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공군기지 전투기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일상생활의 불편을 호소했던 지역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국가안보를 이유로 그동안 자행해 왔던 지역주민들의 생존권 침해와 생활 환경 파괴에 대해 법원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이여서 그 의미가 크다.
서울고등법원 제1민사부는 28일 오전 10시 군산 미공군기지 주변 주민들과 녹색연합 환경소송센터가 전투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피해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한 손해배상청구 항소심에서 "국가는 1,965명의 주민에게 40억 4595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1심에서도 32억 8천여 만원을 지급하라는 승소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항소심 승소로 지역주민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1인당 약 206만원 정도. 그 동안 주민들이 겪은 난청과 이명증상, 스트레스 등의 건강상의 피해와 수면방해와 만성적 불면증, TV 및 라디오의 청취방해 등의 생활상의 피해 그리고 육아와 교육환경의 침해 등의 피해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액수다.
환경소송센터 소장 우경선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공군기지주변 주민들의 전투비행기 이착륙으로 인한 정신적, 신체적 피해에 대하여 법적으로 인정한 것이며 국가안보차원의 국가적 행위에 있어서도 국민의 환경권과 생존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음을 판결로서 재확인하였다"며 이번 항소심 판결의 의미를 밝혔다.
우경선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지켜보면서 미군에 의해 입은 피해배상을 국민이 낸 혈세로 지급된다는 것에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한 우 변호사는 "미군당국은 매향리소음피해소송 대법원 판결결과에 대해 자신들은 배상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SOFA협정상의 불분명한 규정을 악용하여 배상금 지급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미군당국의 배상 책임을 촉구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부와 군당국은 SOFA협정상 규정되어 있는 주한미군측에 대한 배상금분담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하고 명확한 규정마련을 위한 SOFA개정협상에 착수하여야 할 것이다.
우경선 변호사는 "정부와 군당국은 전국의 군전투비행장 뿐만 아니라 민간비행장 주변의 소음실태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함께 소음저감을 위한 방지대책과 피해주민의 구제책 마련에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