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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유님(68세) 인터뷰 / 2005년 9월
"동네사람들이 지금 쓰는 학교를 못쓰게끔 맹글라고 헌대는 것은"
- 대추분교 문제는 아시죠? 9월 15일까지 비우라고 하는 상황이에요.
그러게. 그 얘기 들었는데, 그게 왜 국방부에서 그렇게 생각을 해까 모르겄네요, 에?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그걸 비워달라는 이유는 뭔가 그걸 쓰지 못해게끔 맹근대는 것이, 거기서 인저 주민들이 그래도 뭐 항의집회래도 하고 뜻을 전달할라고 소리도 질르고 허니까 아마 그것 때문에 못하게 헐라고 미리 비워달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어가네요? 그게, 왜 그래야 되나 모르겄네 그거. 그게, 학교 진 것이 내가 기억하기에는 69년도 개교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때 당시에 저 뭐여, 이 동네에서 땅을 사 가지고 학교를 지은 거란 말요 그게.
그 학교를 땅을 사서 짓게 된 동기도 여기서 계성 초등학교라고 해서 한 3키로 넘을 거요 아마. 그런 데를 어린 애들이 다닐래니까 여간 힘이 들어야죠. 그뿐이 아뇨 또. 그때 당시에는 여기 저 뭐여 그, 수리시설이 안돼갖고요, 여기 저 안성에서 물을 갖다가 동기 저수를 해가지고 농사짓고 그랬던 시절이거든. 그러다 보니께 물을 가둬갖고 하나도 빼내들 않으니께 어린애들이 그냥, 장화나 아니먼 맨발로다가 그냥 물로다가 도두리를 건너 학교를 다니고 그랬다고요. 그렇게 애들이 힘들게 학교를 대녔다고. 그게 안타까워가지고 어른들이 그- 어려운데도 동네에서 쪼끔 좀 잘사는 사람 쫌 못사는 사람 이렇게 해서 쌀을 걷어가지고 돈을 장만해갖고 터를 사서 교육청에다 기증을 해갖고, 교육청에서 분교, 그때 당시에는 계성초등학교 대추분교였지. 그렇게 했다가 학생들이 한 300~400명이 늘어나다 보니께 대추초등학교로다가 별도 독립이 된 거란 말요 이게. 그렇게 해서 해나왔던 것이, 농촌에서 인저 젊은 사람들이 없다보니까 학생들이 막 줄어버렸단 말요. 줄어버리니께 다시 분교로 됐다가 폐교시켜버리고선 지금 나머지 몇 명 애들은 저기 저 계성학교로 지금 다니고 있다고요.
아니 근데, 우리가 생각해기에는 우리가 돈을 들여서 땅을 사줘가지고 학교를 지었으니께 필요치 않다고 폐교를 시킨 자체도 잘못된 거라고 봐요. 왜냐면 한 사람도 없다고 한대면 몰러. 아, 다만 멫 명이라도 학생들이 있는데. 아, 오지 저 섬마을 같은 데서,는 테레비서 나오는 거 보니께 네 명 다섯 명도 가르치고 있더구만서두. 여기는 동네에서 땅까지 사가지고 기증을 해서 학교까지 지었는데 왜 몇 명 남었다고 해가지고서 교육청이 자기들 편리한대로다가 저기로다가 애들 다니게 맨들고 이걸 폐기시켜서[국방부에 매각해서] 돈을 찾어가면서 말유. 더군다나 동네사람들이 지금 쓰는 땅을, 그걸 못쓰게끔 맹글라고 헌대는 것은 그게 이해가 안가드라고.
- 그때 몇 명이나 다녔어요?
아마, 그때 처음 시작할 때 2개반으로 시작했으니까 한 100여명 되지 않았느냐 그렇게 본다구요.
- 쌀을 몇 말을 걷으셨어요?
그거는 내가 기억이 안 나는데요, 그때 당시에 원이장님이 따로 계셨는데 그 양반이 돌아가셨다구요. 그 양반이 주선했는데 잘사는 사람들은 좀 더 내고 못사는 사람들은 좀 덜 내고 그렇게 등급별로다가 해가지고 이렇게 쌀을 걷은 거란 말요. 똑같이 걷다보면 없는 사람들이 더 어려우니까. 그게 얼만지 그건 몰르고. 땅값이 얼만지도 내가 그건 기억을 못한다고. 그때 당시 아마 내가 보기에는요, 쌀로다 거래하던 시절인데 그 시절에 보통 쌀 뭐 평당 두되 두되5호 이런 식으로다 거래했던 시절이라고 그때가. 그러니께 여기도 그런 기준에서 샀을 거여 인제. 돈으로 거래된 게 아니라. 땅도 전부 쌀로 거래가 됐던 시절이거든.
