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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홍남순님 (71세) 말씀 [일부]
- 원 대추리에서 쫓겨난 뒤엔 어떻게 사셨어요?
쫓겨나서는 여기로 왔지. 여기가 인제 저 갯고랑이 요 앞에까지 있었어. 뻘밭이 그렇기 있었는데. 이 동네 사람들이 말하자면 거 논을 좀 만들어서 해먹겄다고 그냥 가래질로 요만큼 막아서 좀 해먹고 또 조만큼 막아서 좀 해먹고 그러는 찰나에다가, 이제 흥농계라고 그 사람들이 단체로 와 가지고 또 왕창 막은 거여. 사람을 사서 이거 막아가지고 개인들한테 막 팔아먹는 거여. 돈을 받고서 다 팔았는데 이 사람들이 막 붙어가지고 서로 재판했다고. 서로 저희 땅이라고. 그래가지고 우리네 산 사람들은 또 다 억울하게 그때 산 거 다 뺏긴겨.
- 어떤 분들이 그 땅을 샀어요?
아 여기 살던 사람들도 있고 대추리에서 쫓겨나갖고 살던 사람들이 그렇게 산거여 그게. 저 타동에서도 오고 그렇게 해서 산거여 다. 우리는 그때는 그 사람들한테 등기를 못 받았걸랑. 등기를 못 받고 이제 쌀로 얼마씩 주고 산거야. 그런데 그놈들이 서로 [재판] 해가지고 [한쪽이] 이겨가지고 딴 놈한테 등기권을 내 준거여. 우리는 돈주고 억울하게 샀응게 못뺏긴다고 해가지고 그것도 재판하니라고 [다른] 좋은 땅 죄 팔아가지고 [재판] 해가지고 결국은 져서 그냥 땅 다 뺏긴 거여. 순 사기지.
우리네도 여기에 애초에 이십마지기 샀어. 그런데 지금 일곱마지기 반밖에 못 차지한겨. 거 나중에 다 뺏긴 거여. 동백 흥농계가 한 삼십년 넘었어. 내 이십대 때부터 막기 시작했는데 한 내 나이 오십대까지 재판질 한거여. 그냥 다 뺏긴 사람들도 있고 그냥 그거 대항 안하고 내버린 사람들 싹 뺏긴 거고, 또 대항한 사람들은 쬐끔 그래도 냉겨놓고. 그렇게 된거라니까 그게. 저기 원주민 사람들은 그 땅을 사지를 않았어. 죄~ 아주. 안사고. 그때는 싸니께 없는 사람이 산 거지. 그렇게 망한 거여 그게. 사지도 못하고 그냥 결국은 그렇게 재판질하다 끝내고 그냥 뺏긴 거여. 아이 아주 말도 못해, 여기 사연이란 건. 얘기해면 핼수록 뭐 말도 못혀.
- 촛불행사에 가끔 나오세요?
아니 맨날 나가지. 하루도 안빠지고... 이게 너무 억울하다는 게, 여그는 뺏기기가 진짜... 여기 사람은 이 대추리 동네에 자리잡고 집터를 다 지었잖아. 집이 새로 지은 집들이 많잖아 지금. 그 초가삼칸에서 그렇게 살다가 지은 지가 얼마 안돼. 잘해야 십년 좀 넘었고 십년이 안된 사람도 있고. 지금 다 그래 집이. 그때[1952년] 나와서 여즉 애들 키우니라고 뭐 집 지을 새가 어딨어. 애들 공부가르켜야지. 어떻게 해볼 수가 없으니께 못하고 있다가 이제, 애들 다 여의고 해고 나서 인제, 그거 집이라도 다 짓고 사는 거여 지금. 이제 한창 살만한 거여 그게. 우리 거도 지금 딱 십년 됐어. 정말 고생 몸으로 해가지고 정직하게 벌은 재산인데... 여기서 살메 진짜 말도 못 혀. 아이구~ 얘 뭐, 다 뭐 해야...
- 그런 고생한 얘기 좀 들려주세요.
아이 고생이야 사니라고 고생했지 뭐... 얘기 하면 뭐를 해. 아, 나 논 같은 거 좀 싸다고 사놓으면 그렇게 그냥 말썽이 되가지고 또, 이 재판질하고 뺏기고 그냥 맨날 그랜 거지 뭐. 한세월 그렇게 살은 거여 우리는. 진짜로... 없는 사람들은 좋은 땅[고실땅]은 워낙 비싸니께 못사고 이쪽으로, 말하자면 저 서산 같은 데 막은 데 있잖아. 저기는 간기 있으면 이제 땅금이 그때는 쌌걸랑. 그러니께 그거 사가지고 내 논 맨들은 거여. 멫년 농사도 지대로 빼먹지도 해먹지도 못하메. 그냥 거 간기 다 우러날 때까지 그냥 고생해고. 그럭해서 논 맨들어 놓으니께 또 뭐 어떻게 해가지고 재판질하니라고 그냥 그 지랠해가지고 그냥 홀랑 다 뺏기고... 그래요. 그때들은 저기 말하자면 이 동네 사람뿐 아니라 저 외지에서 왔어도 그 땅이 싸니께, 및 구간씩 사갖고 있던 사람도 다 망해고 나간 거여. 그래도 우린 동네 사람이니께 여적 붙어서 살은 거지. 그래갖고 그때 그냥 술을 먹고 우리 아저씨가 병이 나가지고 간경화로다가, 죽다가 살아나 가지고 이십여년 동안 여적 병원생활하고 있는 거여. 지금.
