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외국군 주둔 역사는 1894년 청일 전쟁 때의 병참기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될 무렵인 1941년에는 일본군에 의해 30~40만 평의 군사기지가 조성됐고 해방 후 미군정이 들어선 후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꾸준히 군사기지로 빼앗긴 평택 땅은 모두 457만 8천평. 지난 50년이 넘는 기간동안 평택주민들은 미군기지로 인해 지역발전 장애, 환경오염, 소음피해, 각종 미군범죄 등의 고통을 겪고 있다.
50여년간 참았다
90년 미군기지 이전관련 한미합의각서 체결 이후 첫 투쟁
한미양국 당국자들은 한미연합사의 작전반경을 지역적 또는 세계적으로 확장하고 한미동맹의 성격을 한국방어에서 세계분쟁 개입으로 전환하려는 논의를 1990년대 초부터 진행시켜왔다.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 및 역할 변경 정책에 의해 1990년 6월 25일 이상훈 국방장관과 Menetry 주한미군사령관간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합의각서 및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는 96년까지 용산기지내 사령부는 오산으로, 기타 지원부대는 평택으로 이전하고, 이전에 수반되는 비용(당시 국방부 추산 1조2천억원)은 한국측이 전액 부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1990년 3월 <용산미군기지평택이전을결사반대하는시민모임>이 결성돼 지역 시민운동 차원의 첫 투쟁이 시작됐다.
1991년 12월, 정부가 서탄면 장등1,2리와 고덕면 당현 2,3,4리 일대 26만 8천 평을 사겠다고 발표하자, 마을 주민들도 반대 운동에 결합했고 전대협 산하 수원지역대학총학생회협의회를 비롯해 전국 시민 사회 운동 단체의 지원이 함께 이뤄졌다.
1993년 7월, 정부는 막대한 이전비용과 주민반발등을 감안, 용산기지 이전계획 전면 유보 방침을 발표했다. 이후 평택시민들은 '용산미군기지 평택이전 저지기념 및 미군기지 반환촉구를 위한 범시민대회'를 가지고 장기적이고 꾸준한 미군기지 반환 운동에 돌입했다.
평택시민들은 K-55지역 주한미군들이 미납하고 있던 수도요금 1억 6천만원 납부시키고, 테러방지용 콘크리트 구조물 철거와 K - 55 탱크무력시위 항의 집회 등 다양하고 지속적인 투쟁들을 벌였다.
한미 용산미군기지이전 재추진에 평택 2차 투쟁 전개
2005년, 평택 범대위 꾸려 전국적 투쟁 예고
2001년 12월, 한미당국은 1차 고위정책회의에서 용산기지 이전을 재추진키로 합의했고 2002년 3월에는‘용산기지 이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재추진 협의를 시작했다.
이후 2004년 7월 23일 한미당국은 10차 한미미래동맹 정책구상(FOTA) 회의를 열고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지역 이전을 위한 세부항목에 전면 합의했다. 이들은 평택지역 대체부지 규모를 한국이 제시한 312만평안과 미국이 제시한 360만평안 사이인 349만평에 합의했다.
토지매수 계획안에 따르면 평택시 서탄면에 소재한 K-55 미 7공군 기지에 64만평, 평택시 팽성읍에 소재한 K-6 캠프 험프리 미 육군기지 일대에 285만평 등, 총 349만평의 확장 부지를 2005년까지 매입해 미군 측에 제공하기로 돼 있다.
이로써 K-55 기지는 기존 218만평에서 282만평으로 확장되고, K-6 기지는 기존 151만평에서 436만평으로 확장된다. 확장 되는 K-55지역은 서탄면 전체면적의 1/3(32%)를, K-6지역은 팽성읍 전체면적의 1/4(25%)을 차지하게 된다.
서탄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공군기지인 K-55에서 발생되는 극심한 소음 공해와 진동 피해 때문에 기지확장으로 인한 이주 자체를 극심하게 반대하지는 않은 상황. 그러나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민 이주 대책에 대해선 신뢰도가 낮으며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직접 농사를 짓는 황구지리, 금각리 등은 이주 지역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보장이 없는 한 마을을 떠날 수 없다며 지난 달 16일부터 시작된 정부의 지장물 조사 자체를 막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팽성읍 주민들은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대책위, 평택대책위>를 중심으로 "단 한평의 땅도 내줄 수 없다"며 기지확장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5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군사기지에 의해 2번이나 쫒겨난 일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입장. 주민들은 현재 팽성지역일대에 대한 국방부의 토지, 지장물 조사를 2주째 원천 봉쇄하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22일에는 전국 11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를 꾸림으로써, 그동안 평택 주민들의 생존권 문제로만 인식되었던 평택미군기지확장 저지 투쟁이 전국화될 조심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