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4 평화대행진
오늘은 평택역이 아닌 비전동 벽산아파트단지 버스정류장에서 출근실천을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평택역 앞에서 같은 시간대에 매일 같이 실천을 하다보니 만난분 또 만나고 또 만나고 하면서 시민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좀 지겹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하는 아침실천은 그래서그런지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대와 활력을 준듯합니다. 시민들도 지겨워하지 않으시고 우리들의 얘기를 잘 들어주셨습니다.
이제는 화요일 목요일만 평택역 출근실천을 하고 그 외에는 아파트 단지 등 우리 주민들이 출근을 많이 하시는 곳들을 돌아가면서 할 계획이랍니다.
오늘 낮실천은 역시 폭염과의 사투였습니다. 한 실천단원은 겨울정장 바지를 입고 실천을 하면서 괴로워하다가 오늘 여름바지를 사러 갈거라면서 신나하기도 했습니다. 여름바지만 입으면 날아다닐 수 있다며 호언장담을 하는 실천단원의 모습이 애처롭기 까지 했답니다. 과연 여름바지를 입게 된 실천단원이 날아다녔을 까요? ㅎㅎㅎ 하루종일 바지에 바람이 들어온다며 좋아하던 실천단원에게 진작에 바지하나 사줄걸 그랬습니다.
하루종일 벽산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만난 실천단은 시청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중인 리젠텍 현장 노동자들을 만나러 갔답니다. 코아백화점 실천을 다니면서 오며가며 천막을 궁금해 했는데 드디여 고생하며 싸우고 계신 분들을 만날수 있었습니다. 그 분들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악덕사업주의 횡포를 보며 실천단들은 모두 가슴이 아팠습니다. 비록 30대 실천단이라 몸이 좀 따라주지는 않았지만 힘차게 율동도 하고 미군기지 확장 재협상에 대해서 말씀도 드리면서 서명도 하고 모금도 했습니다. 파업중이라 힘드신데도 선뜻 모금을 해주시는 리젠텍 노동자분들의 모습에 미안하기도 했지만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미담도 많은 하루였답니다.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을 것 같은 작고 귀여운 꼬마아이가 가판대 옆에서 힘겹게 자전거를 세우고 있었습니다. 왠지 방해되는 것도 같고, 도와줘야 될 것도 같고, 고민을 하며 바라보던 실천단원 앞에 한참을 낑낑대며 겨우 자전거를 세우고는 깡총깡총 뛰어온 아이가 외쳤습니다. "저 여기에다가 백원 모금해도 되요?" 너무나 조그만 꼬마가 과연 잘 알고 모금을 하는 건지 궁금해진 단원. "꼬마야 너 이게 무슨 모금인지는 아니?" 꼬마가 씩씩하게 소리쳤습니다 "이거 미군기지 반대하는 거자나요" 작은 꼬마에게 한방먹은 단원 감동을 먹고야 말았답니다. 우리의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기지확장을 막아내야 겠다는 결심을 했답니다.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멍멍이 파티였습니다. 오늘은 말복, 실천단들은 솔직히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남들이 다 한다는 온갖 피서며 복날 파티는 우리와는 너무 친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게 왠 조화인지 실천단의 저녁일정이 멍멍이 파티였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더운 식당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어야 산다'는 일념에 개 여러마리를 작살낸 실천단이었습니다. 실천단 열명중 단장님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총각들인지라 이 주체할 수 없는 힘을 어따 쓰냐며 웃기도 했네요. ㅎㅎㅎ
우리가 힘쓸데가 없다구요? 40만 평택시민과 4천5백만 국민들이 우리들의 뜨거운 목소리와 열정을 기다리고 있다구요. 이제 멍멍이도 좀 작살냈겠다 내일부터는 더위야 뎀벼봐라 우리는 달린다며 결의를 다진 실천단. 모두들 행복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 평택범대위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8-10 15: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