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 중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정용진 미군문제팀 국장
발언 중인 민주노총 대협실 김영재 국장
발언 중인 팽성대책위 김지태 위원장
발언 중인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명하 활동가
발언 중인 시설인권연대 여준민 활동가
집회 장에서 손수 만든 선전물을 들고
집회 장에서 손수 만든 선전물을 들고
집회 장에서 손수 만든 선전물을 들고
집회에 참가한 팽성 주민
'평화란 무엇인가'와 '활동가친구에게' 노래를 불러준 조약골
투쟁결의문 낭독
투쟁결의문
들이 웁니다.
평택시 팽성읍, 그 땅은 이곳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생명의 젖줄, 세상 만물의 자연과 호흡하던 생명의 근원이었습니다. 해마다 봄이면 파릇파릇 새싹을 틔우고 여름이면 세상의 모든 공기와 물을 품고 가을이면 높은 햇살 가득 머금은 곡식들을 내밀고 겨울이면 여유있는 한 숨 내쉬며 기다릴 줄 알던 대지의 어머니. 하지만 지금 들이 울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공기와 물과 생명을 보듬어 품고 있던 그 땅은 이제 전쟁과 살육을 위한 폭력의 땅이 됩니다. 미군은 자신의 새로운 세계 군사 재편 전략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전략적 유연성’을 위해 주한미군을 재배치한다고 합니다. 누가 부르지도 또 붙잡지도 않았건만, 남의 땅에 들어와 이곳의 자연과 평화를 유린하고 있는 그들은 이 땅을 지키며 오랫동안 땅과 함께 살며 자라온 우리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계획을 관철시켜나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마치 기존의 용산 기지와 2사단 기지의 이전이 시혜를 베푸는 것인 마냥 거들먹거리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용산 기지와 2사단 기지의 평택 기지로의 집중은 침략을 위한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전초기지로서 분쟁의 씨앗이 될 것입니다. 미국은 야누스의 두 얼굴로 우리들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이 남한의 군사적 방어를 위해 주둔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한반도를 전략적 군사거점으로 삼아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개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반도가 우리의 평화적 의사와는 무관하게 국제적 분쟁의 불길에 휘말리는 것이 오로지 미국의 의사에 달려있게 되는 것입니다. 저 국방부의 ‘자주국방’ 구호는 도대체 무엇으로부터의 ‘자주’란 말입니까.
우리의 평화적 생존권은 그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습니다. 이 땅이 울부짖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이 땅을 지켜나갈 우리의 자손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땅을 지켜냅니다.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 우리가 지켜내겠습니다.
농민들이 농사를 짓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바로 평화입니다. 수십 년 동안 살아온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권입니다. 평택 농민들의 평화와 인권을 지켜내는 것이 바로 우리의 평화와 인권을 지켜내는 일입니다. 당신의 평화와 당신의 인권 없이 나의 평화와 인권이 보장될 수는 없습니다. 올해도 평택 팽성에서는 수십 년 동안 그랬듯이 농민들이 농사를 짓습니다. 아니, 더 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을 것입니다. 농사를 짓는 것이 바로 평화를 지키는 싸움임을 알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싸울 것입니다.
평화와 인권을 지켜내고자 우리와 함께 싸우던 두 명의 인권활동가가 지금 이 순간 차가운 구치소에 갇혀있습니다. 힘없고 소외된 자들의 인권을 위해서 누구보다도 앞장서 싸우던 그들이 ‘인권’을 입 밖에 내기조차 사치스러울 것 같은 깊고 어두운 곳에 갇혀 있습니다. 그곳에 갇힌 것은 우리 모두의 자유이고 이 땅의 모든 인권입니다.
인권활동가의 구속을 통해 평택을 지켜내고 우리의 평화와 인권을 지켜내고자 하는 싸움을 꺾으려고 생각했다면 크나큰 오산임을 힘주어 말합니다. 어떠한 권력도 인권을 부정하는 권력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투쟁의 역사 속에서 인권을 부정한 수많은 부정의한 권력을 무덤 속으로 밀어넣은 바 있습니다. 그것이 반인권적 권력의 결말임을 똑똑히 보여주겠습니다. 두 명의 인권활동가의 구속을 통해서 더욱더 많은 이들이 지금의 이 부정의한 권력을 직시할 것입니다. 더욱더 많은 정의로운 이들이 우리 모두의 평화와 인권을 지켜내는 일에 동참할 것입니다. 평화와 인권을 사랑하는 정의로운 힘들이 모여 거센 파도가 되어 저 반인권적인 국방부와 노무현 정부와 미국을 쓸어버리는 날, 우리 모두는 다함께 황새울 들판에 모여 평화와 인권을 향한 승리의 노래를 부를 것입니다. 이 땅의 정의와 평화와 인권의 이름으로, 투쟁!
2006년 3월 27일 참가자 일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