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29일로 연기...이사장, "평택관련 이사회 입장 아직 없다"
배혜정 기자
•평택 주민들 대양학원 이사회 저지 ㅣ 촬영/편집 이정미
<3신 종합 오후6시> 평택 범대위 일단 한숨 돌려
대양학원 이사회가 29일로 연기되면서 평택 범대위는 일단 한숨 돌리고 있는 상태지만 안심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호진 이사장은 "아직 이사들간 논의를 안해봤기 때문에 이사회 입장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대양학원 재단 사무국장은 "이전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현 이사들이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입장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해 현 이사진들이 부지 매각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100% 수용하기 어려운 입장에 서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현 이사진들의 고민도 팽성 주민들 못지 않다.
"지난 밤에 한숨도 못잤다"고 말한 김호진 이사장의 한 마디에서 느낄 수 있듯 이번 대양학원 부지 매각문제는 대양학원 측에서도 골칫거리로 여기고 있는 사안.
대양학원 입장에서는 지난 50년간 신대도두지구 주민들과의 긴 소유권 분쟁을 이번 계기로 털어버리고 싶기도 하겠지만, 올해 5월로 교체된 관선이사들 입장에서는 섣불리 부지 매각을 진행했다가는 사회적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 입장이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
현재 총학생회를 비롯한 세종대정상화추진위원회가 평택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가운데 분쟁을 수습하러 들어간 관선이사들이 이번 사안으로 또 한번 학내를 뒤집어 놓을 수도 있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이사회의 고민은 총학생회에 학내 구성원들의 입장을 모아오라는 전권을 넘긴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사회가 국방부를 비롯한 온갖 정부관계부처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
조덕현 총학생회장은 "17일 이사장님과 면담을 했었는데 이사장님이 수백군데에서 전화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며 이사회로 들어오는 압력도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8월 31일까지 협의 매수를 끝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정부도 대양학원의 19일 이사회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 그러나 이날 이사회가 29일로 미뤄지게 되면서 정부의 압박 공세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다음 이사회 개최시간을 학생들이나 직원들이 동원되기 힘든 오전 7시에 잡은 점과 장소를 밝히지 않은 점을 볼 때 다음 이사회를 몰래 열고 안건 처리를 강행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유영재 평택 범대위 정책위원장은 "범대위는 대양학원 부지 매각 안건 자체가 다음 이사회때 올라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만약 올라간다 하더라도 오늘 처럼 그대로 통과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새벽같이 상경했던 대추리, 도두 2리 주민들도 이사회 연기 소식에 "일단 한고비는 넘겼다"는 분위기지만 안심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승철 도두2리 새마을 지부장은 "일단 오늘 막은 것은 다행이지만 다음 회의를 또 막겠다고 하면 공권력을 투입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이사회 무산 소식을 들은 신대도두지구 주민들은 이날 오후 민주노동당과 유영재 정책위원장이 속해있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실에 항의방문을 진행했다.
<2신 12시 30분>이사회 29일 오전 7시로 연기
△회의장을 떠나는 김호진 이사장 ⓒ민중의소리
오전 10시 이사장실에서 김호진 이사장과 오종렬 평택범대위 상임대표, 김지태 팽성 대책위 위원장, 이상렬 도두 2리 이장, 이종관 신대도두지구경작인회장등 4명이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는 이사회 개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회의를 할 수 없겠다고 판단한 김 이사장이 대양학원 부지 문제에 연관된 모든 이들의 입장을 수렴하겠다면서 마련됐다.
10시 30분 회의실에는 최세모, 박현근, 함세웅 이사가 있고, 회의실에 들어가지 못한 나머지 민병천, 정태상, 손혁재, 임창무 이사는 교무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장명호 이사는 이날 이사회에 불참했다.
김지태 위원장은 김호진 이사장과이 간담회자리에서 “우리 주민들은 미군기지 확장 문제를 분명히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대양학원은 일 개인이 아닌 사학이라는 굉장히 큰 조직인데 개인들 보다 먼저 무너진다면 대외적으로도 대양학원 이미지에 상당히 안 좋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대양학원이 땅을 안팔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김 이사장에게 전한 뒤 “버틸때까지 버티다가 부득이 강제매각 절차에 들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 전에는 매각해서는 안된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이종관 회장도 신대도두지구경작인회의 입장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우리도 미군기지확장이전은 반대한다”며 “대양학원은 그동안 고생해서 대양학원의 땅을 일궈나간 주민들의 권리를 꼭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김 이사장은 “미군기지 문제 때문에 싸우고 있는 팽성주민들의 입장도 있지만 대양학원도 대양학원 나름의 입장이 있다”며 “교수, 학생,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의 입장을 충분히 들은 후 토지 매각 문제는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 후 김 이사장은 두장소에 나누어져 있는 이사들을 찾아가 이사회 개최 여부를 물었고 결국, 이사회는 29일 오전 7시에 재개최하기로 결정됐다.
