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를 위한 강제토지수용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정부가 급기야 3월 6, 7일 강제토지수용을 천명했다. 국방부가 지난달 주도한 관계기관대책회의를 통해 농지에 철조망과 검문소 설치, 이를 위해 대추분교에 자재 반입 등 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최근 국방부 관리와 법원 집달리, 경찰과 시설 위탁업체 관계자 들이 평택 팽성읍 대추리에서 주민들과 수차례 마찰을 빚는 등 강제수용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정부의 행정대집행 강행은 농민들의 땅에 대한 극악무도한 강탈이자 주민들에 대한 희롱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강탈 과정은 평택 팽성 주민들의 의사와 바람을 철저히 배격하고 무시한 채 이루어져왔다.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전혀 듣지 않았고 행정과정은 강제수용을 위한 요식절차일 뿐이었다. 지난해 8월 26일 국방부가 대추분교에 물리력을 동원해 침탈하고 주민 없는 주민 설명회를 가진 사례는 주민들의 입을 폭력적으로 틀어막고 요식절차를 강행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거쳐 수용을 재결하고, 공탁을 거쳐 농민의 토지소유권을 국방부로 강제 이전했다. 이 역시 농민의 가슴을 군화발로 짓밟은 무도한 강도짓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의 ‘철조망 설치 계획’은 농민들의 가슴을 갈가리 찢어놓았다. 주민들 사이에는 “법대로 하면 잡혀갈지 모르지만 우린 지금 악밖에 안 남았다”는 분노가 통제할 수 없이 치솟고 있다.
독도 같은 땅은 안 주려고 발버둥치는 정부가 쌀이 자라는 광활한 평택 농지를 미군에게 거저 바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부는 지금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그럴듯한 이름하에 평택을 거점으로 전쟁을 세계화하려는 미국의 정책에 편승하고 있다. 이는 위정자들을 뺀 한국의 모든 시민에게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평택 주민들 뿐 아니라 온 국민을 지옥의 문으로 인도하는 정부의 그릇된 행태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국방부가 내주 초 호위 경찰과 대규모 용역을 앞세워 285만평 농지에 철조망과 감시탑을 설치하려 든다면, 그리고 이를 위해 대추분교에 자재를 반입하려 한다면 이는 불을 들고 섶에 뛰어드는 일이 될 것이다. 평화롭게 자급해온 마을에 분란을 일으킨 것도 정부요, 지금 한 지역과 농지를 싹쓸이해 강탈하려는 것도 정부다. 정부는 강제토지수용에 격렬히 저항하는 분노한 주민들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역시 평택 팽성 주민들을 국민에서 폭력적으로 배제한 정부가 자초한 사태가 될 것이다. 불길하게 엄습해오는 모든 불행한 사태에 대해 정부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정부는 평택 팽성 주민들을 적으로 삼는 무도한 강제수용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현 정부의 다가오는 강제수용에 전 국민에 호소하여 당당하게 맞설 것이다. 올해 농사를 지음은 물론, 정부가 박탈해간 평택 팽성 주민들의 평화롭던 삶을 되찾을 것이며, 전쟁을 부르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2006년 3월 3일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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