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시민단체, 3일째 평택 촛불시위-14일 평택 상경
전북시민단체 회원 및 대학생 총 40여명은 8일 오후 7시 객사 앞에서 촛불시위를 3일째 이어갔다.
특히 이날은 군인들이 시위대에게 저지른 ‘평택의 진실 제2의 광주’ 사진을 준비해와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집중시켰다. 또한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학생들이 율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인터넷 보도 사진을 펼첨막으로 손수 준비해온 심훈씨는 인터뷰에서 “시민들은 티비 방송과 일부 신문만 봐서 군인들이 저지른 사건에 잘모른다. 이에 대해 알리기 위해 제작했다”면서 “군인들이 민간인을 돼지나 소처럼 묶어 놓듯이 끔직한 일을 저지른 것을 시민들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진을 유심히 본 두명의 시민은 "정말 사진이 진짜냐. 언제 그랬냐"며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했다.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국방부 장관 물러나라’ ‘평택에서 군병력을 철수하라’ ‘진실보도 외면하는 보수언론 각성하라’ 구호를 외치며 평택 증언을 이어갔다.
"평택에 가서 전경들에게 얼마나 목소리를 질러든지 목이 안좋다"고 말문을 연 인권의학생정치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환 학생은 "다음날 철교로 폐허가 된 대추분교를 바라보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주민들이 학교를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드렸으며,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마을 일을 논의하는 곳인 마을공동체의 중심을 함부로 파괴하는 것이 공권력이 얼마나 잔인하고 폭력적인가를 눈으로 직접봤다"며 "우리는 여기에서 맞서 끝가지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아이와 함께 지난 5일을 평택 다녀온 전북통일연대 김성희 교육위원장도 당시 군인들의 시민 제압 상황에 대해서 말했다.
그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철조망을 끊고 들판으로 들어갈 때 아이와 함께 지켜보았는데 10명이 넘은 군인들이 밧줄을 꺼내 팔을 뒤로 꺾어서 꽁꽁 묶고 그것도 모라자 발까지 손으로 연결시켜서 폭력을 저지르는 상황을 같이 봤다”며 “아이가 '엄마 이거 우리나라 맞아'하면서 물어보는 것에 대해 제가 뭐라고 아이에게 대답해야할지, 이런 광경을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촛불시위 사회를 본 방용승 전북통일연대 집행위원장은 “평택에 외쳤던 것은 평화였다. 우리가 촛불을 든 것도 평화다. 이 땅의 진정 평화를 위해서는 남과북이 손을잡고 화해하는 시점에서 이제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 미국을 상전 모시듯 하고 국가폭력을 내세우는 정권이 존재하는 한 이 땅의 진정한 평화는 실현될 수 없다”며 주한미군철수가를 끝으로 정리했다.
<1신>평택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전북 비상시국회의 개최
전북지역 시민사회 단체들도 8일 오후 4시 전농 전북도연맹 사무실에서 ‘평택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전북 비상시국회의’을 열고 국방부 장관 퇴진, 군부대 철수,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 촉구 등 핵심요구사항을 확인하고 평택투쟁에 총력하기로 했다.
이날 민중 통일 노동 농민 인권 여성 종교 학생 등 20여명의 참여 단체 대표자들은 13일과 14일 예정된 서울과 평택 집회 참가를 결의하는 한편 13일 지역 대회 개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들은 또한 ‘전북지역 518인 시국선언’을 모아내고 전주 시내 촛불 집회를 열어가며 가능한 시군지역으로 확대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4일과 5일 곤봉, 방패, 돌멩이 투척 등 살인적 물리력과 폭력으로 대추분교를 진입했으며 이에 저항하는 이들을 무차별 연행, 수백명이 부상당하는 엄청난 살육작전을 자행하여 80년 5월 광주를 재현하는 듯했다”며 경과를 설명하고, “군부대 투입과 군의 민간인 제압 등으로 정부의 폭력성과 민주주의 유린 행위가 전면적으로 드러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폭력의 실상이 정부와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로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 대시민선전물 여론 작업과 함께 각계각층의 참여의 폭을 넓혀 나가겠다고 했다.
비상시국회의 참가자 일동은 ‘군경을 총동원한 폭력 강제집행에 즈음한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97년 이후 최대의 연행자와 최대의 부상자를 낳은 평택 유혈사태는 오로지 강력한 법집행을 앞세운 정부에 의해 언제고 또 다시 재현될지 모른다”며 “더 이상 민간과 군 간의 충돌이나 경찰과의 충돌로 인한 유혈사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가 공권력을 앞세운 폭력에 의한 강제 행대집행이 아니라 기지이전협상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힘으로 주민들과 시민사회의 염원을 누를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한 사회적 협의기구에 의해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택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전북 비상시국회의는 1시간여 동안 회의를 마치며 “지역 내 여론 형성과 도민들한테 알려내는 일이 중요하다”며 촛불시위를 통해 대시민 선전전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006-05-08 18:31:26 김현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