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4 평화대행진
- '9.24평화대행진' 1만2천명, 11월 총궐기 거듭 결의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2006-09-24 오후 1:51:06
▶24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1만2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4차 평화대행진 본대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한반도에 평화를! 주민에게 인권을! 전쟁기지 확장 즉각 중단하라!'
평택미군기지확장으로 인해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1만 2천여명의 경고의 함성이 서울 하늘에 울려 퍼졌다.
24일 오후 3시 40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학생.사회단체회원 1만 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평택미군기지확장 전면재협상 촉구 4차 평화대행진'이 열렸다.
정부의 군사보호시설구역 지정, 주택철거 등으로 기지확장이 강행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평택범대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10만 준비위원 모집', '전국행진' 등 대중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준비한 것이다.
특히, 그동안 평택 현지에서 싸움을 진행하다가 처음으로 서울로 옮겨와 평화대행진를 진행하면서 평택문제가 평택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행사장은 참가자들의 각종 선전물과 함성, 호루라기 소리로 가득 차는 등 활기차고 평화롭게 행사가 진행됐다.
사전마당은 학생들이 그동안 주민들과 함께 대추리.도두리 현장에서 싸우면서 갈고 닦아온 문예가 펼쳐졌다. 이들의 익살스런 몸짓과 공연에 힘들게 평택싸움을 해온 참가자들에게도 웃음꽃이 폈다.
'청소년 문화예술센터'의 청소년들은 평택미군기지확장으로 힘들게 살고 있는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의 삶을 연기하면서 설움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들이 연극을 마치고 "주민들의 상황을 생각하고 마음을 느껴보고자 연습하면서 마음 한구석이 아파오기도 했다"며 "우리 힘을 합쳐서 평택을 지켜요, 우리 청소년도 함께 할께요"라고 떨린 목소리로 호소하자 참가자들도 함성으로 답했다.
대추.도두리 주민들 무대에 오르자, 참가자들 눈물도
▶소지천을 태우는 주민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어진 본마당에서 연설에 나선 전국연합 오종렬 의장은 "더 이상 방어목적이 아닌 공격을 목표로 바뀌고 있는 한미동맹과 전략적유연성 계획에 따라 평택미군기지확장이 미국 신속기동군의 전초기지로 준비되고 있다. 이는 우리 의사와 무관하게 전쟁 참화를 겪는 위기를 의미한다"며 "평택미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것이요, 우리 민족의 운명을 외세에 맡길 수 없다는 자주적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명분을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 문대골 위원장도 "이제 평택은 세계 평화를 위한 최전선이 되고 말았다"며 "주한미군의 재배치가 완전히 이뤄지면 한반도는 미국 패권 전쟁의 마당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이를 막기 위해 "진보진영에 하나의 조직"과 "남북공조의 모든 방법의 동원"등을 제의하기도 했다.
행사는 '평화와 인권의 뱃놀이'가 진행되면서 분위기가 고조됐다. 참가자들이 직접 평택을 옥죄고 있는 철조망을 끊고 평화의 배가 그 사이로 들어오자 여기저기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참가자들은 평화의 배 위에 오른 문정현 신부와 구속돼 있는 김지태 이장의 모친에게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평화의 배가 무대에 닿자, 평택싸움의 상징인 주황색 깃발을 든 대추리.도두리 주민 전원이 무대에 올랐다. 이 광경을 지켜본 몇몇 참가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도두2리 이상렬 이장은 "우리 지역의 삶의 터전을 보전하기 위해 각계 각층의 단체 분들이 우리 지역의 땅 한평도 외국에게 전쟁기지로 줄 수 없다는 마음으로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는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우리 주민들은 지금 살고 있는 삶의 터전에서 논밭을 일구며 평생 함께 살고 싶고 죽어도 이 땅에 묻히고 싶다"며 "미군기지확장을 함께 막아내 달라. 우리도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주민들의 결의를 전했다.
