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2일(목요일) 오후 1시 55분
구대추리 초등학교
요즈음 팽성 대추리 도두2리 주민들은 불안과 초조한 가운데 살고 있다. 평택시민신문의 머릿기사"국방부 3월 6, 7일께 철조망 설치할 듯" 농사철 전 시행 강행... 주민들 온 몸으로 막겠다. 반발, 이 기사가 나온 후 마치 전투 전야다.
오늘 오후 1시 55분 경 국방부는 법원 직원과 경찰을 대동하고 대추 초등학교에 출현했다. 팽택시청으로 부터 풍물두레패가 운영되고 있었다. 국방부가 평택교육청으로 부터 협의매수를 하고 학교자체의 소유가 국방부로 이전되었다. 두레패 송영민 단장은 내쫓길 판이다. 송 단장은 지금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법원 직원은 송단장을 만나야겠다는 것이다. 팽성대책위는 영장을 요구했으나 영장은 없고 송단장을 만나겠다고만 주장했다. 사실 송단장은 학교에 없었다. 그럼에도 학교에 들어와 확인하겠다는 바람에 주민들이 저지하였다.
법원 직원은 아주 고압적인 자세였고, 국방부 김성준 서기관도 당당한 기세였다. 주민들의 아픔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증을 반납했으니 국민도 아니다." "이제 이 땅은 국방부 땅이다."라는 발언으로 주민들의 오장을 쑤신 자다. 오늘도 그런 자세였다. 차속에 있던 경찰은 아마도 두개 조로 나누어 한조는 정문에서 또 한조는 학교언덕에서 지켜보며 촬영을 하고 있었다.
주민들의 완강한 저지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뒤늦게 노인정에서 급히 달려온 노인들이 법원의 차를 뒤엎으려 했지만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빼앗길 판에 죽기 아니면 살기로 못할 짓이 없는 것 같다. 그럴 수 밖에 없다. 국방부가 토지 강제수용을 기필코 진행한다면 이판사판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누구도 모른다. 그 어느 누구도 이 현장에 와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심각성이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평택의 투쟁은 바로 오늘 시작되었다. 앞으로 어떤 투쟁이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편 황새둘 들녘 상공에 헬기 두대가 저공 비행으로 순회하였고 지상에서는 국방부 시설본부관제과 소속 직원 세명이 작업을 하던 중 주민들에게 발각되었다. 이들은 평택시민이고 길을 잘못들어 여기까지 왔다고 하였지만 네비게이션까지 장착한 차량이라서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경찰이 오자 그제서야 나와서 소속을 밝히며 보직이 바뀌어 시찰나왔다는 궁색한 변명을했다. 결국 이렇게 자백과 사과를 받고 되돌려 보냈다. 주변에서 역시 경찰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