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18일 한미 양국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위한 3차 협상이 시작되는 것에 발맞춰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실에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홍근수 대표, 진관스님 등과 같이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요인등을 고려하면 실제 5~6천억원 정도의 방비위분담금 삭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작년 우리나라의 방위비분담금이 7천 5백억여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큰 폭의 삭감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 의원실의 이준협 보좌관은 "사실상 방위비분담금을 폐지하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노 의원과 평통사는 삭감의 근거로 주한미군 간접지원비 재평가, 한국인 고용원 감원 따른 인건비 삭감, 경제적 부담능력에 맞춘 분담금 삭감등을 제시했다.
노 의원과 평통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한국 국방부는 주한미군에 대한 간접지원비를 118,440만 달러로 평가하고 있는 데 반해 미국 국방부는 79,628만 달러로 평가해 3억 8천 8백만 여 달러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1년 평가액도 31,657만 달러의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차액은 2000년과 2001년에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에 지원한 방위비분담금 3억 9천 6백만 달러와 4억 4천 3백만 달러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노 의원과 평통사는 한미 간에 이처럼 차액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2000년도의 경우 미국은 1억달러 가까이 되는 KATUSA 인력지원을 아예 평가하지 않고 있으며, 부동산 임대료 평가에서 3억 1천 2백만 달러나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에게 지원한 간접지원을 제대로 평가받는다면 직접지원인 방위비분담금을 적어도 3억 2천만 달러 이상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
이들은 또한 주한미군의 재배치계획에 따라 한국인 고용원이 40% 가량 감축하는 상황을 고려, 인건비 1,400억원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경제적 부담능력에 비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보다 과중하게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삭감의 요인으로 꼽았다.
노 의원은 “미 국방부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적 부담능력(GDP)에 비해 일본보다 1.5배, 독일보다 3.4배나 더 높게 미군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방위비분담금을 반 이상 삭감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측이 요구하고 잇는 C4 현대화 비용, 임대료, 공공요금, 시설유지비 등의 항목추가에 대해서도 절대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미2사단 이전비용 등 방위비분담금이 다른 용도로 전용되는 것에 대한 방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의원은 “주한미군의 지역군화로 우리나라가 주한미군의 경비를 지원할 명분과 근거가 더더욱 없어졌다”면서 “따라서 방위비분담금 협정은 궁극적으로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이날부터 19일까지 서울에서 작년 12월로 유효기간이 만료된 ‘주한미군 방위분담 특별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3차 협상을 개최한다. 이번 협상의 주요쟁점은 방위비분담 총액과 분담항목, 협정 발효기간 등이다.
미국은 현재의 방위비분담금 항목에 C4 현대화비용을 비롯 4개 항목을 추가하고, 협정기간도 현재와 같이 3년으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한미동맹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현재의 방위비분담금을 감액하고 협정기간도 1년으로 하자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