- 말씀중에 물이 없어가지고 저수지를 해놨다고 하셨는데요.
여기가 천수답이나 마찬가지에요. 수리시설이 안돼 가지고. 이 넓은 지역을 농사를 짓는데 물이 있어야 농사를 지을 거 아니에요. 그래가지고 동네분들이 요기 저 안성천 상류지점에, 여기서는 모래보메기라고 이름이 붙여졌는데, 여기 사람들이 모든 음식이나 자재를 가지고 가갖고, 그때 당시에는 가마니여. 헌가마니 같은 거 걷어서 가지가갖고 내 걸 막는 거여. 그것이 보통 막는 데 5일에서 한 일주일씩 걸렸었다고. 거기서 자가면서 막는 거여. 그렇게 해갖고 물을 저장해갖고 여기다 끌어다가 동기 저수를 해놨다구요. 그러면 겨울에 그냥 여기 물이 허였었어요 그냥. 그래 외지사람들이 와 갖고 이 넓은 들에 물이 하야니까 어느 게 누구 논인지를 모른다고, 이런 정도였었다고요. 그러니까 애들이 여기서 이 도두리로 건너댕길라먼 길이 그냥 물 속에 막 파묻히고 그래가지고 장화신고 댕기거나 아니먼은 그냥 물에 빠져서 다니고 그랬었다고. 그런데 그 어려운 시기에 참, 돈을 걷어서 땅을 사서 기증을 해갖고 학교 지기까지는 그 분이 상당히 참 공로가 많은 분이라구요. 학교 세울려는 게 쉬운 게 아니거든.
- 그 분은 언제 돌아가셨어요?
금년 봄에 돌아가셨지. 저기 저 신병근씨라고 신○○씨 큰아버님이셔. 안정리 병원에 갔다가 갑작스럽게 쓰러져서 돌아가셨다는 분이 그 분이라고요. 그 양반이 다 추진한 거지. 모든 일이 이장이 다 추진해서 하는 거니까. 동네에서 큰일 할라면은.
"이렇게 좋은 부락이라고 자랑하고 싶다고"
- 이제 어르신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어린 시절이 야기는 한번도 안하셨죠?
어린시절. 우리가 제일 기억 많이 나는 거는 저 너머 구동네에서 이리 넘어온 거였지. 그때 당시에 이리 넘어올 당시가 내가 기억하기에 내 나이가 열네살쯤 됐던 시절인데, 모든 것이 다 기억이 난다구요. 그때 당시에 6.25 전쟁을 치르고 1.4 후퇴 당하고 바로 그 이듬해 미군부대 확장을 한다고 그래가지구선, 떠나라고 해가지고 저 너머에서 이리 떠나온 거라고. 떠나라고 하는 것도 갑작스레 여름도 아닌 늦가을에 떠나라고 해가지고. ...욈겨앉었는데, 겨울이 닥쳤으니, 지낼래니 별안간에 집을 질 수가 있어? 집 지을 돈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땅을 파서 굴을 맨들어가기고 살거나 아니면 짚으로다 이엉을 엮어서 움막식으로다 지어가지고 살거나. 온돌 놓고. 이렇게 해갖구선 그 해 겨울을 나고 그랬는데, 우리야 어렸으니까 어른들 보호를 받고 살었으니까 별로 어떻게 된 건지 잘 몰랐겠지만서두 우리가 상상을 해보자면은 그때 당시에 어른들이 얼만한 고통을 겪었겠느냐고요 이게. 집도 없이 겨울을 났으니 말이요. 그렇다고 해서 식량이나 많어서 배불리 잘 먹고 사는 시절도 아니었고 말이요. 참 엄청난 고생을 했을 거라고.
그러다가 이로다가 와가지고선 각종 비행기 소음이니, 보다시피 철조망을 쳐가지고, 이렇게 그냥 사는 거지 뭐여. 일단 차단된 내에서 우리가 살고있단 말요. 외골목 길에서. 호수가 끼어있고 나가는 데도 없지 않은가베. 이렇게 그래도 국가에서 하는 일이라고 이런저런 이해하고 살았는데 지금 또 나가라고 하니 한심스러운 얘기죠 뭐.
- 어제도 보니까 김제평야가 다 잠겼더라구요.