"11월 민중총궐기를 통해 범국민적인 투쟁에 떨쳐나설 것"
▶각 단체 대표들은 11월 민중총궐기를 통해 범국민적 투쟁을 진행하기로 했다.[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이날 민주노총.전농.민주노동당 대표자들이 나란히 올라 평택싸움을 결의하며 11월 민중총궐기를 강조했다. 특히,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11월 15일부터 모든 것을 걸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이 가을에 민족과 민중, 노동자를 살리는 대투쟁에 민주노총의 사활을 걸고 80만 조합원과 함께 진군하겠다"고 밝혔다.
전농 문경식 의장도 "11월 총궐기로서 노무현 정권을 굴복시키고, 이 땅에서 미국을 몰아내는 투쟁에 다함께 하겠다"고 밝혔으며,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오늘 한번 모여 끝나는 것이 아니라, 11월 그날 대추리.도두리 주민과 함께 한판 투쟁을 통해서 황새울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김정수 공동대표가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평택미군기지 확장 즉각 중단과 전면 재협상 △대추리,도두리 주민에 대한 탄압 중단과 김지태 주민대책위 위원장 즉각 석방 △한미FTA협상 중단과 평택미군기지확장 계획 즉각 철회 등의 요구를 밝혔다.
아울러 "이 같은 요구를 외면한 채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강행한다면 노무현 정부와 미국은 전 세계 평화애호 세력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며, 우리는 11월 민중총궐기를 통해 범국민적인 투쟁에 떨쳐나설 것임을 엄숙히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대동한마당을 끝으로 오후 6시 30분 막을 내렸다.
<참가자들이 바라본 9.24 평화대행진>
◎ 미 평화재향군인회 존킴 이사
정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성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보고 감명받았다.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사람들과 미국사람들이 단합해서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 운동에 나서면 저지할 수 있으리라 믿고 한반도 평화도 확신한다.
평택미군기지싸움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용감하고 훌륭한 사람들이 좀더 큰 도움을 못드려 죄송하다. 미국에 돌아가서 힘닿는 데까지 후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가족과 함께 나온 임헌용씨(경기도 고양시)
가족이 함께 오기에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참여했는데, 행사도 재미있고 다양하고 감동적이었다. 작년 7.10 평화대행진 때부터 계속 참여해 왔는데, 그동안 인원이 줄고 그동안 힘들었지만 오늘을 기점으로 이것은 질수 없는 싸움이다라는 확신이 생긴다.
◎ 유가협 오영자씨
너무 감격적이다. 미국놈들 때문에 나이 많은 주민들 고생하고, 그 고통을 이겨내고 계시니까 그 모습에 눈물이 흐른다. 우리 국민들이 총단결하면 평택미군기지를 결코 막아낼 수 있다는 힘이 이번 대회를 통해 생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민중들이 모여서 성의있게 참석하고 있는 모습에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
◎ 대추리를 찾아가면서 싸워온 김민호(23)씨
이번에 10만준비위원 모집 등 기층에서부터 만들어 왔는데, 이전에 비하면 성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성에 안차는 것이 사실이다. 이게 여론이 되는 것인데 아쉽다. 대추리 들어갈 때마다 지킴이가 한명 한명 있을 때마다 주민들이 힘내서 싸워야 겠다고 느끼는 것을 나도 느끼는데, 이후에는 서울이 아닌, 평택에서도 전 민중이 승리적인 싸움을 펼쳐냈으면 좋겠다.
◎ 민주노총 김영제 통일국장
주민들의 답답하고 짓눌리는 마음을 좀더 풀어드리고 승리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더 많은 노력이 진행될 필요가 있구나 결의를 다진다. 좀 더 많은 사람이 모이지 못해 조금 아쉽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이 모인 것 같다. 전국각지에서 모인 만큼 최소한 미국과 노 정권의 자각이 있기를 바란다.