- 지금도 병원 다니세요?
그럼. 지금 서울대학병원에 아주 그냥 서류가 이것만해. 가보면 이것만혀. 이십년 모은 게. 아주 말도 말어. 그때 그 술 많이 먹어서 병나가지고 그냥. 맨날 술로만 사니께. 속상하니께. 밥도 안먹고 그냥. 그럼. 그렇게 된거여 지금 저이[아저씨]가 칠십셋인데, 그러니까 오십 살 먹어서 그렇게 되가지고...
- 바램이 있다면...?
아 그냥 요대로 그냥 그냥... 요렇게 죽을 때까지 살게 놔두면 얼마나 좋냔 말여. 지금 이이... 저기해서 늙은이들이 가서, 어디 가서 살어. 살 데가 없잖아. 자식들한테도 갈 수가 없는 거고. 아 애들 지금 노인네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어. 다 싫어하지 어이그. 노인네들 안 좋아해. 아 우리는 우리네끼리 살다가 죽어야지. 거 늙은이가 가서 뭐해여. 거가서... 못가는 거지. 우리 여기 지금 이 사천평하고 이 밭하고 해서 그냥 두 노인네만 사는 거여. 애들도 안주고... 아 거 갖고 살아봐. 죽을 때까지 살면 실컷 살잖아.
만약 이게 들어간다고 해서 돈 받아봐. 애들이 돈 주먹에 쥐어봐. 서로 달라고 그럴 거 아녀. 이거 땅덩이야 묻었으니까 못 달래지. 아 그러면 그냥 그냥 낭중에 돈 없어봐. 구박 안해여? 다 자식들도 제기 지금 갔다 내버리니 어쩌니 그러는데. 양로원도 돈이 있어야 가는 거지, 제기 뭐. 돈도 없이 양로원 가? 그래서 그게 걱정이래는 거야. 이건 그냥 우리네 죽고 나면 들어가건 지랠하건 까짓거 상관도 안하겄는데. 죽으면 그만이야. 모르잖아. 그러면 자식들이 그냥 보상을 받아서 처먹던지 말던지 모르겄는데... 그리 죽기 전까지 여기 살았으면 좋겄다는 얘기여 우리는. 다른 뜻이 없어. 그냥 여그서 살다가 죽는 뜻. 그것 뿐이 없어 우리는.
- 앞으로 계획은...
열길 물 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고 옛날 말이 있잖어. 그러니께 그 사람[대책위] 맘들이 다... 우리네하고 똑같은지 아닌지... 그러니께 우리는 갈등이 되는겨. 우리네는. 솔직히 자꾸 이 사람 말 들으면 요리 솔깃하고 저 사람 말 들으면 저리 솔깃하고 그래는 거여 지금. 그러니까 저쪽에서는 이 짝 편 말을 듣지 말고 이~ 듣지 말고, 여기 말 대책위 말을 들어라 그러는 거여. 지금 저 사람들은. 그러니께 우리네는 그 사람들 믿는 거여. 이제 죽기 아니면 살기. 그 사람들 죽으면 우리네도 죽는 거고. 자기네 혼자 살 수는 없는 거 아녀. 그렇게 저기 해고. 죽으면 같이 죽고 살면 같이 사는겨 지금. 그런 저기여.
사람이 이게 사는거 아녀. 지금 현재는. 저기 저 지장물조사 해러 나오는 거 그거 막았잖아. 이십일 동안을. 우리네가 진짜 밤 잠 못자가매. 아 그랬으니 얼마나 저기 했냔 말여. 그게... 촛불행사를 가면은 오늘은 무슨 얘기가 있을까... 거기를 하루 저녁도 안가면 궁금해서 안 돼. 거가서 무슨 얘기를 또 들어봐야만 인제 그러니께 거길 가는 거야 맨날. 요새 사흘째 안 가가지고 진짜 궁금해 죽겄네. 이거[장례] 때문에 못가가지고. 대책위 가서 또 대책위 사람들 그래 말 들어보면 금방 또 괜찮을거 같으고 하하~ 하루 저녁 갔다 오면 또 괜찮을 거 같고. 또 그냥 또 가슴이 철렁하고, 또 하루 저녁 갔다오면...
- 이길 거 같애요?
아 이겨야지. 이긴다고 맘 먹어야지, 그럼 진다고 맘 먹으면 되갔어? - “난 지금까지도 쫓겨나간다 이 생각은 없어. 죽어도 여기서 살아야지 이뤄지지. 어디로 가야지 이런 생각은 손톱만치도 없어.”[이호순 할머니] - 아 좀 억울해 글쎄 그냥. 그 오두막 집에서 시발 님이 진짜 그냥 삼칸에서 애들하고 지지고 볶다가 거 집지어서 인제 딱 십년밖에 안된겨. 우리 집 지은지 지금. 여기서[구대추리에서] 쫓겨났으니께 시상에 뭐 있는 게 있어야지 제대로 짓지. 강제로 쫓겨나왔으니까 거기서. 그러니께 그렇게 간신히 어울려 산 거여. 집을 이제 맨들어서. 그런데도 그걸 이제 번듯하게 못하고 여즉 살은 거여. 애들 땜에. 애들은 공부를 가르켜야 될거 아녀... 아 그러니께 애들 공부가르키고 애들 뭐 하니라고 아무것도 못핸 거여. 그렇게 해가지고 그냥 이제 애들 다 키워서 내보내고 살만하니께 인제 나가라는 거니께 억울해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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