씨는 "손수 가꿔서 길러낸 햇 곡식으로 명절을 지내는 기쁜 추석에 공교롭게도 전경들하고 대치하여 싸우다가 앓던 예순 두살 먹은 할머니등 2분이 돌아가시고, 마을은 그 넓은 들에 전체적으로 철조망이 쳐지고 살인호(湖)를 파놨다"며 "우리 인생만 끝나는 거라면 (투쟁을)그만 두고 싶지만, 그래도 우리 자손들에게도 나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 살지 않겠나 생각이들어 다시 힘을 내야겠다"고 말했다.
다시 기타를 잡은 정태춘씨는 "할말이 참 많은데..."라며 복잡한 심경을 담은 표정을 비쳤으나, '떠나가는 배', '서울의 달', '북한강에서', '봉숭아', '사랑하는 이에게' 등의 노래를 박은옥 씨와 함께 부르며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공명을 타전했다.
무대 공연외에서 판화가 류연복씨의 판화작품을 비롯하여 만화, 사진, 영상, 그림 등도 전시되었으며 현장미술연구소 김성수 소장은 이날 낮 무대가 된 자리 위에서 대추리 주민 '조선례'씨의 초상을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손세실리아 시안의 시 낭송과 박은주 씨의 몸짓 공연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보신각 앞 30일간의 거리예술제 첫날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보신각 앞 30일간의 거리예술제 첫날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보신각 앞 30일간의 거리예술제 첫날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14일은 가수 손병휘씨의 무대가 예정되어 있으며 주최측인 '들사람들'은 대중가수 전인권씨의 19일 공연을 비롯하여 윤도현, 김C 등도 공연에 거리예술제 행사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들사람들'은 음악, 영상, 무용, 미술, 문학, 사진 등 예술 분야 전 영역에서 모인 문예인들의 모임.
이들은 올해 초, 평택 대추리에서 비닐하우스 콘서트를 개최하고 현장예술제를 펼쳤으며, 대추리와 도두리 곳곳에 예술품을 남기는 등 문화를 무기로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 운동의 최선두에 서왔다.
지난 여름, 매주 수요일마다 교보문고 앞에서 '평화 그 먼길 가다'라는 주제로 열 두번의 공연을 펼친 정태춘ㆍ박은옥씨가 밑거름이 된 '들사람들'의 문화예술 행동의 결정판인 이번 거리예술제가 어떤 수확을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수 정태춘 ⓒ민중의소리 정택용기자
거리 예술제 여는 글
-정태춘
절망에서부터 시작합시다
자기 반성과 스스로의 조절 능력이 전혀 없는
자본연합의 노골적인 탐욕과 지배아래
그것을 그렇게 할 수있게 더욱 강화되며 재배치되는
미국의 가공할 신군사력 앞에
아무도 '이건 아니다'라고 그들의 앞길 가로 막을 수 없는
신세기 신자유주의의 폭풍 속
인간과 인간의 마을, 인간의 대지가
제국의 군홧발 아래
제국의 철조망 아래 고립되고 축출당하고 짓밟히는데
미친 시대의 이웃들로 부터도 외면당하는데
한반도 북쪽 어느 땅 아래에서 핵은 터지고
모두 눈은 벌개져 있는데
절망에서 시작합시다 우리들의 노래
이 절망을 고스란히 받아 들이지 않고서야
어찌 미래에 관한 꿈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여기 보신각 가을 거리 위로
이제 퇴물이 되어가는 지폐들 처럼 낙엽이 구르고
길가 쇼윈도의 인형들 만큼이나 무표정한 시민들이
횡단보도 앞에서 녹색불을 기다리는데
여기 종로, 대원군의 척화비가 섰던 자리
한때 서양 오랑캐와 화친하지 말라고
싸우지 않고 화친하면 나라를 팔아 먹는 일이라고
비석을 세웠던 자리.
우린 지금
단지 평화와 인권을 말하기 위해
모국어와 외국어로 병기된 프랑카드를 걸고
불 밝히고 모였는데
가진것은 절망 뿐
그래서 아주 낮게 외칠 뿐
대추리 도두리 사람들 쫓아내지 마세요
그 마을 들을 쓸어버리지 마세요
그들의 농지를 미국의 전쟁기지로 만들지 마세요
도두리 대추리에서 무자비하게 잡아간 사람들 모두 풀어주세요
우린 모든 무력과 전쟁과 전쟁준비를 반대합니다
모두 정신차리세요
절망에서 시작합니다
우리들의 낮은 외침, 간절한 소망
평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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