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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에서 무서운 권력의 힘을 보았다"
【평택=뉴시스】
미군기지확장지역인 경기 평택시 대추리에 가면 살벌한 현장 속을 종횡무진하며 취재하는 일본인이 있다. 프리랜서 겸 다큐멘터리 감독인 나카이 신스케(中井信介.39.오사카 거주)'를 대추리에서 만났다.
나카이는 지난해 일본의 한 극장에서 한국인으로부터 평택의 대추리 주민들이 미군기지문제로 국방부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귀가 번쩍했다. 그는 달랑 카메라 하나만을 들고 대추리로 들어왔다.
한국말도 할 줄 모르고 돈도 넉넉히 가져온 게 아니다. 오로지 미군기지문제가 인간에게 엄청난 해를 준다는 것을 이미 필리핀에서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원래 조류를 연구하는 직업을 갖고 있었다. 처음엔 필리핀 수빅 해군기지에서 지난 92년 미군이 철수한 뒤 주민들이 온갖 환경문제로 인해 고통을 겪으며 살고 있는 모습을 영상에 담기 시작한 것이다.
나카이는 필리핀 수빅 해군기지터 사격장에서 불발탄 고철을 모아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이 팔다리를 잃고 고통에 신음하면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온 이야기, 그리고 미군이 떠난뒤 생활이 더욱 궁핍해진 주민들이 그래도 미군이 있을때가 좋았다는 반응과 미군이 떠나서 더 좋다는 주민들의 상반된 이야를 있는 사실 그대로, 힘겨운 삶을 영상에 담았다.
이 영화는 지난 12일 서울 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제 10회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돼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줬다.
나카이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지난 1월 20일. 이후 2월 1일 그는 아예 대추리에 들어와 마을 주민들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며 '대추리의 낮과밤, 대추리의 풍경' 을 모두 영상에 담았다.
그는 "국방부가 주민들을 내 보내기 위해 지금까지 4차에에 걸쳐 온갖 물리력을 행사하는 과정 속에서도 하루 하루 힘겹게 투쟁하는 모습을 보며 힘 없는 약자위에 군림하는 막강한 권력의 힘이란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추리서 느낀 소감은.
▶처음 대추리 왔을때와 지금의 상황은 예상보다 상당히 다르다. 미군기지확장이란것은 미국이 확정한 것 같고 한국정부는 따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란 느낌이 든다. 여기 주민들도 따르지 않으면 않 될 권력의 힘같은 것을 느꼈다. 또 이런 과정에서 마을두레 공동체가 파괴되는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은 여기 할머니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마을 분들은 땅에 대한 애착이 정말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 이런 상황이 올 줄 예상했나.
▶전혀 상상치 못했다. 처음 이마을 인상이 안좋았다. 국방부 매수에 동의한 주민들이 보상을 받기 위해 자기가 살던 집을 부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보기도 않좋았다. 그러면서 이런 곳에서 촐영을 하다가 혹시 주민에게 혼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오히려 더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 주시는 주민들에게 놀랐다.
-지난 4일 대규모 군경 합동 강제집행당시 유혈진압 과정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내 평생 잊을수 없을 것 같다. 한국은 매우 어려운 여건속에서 몇차례 군사독재를 겪었고 민주화과정을 걸어온 나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일을 보고 너무 놀았다. 강제적으로 학생을 체포해 연행해 가고, 또 주민들이 직접 지었다는 대추초등학교 건물을 부숴버리는 모습을 보고 이게 민주사회인가 하면서반문해 보고 싶었다. 말하자면 서로 의견이 오고간 후에 바로 이런 반대의사를 수용해야 하는데도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민주적인 자리가 서로 경청해야 하는데도 일방적으로 나오는 것은 실망스러웠다.
-일본에서도 이렇게 강경진압을 하는지 있는지 궁금하다.
▶60년대 일본과 미국과의 안보조약을 체결했을때 이에 반발하는 학생들을 전경들이 와서 체포하고 강경진압하는것을 보았다. 지금은 오키나와 미군기지건설에 반대하는 '해노코'(이전반대 단체)가 있긴 하지만 전경들과 대치하는 상황은 없고 기지조사를 하던중 국방관계자와 반대 주민과의 충돌은 있었으나 이렇게 삼엄한 광경은 못 봤다. 일본에서는 집회나 행진에서도 이런 충돌은 보지 못했다.
-국방부가 농민과 범대위를 분리해서 대응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일부 언론들이 범대위와 활동가들이 마을분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원래 활동가들이 오기전에는 마을분들이 반대운동 하고 있었고 이후 활동가들이 왔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본다. 말하자면 마을분들은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는, 힘을 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리해서 대응하는 것은 황당하다고 생각한다. 활동가들은 주민들과 함께 살면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가족처럼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분리해서 대응하는것은 손님을 내쫓는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상당히 신뢰가 깨지는 일이라고 본다.
-대추리서 활동하면서 느낀점은.
▶한국말을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을분들은 언제나 밥 먹었냐? 추운데 잠은 잘 잤느냐 ? 며 가족처럼 생각해 주었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그리고 활동가들 한분 한분마다 정말 마음이 따뜻했다. 그들은 정말 순수하게 이성을 구하고 나라를 생각하는 한국의 애국자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을 보면서 사람이란게 이렇게까지 분노를 표출할 수 있구나. 할머니들의 분노와 감정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이분들은 이 땅을 곧 생명처럼 여기고 있었다. 일제때 비행장 건설때 쫓겨나고 한국전쟁때 미군에게 쫓겨나고 이번에 또 미군에 쫓겨나는 주민들의 분노하는 모습을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그런반면 국방부는 왜 너무나 차거운 모습을, 보일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렇다고 전경대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상부 명령이 떨어지니 그럴 수 있겠지만 안타깝다.
-대추리 주민들의 농토수용반대운동을 이해 하는가.
▶그렇다. 내가 대추리에서 온 것도 것도 약 5달쯤 된다. 주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또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마음을 모두 헤아릴 수 있었다. 또 취재중 미군기지에서 만난 미군과 미군문제를 취재하던 미국 기자와 도 대화를 나눠봤다. 미국인들도 대추리의 역사와 주민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런 상황이 자신들과 상관이 있다고 했다. 반면 미군 간부는 이 상황이 미국 정부와는 상관없고 주민과 한국 정부의 문제라고말했다. 그런말은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해 화났다.
- 대추리 문제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는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농민들이 농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계속 싸우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의지가 강헤져서 앞으로 일은 강해지면 강해졌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더욱 많은 사람들이 반대할 것으로 생각된다. 요즘 국방부가 헬기를 움직이는거 보면 정말 다급하게 움직이고, 뭔가 쫓기듯이 서두르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게 느껴진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더욱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촬영은 언제까지이며 방송계획은.
▶요즘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에 귀국해서 여러가지 일을 보고 일본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 편집 및 방송 준비를 할 것이다. 방송국 선정은 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결정할 것이다.그리고 인권영화제에도 출품할 계획이다.
<사진 있음>
임덕철기자 ultra@newsis.com
기사등록 일시: 2006-05-16 17:48 /newsis.com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