대양학원 부지 매각에 대한 이사회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논의를 안해 봤기 때문에 이사회 입장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재단 사무국장은 주민들에게 “이전 이사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현 이사들이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며 “그 결정도 존중해줘야 하는게 우리 입장“이라고 밝혀 대양학원 부지 매각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조덕현 총학생회장은 김호진 이사장에게 “다음 번 이사회가 열리기 전 평택 범대위와 신대도두지구경작인회, 그리고 총학생회와 간담회를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김 이사장은 이에 대한 답변 없이 건물을 떠났다.
건물 1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대추리, 도두 2리 주민들은 이사회 무산 소식을 듣고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은 짧은 정리 집회를 갖고 다음 29일 이사회도 주민들의 강력한 입장을 피력하자는 다짐을 했다.
김지태 위원장은 “이사회를 막은 것도 성과지만 세종대 학생들이 우리와 함께 투쟁 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며 연대의 범위가 확대된 것을 이날 투쟁의 성과로 평가했다.
<1신 오전 10시>총학생회, 노조 나서서 '이사회 저지'
19일 오전 8시 20분, 대양학원 이사회가 열리는 세종대학교 정문 앞은 새벽부터 상경한 대추리와 도두 2리 주민들 100여명이 대기하고 있다.
비가 오는 와중에도 주민들은 미군기지확장 반대 깃발을 들고서 대양학원 이사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미군기지확장을 위한 대양학원 부지를 매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사들이 입장하는데로 주민들의 입장을 호소할 예정이다.
△세종대학교 이사회가 열리는 광개토관 8층에는 세종대학교 총학생회 및 세종대학교 직원노동조합원,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를 위한 현지 주민들이 모여 이사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민중의소리
16일부터 세종대학교 안에서 4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던 신대도두지구 주민들은 이날 새벽 학교에서 잠시 철수 했다.
김덕일 신대도두지구 사무처장은 <민중의소리>와 전화통화에서 “주민들끼리의 불필요한 마찰을 막기 위해 우리가 자리를 피했다”며 “토지매각 안건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이후 상황에 대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신대도두지구 주민들은 현재 올림픽공원에서 대기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이사회가 열리는 광개토관 8층에는 세종대학교 총학생회 및 세종대학교 직원노동조합 60여명이 모여 이사회를 무산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세종대 조덕현 총학생회장은 “평택미군기지이전을 위해 교육용 자산을 매각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학내 구성원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라도 대양학원 부지 매각의 여부를 가리는 이번 이사회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원노조가 이사회를 막는 이유는 또 다르다.
올해 5월 세종대학교 비리문제와 관련, 9명의 이사들 중 7명의 관선이사가 파견됐지만 총학생회, 직원노조, 교수협의회, 공투위등으로 구성된 세종대정상화추진위원회는 남아있는 임창무, 박현근 이사 2인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것.
직원노조 이양희 지부장은 “세종대학교 민주화를 위해 임시이사가 파견됐지만 2명의 잔류이사가 남아있으면서 학교 발전이 요원해지고 있다”며 “비민주적 이사들을 완전히 퇴진시켜 학교 발전을 이루고자한다”고 이사회 개최 반대의 입장을 전했다.
8시 50분, 대양학원 이사들이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다. 대양학원 관선이사로 파견된 김호진 이사장과 함세웅, 최세모 이사와 교체되지 않은 박현근 이사가 도착해 회의실로 들어갔고 이후 민병천, 정태상 이사가 도착했지만 학생들과 교직원의 입장 저지로 다른 장소에 이동해 있는 상태이다.
조덕현 총학생회장은 김호진 이사장에게 “대양학원 부지 확장 안건 때문에 이사회 개최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김호진 이사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이사장실로 들어갔다.
회의실 밖 복도에는 직원노조와 학생들이 연좌시위를 하고 있고 교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평택 범대위 및 주민 20여명도 올라와 피켓팅을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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