[2신, 오후 3시40분] 9.24평화대행진 본대회 시작
- 1만여명 서울시청 앞 집결, 참가자 계속 늘어
오후 3시 40분 서울시청 광장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9.24 평화대행진' 본대회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주민에게는 인권을, 한반도에 평화를,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한다"는 구호와 함성으로 대회 시작을 알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참가자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행사가 열리는 서울시청 앞 광장은 비교적 느긋하고 활기찬 분위기다.
수백개의 깃발 아래 모인 참가자 외에도 가족 단위로 잔디 위에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은 참가자들도 곳곳에 눈에 띈다.
행사장 주위로 풍물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어린이들을 위한 '페이스페인팅'과 평택을 소재로 한 문화인들의 '산하' 사진 전시회 등 부대행사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주최측은 이날 행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대회 기조를 '평화적이고 대중참여형 행사로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와 미군기지이전협정의 전면재협상의 요구를 최대한 모아낸다'고 밝혔다.
팽성 대추리.도두리 주민 90여명도 버스 2대를 이용, 상경해서 평택싸움의 상징인 주황색 깃발을 들고 광장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오후 3시20분 현재, 서울시청 광장은 서울프라자 호텔 쪽으로 참가자들이 2/3이상 차 있는 상태이다. 행사장 주위에는 전국 각지에서 참가자들이 타고온 버스와 전경버스 수십대가 줄지어 있다.
[1신, 오후 1시30분] 2천여명, 용산 '9.24사전집회' 후 행진
- "부시정권 규탄한다", "재협상을 실시하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천여명이 서울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9.24사전집회'를 갖고 행진을 시작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24일 오후 1시15분경,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9.24 4차 평화대진 사전집회'를 마친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0여명이 남영역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국방부와 용산기지 주위에는 경찰버스 50대가 출동, 주변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국방부 앞을 지나면서 "부시 정권 규탄한다", "노 정권을 규탄한다", "기지 확장 중단하라", "주민대표 석방하라", "재협상을 실시하라", "한미FTA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당초 서울역까지 행진할 예정이었으나 시간 관계상 남영역까지 행진하고 이후 지하철을 이용, 이동하면서 선전전을 진행한 뒤 오후 3시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본대회에 집결할 계획이다.
이들의 행진과 전경버스 등으로 인해 삼각지에서 이태원으로 통하는 도로는 통제되고 있다.
이에 앞서 낮 12시30분에 용산미군기지 앞에서 열린 '강제철거 강행 국방부 규탄, 평택미군기지 확장 전면재협상, 한반도 평화 위협 전쟁기지 강요 미국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은 평택미군기지 뿐 아니라 한미FTA를 강요하는 미국을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의장은 "미군이 이제 많이 줄어드는데 도대체 왜 그리 많은 땅을 주려고 하는가, 당장 전면 재협상 하라"고 요구하면서 "국민 여러분, 우리나라가 큰일 났다. 비상시국이다. 함께 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그는 "저들 미제와 앞잡이 수구세력이 치밀하게 침탈해 오는데 우리 전선은 과연 어떠한가. 단결이다. 이 투쟁을 통해 대동단결 전선을 세우자. 9.24 이 행진을 하나로 점찍고 11월 민중대항쟁, 민중봉기로 새 역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경남진보연대 이병하 공동대표도 "우리 모두 떨쳐 일어나야 한다. 이제 믿을 수 있는 것은 민중 뿐이다. 우리 모두 똘똘 뭉쳐 물줄기를 바꿔보자"고 역설했다.
장송회 한총련 의장은 "노골적으로 진행되는 미군기지 확장 문제는 평택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군산 직도부터 광주, 부산, 대구 어느 곳 하나 미군에 의한 전쟁책동으로 평화를 보장받는 도시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별 대신 해골이 그려진 대형성조기 5개를 머리 위로 올려 찢는 상징의식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찢어진 성조기 천들을 용산미군기지를 둘러싸고 있는 전경버스에 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