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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언론인 “전쟁범죄국 美·日 고립자처” | |
“미국이야말로 세계 최대의 테러리스트 집단이다. 미국과 운명공동체를 지향하는 일본은 세계로부터 점점
고립화되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신문 베리타에 따르면 마이니치신문 논설위원을 지낸 저널리스트 야스하라 가즈오(安原和雄·69)는 최근 도쿄에서 가진 강연에서 “이라크 공격을 기점으로 미국 주도의 ‘유지연합’아래 미국은 물론 일본과 영국도 세계에서 고립화를 자처하고 있다”면서 “이시바시 단잔(石橋湛山) 전 총리가 제창했던 ‘소일본주의(小日本主義)’에 일본이 지향해야 할 길이 있다”고 강조했다. －“日, ‘NO’라고 한 독일 배워야”- 미국을 국제적인 테러리스트로 못박은 근거로 야스하라는 베트남 전쟁 등 과거 반세기에 걸친 미군의 직접적인 군사력 행사 또는 미국제 무기에 의한 전쟁 희생자가 수천만명에 이른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그는 부시 행정부가 여론조작으로 제국주의적 팽창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난한 촘스키의 말을 인용하며 “백악관을 시작으로 하는 네오콘(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이야말로 세계 최대의 테러리스트 집단이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 예로 그는 1968년 ‘대학살’ 현장으로 알려진 베트남 중부의 한 마을을 방문했던 경험을 들추며 “마을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이른 아침, 미군은 무장헬기로 급습해 504명을 학살했으며,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는 8명 뿐이었다. 미군들은 주민들을 살해할 때 ‘1점’ ‘1점 더’라고 외치는 등 학살 게임을 자행했다. 베트남전 희생자는 사망 300만명, 고엽제로 인한 후유증으로 지금도 고생하는 이는 100만명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이라크국제전범민중법정’의 판결 내용을 부각시켰다. 판결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침략·전쟁범죄, 반인도주의, 대학살’로, 고이즈미 총리는 ‘침략죄, 전쟁범죄의 보조·지원’으로 유죄가 내려졌다. 이들에 대해 전범 판결을 내린 민간 차원에서의 움직임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야스하라는 이라크 공격에 대해 처음부터 ‘노(NO)’라고 말한 독일을 꼽으며 “독일과 일본은 미국과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지만, (일본은) 독일의 탈퇴 의미를 주의깊게 새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미조약은 평화헌법과 모순”- 그는 미국은 거대한 ‘제국’이지만 진정한 ‘초대국’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군사력에서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지만, 거액의 군사비 지출로 재정면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를 메우기 위해 주요국(일본 등이 미 국채를 구입해 자금을 공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경제구조를 갖고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타국 덕분에 ‘제국’을 유지해나감에도 불구하고 ‘덕분에’라는 감사의 한마디도 없고 오만한 행동을 멈추지 않기에 ‘초대국’이라고 말할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고이즈미의 개혁노선은 나카소네 전 내각(1982~87년)때 태동한 신보수주의적 구조개혁을 승계한 것으로 ▲자유화, 민영화촉진 등 자유시장원리주의의 도입 ▲일·미군사동맹하에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목표로 쉬지 않고 달리는 노선 ▲고이즈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이라크 파병, 헌법 제9조를 개정할려는 움직임 등이 특징”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세계 4위의 군사력을 자랑하는 일본이 미국과의 동맹체제 하에서 군사대국화 되는 것을 우려했다. 일·미동맹체제가 헌법 제9조가 규정한 ‘비무장’을 퇴색시키고 있으며, 주둔 미군기지가 미국의 전쟁지원기지로 되고 있어 일본은 이미 세계의 군사강국의 일원이 됐다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은 안보체제를 배경으로 군사, 경제양면에서 운명공동체로 되어 있으나, 현실은 일본이 군사기지와 자금을 제공해 미국을 지원하고 있다.” 야스하라는 이러한 ‘대미 버팀목’을 빼면 미 제국의 붕괴도 시작될 것이며 일본은 미 제국의 붕괴와 운명을 같이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스하라는 ‘군비확장은 망국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한 소일본주의를 계승해 ▲고이즈미류 대국주의노선과 맞설 변혁노선을 만들것 ▲일·미안보체제를 해체하고 ‘동아시아 평화동맹’을 구축할 것 ▲자위대를 전면 개조해 비무장의 ‘지구구원대’(가칭)를 창설할 것 등을 제안했다. 지구구원대에 대해 그는 “재해, 빈곤, 환경오염 등 비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시스템으로, 유엔주도의 국제적인 인도적 지원책”이라고 강조했다. -美 “미·일 동맹강화 방해 말라”- 반면 미국은 자민당이 막바지 평화헌법 개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에 맞춰, 자위대를 미국의 확실한 동맹군으로 만들어 중국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미 국방부의 일본 담당부장인 존 힐은 지난 19일 도쿄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일본 주둔 미군의 재편과 관련해 “안전보장상 이익이 글로벌화되고 있는 지금, 집단적자위권이 헌법 내에서 허용되는지에 대한 논의는 신학논쟁같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미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최근 ‘일본의 새로운 안보전망―미국에 있어 그 의미’라는 보고서에서 집단자위권 행사 금지가 양국 동맹 강화의 장애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본 헌법 제9조가 미국 등과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금지한다는 식으로 해석되는 한 지역 내지 세계적 군사작전에 자위대가 자유롭게 참가하는 것은 어렵다”며 미국은 이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부시 정권에 ▲미·일 방위협력 가이드라인의 개정을 통한 미군과 자위대의 공동 작전능력 유지 ▲자위대의 미사일방어 등 작전능력의 독자강화 장려 ▲일본 헌법 제9조의 해석변경을 통한 집단적자위권 행사 지원 등을 제안했다. 게다가 일본 지도부가 ‘역사문제’에 투명하고 책임 있게 대처, 한국의 반발로 안보노력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부시 정권이 권고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은 일본 헌법에 규정된 집단자위권 금지 규정을 바꾸든지, 용어를 완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의 대만 침공 등 해외 분쟁 발생 시 자위대를 미군과 함께 신속히 동원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디어칸 고영득기자 ydko@khan.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