그렇지. 근데 이상하게 여기는 우리가 이 나이 먹도록, 내가 지금 68센데, 이 나이 먹도록 살아오면서 큰 피해를 보는 재해를 만나는 이런 걸 전혀 못봤다구요. 그니께 지리적으로다가 참 살기 좋은 곳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한다구요. 뭐 참 하느님이 돕는 건지, 하튼 참 여간 살기 좋은 곳이냔 말이에요. 이런 곳을 참 뭐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곳이 된다, 부대 그것도 우리나라 한국군이 아닌 미군들이 와서 이 좋은 땅을 황폐화시킨다는 게 안타까워요. 우리가 바람직하는 거는, 이 지역 사람들에 대한 소리를 국가에서도 많이 들었을 거 아니에요 지끔까지. 그러니까 국가에서도 지끔이래도 포기한다는 선언을 좀 해줬으면 얼마나 좋겄느냐 하는 이런 생각이 들어간다구요.
이곳이, 대추리라는 데가 참 살기가 좋은 것이, 참 우리가 그 먼젓번에 동네에서도 [심리지도 그리기] 했지만은, 우리 어렸을 직이 뒷동산 무슨 뭐, 호수니 해서 아주 상당히 평화롭게 살던 곳이거든 여기가. 더군다나 또 여기 대추리란 동네가 성이 다 각성받이에요. 그러니께 집단화돼있는 성이 없다고. 씨족별로다 서로 언쟁도 분열도 생기고 동네가 그러지 않은가베. 근데 이 동네는 원래 각성받이가 살어가지고선 씨족적으로다가 분열이 되는 적이 없어요. 그러니께 단합이 잘 되고. 뭐 허자 허면, 아까도 얘기했지만 동네 길 맹그는 거며 학교 세우는 거며 이런 데서 단합이 잘 되니께. 그뿐이 아녀. 농협창고도 동네에서 땅을 사가지고 희사를 해서 창고를 진 거라고. 보건소도 대추리에서 땅을 사가지고 줘서 와가지고 진거라고. 이렇게 동네가 단합이 잘되고 동네를 위하는 일이라면은 반대자가 없고. 이렇게 서로 화합해갖고 오순도순하게 잘 사는 동네거든.
- 보건소도요? 주민들이 필요하다 해서.
그렇지. 여기서 인저 평택이 멀지 않은가베. 그렇게 되다 보니께 보건소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동네분들이 이용을 많이 하잖아요. 이용을 많이 한다고. 터까지 사줘가면서 그렇게 한 거라고.
- 그 당시가 언제에요?
한 15년 정도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얼마 안됐지. 이 농협창고는 요거 한 20년 넘었다고. 그렇게 지어갖고서 동네사람들이 가만히 여기서 편하게 공판을 헐 수 있으니께 얼마나 유리하냐고요. 이렇게 동네가 협동심이 강하고 그러한 일이 추진이 잘 됐던 거에요. 이렇게 좋은 부락이라고 자랑하고 싶다고. 허허.
- 전에 이장 보실 당시 마을 상황으로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 있으세요?
철조망 길 낸 것이 내가 이장 볼 당시에요. 원정리까지 나갈 때 딱 한 사람이 논을 희사하질 않아가지구성 내가 “내 논을 대토를 줄 테니께 그걸 농사를 짓고 그럼 그 땅을 달라”고 했더니, 와서 보고 거리가 멀다고 싫다고 그러드라고요. 그래서 그때 당시에 내가 그 일을, 동네에서 길을 맨그는 걸 추진하는데, 고게 크지도 않어. 그게 한 이삼백평 될라나. 고련 논이 하나 걸려가지고 희사를 안 하는 바람에, 길을 딴 데로 돌려낼 데도 없고 꼭 고걸 써야 되는데. 그래가지고 길이 맥히는 바람에 너무나도 일이 추진하는 데 힘들어가지고 내가 눈물까지 흘려봤다고요.
또 동네우환이라고 한다면은 동백흥농계라고 해서 64명이 조합체을 만들어가지구선 74만평 매립허가를 내서 논을 맨든 게 있다고. 그 장승 세운 그 일대 74만평이 동백흥농계 토지요. 이 토지를, 뭘 알어 농민들이. 그냥 사래니께 샀단 말요. 그런데 인제 자기끼리[조합원끼리] 싸움에, 이게 산 것이 잘못된 거라 해가지고 등기소에서 등기 내준거를 등기 말소를 시키고. 재판질 해가지고 자기들끼리. 이러다 보니께 이중삼중으로 땅을 사고 그러다보니까 보통 어려운 게 아니죠 뭐. 재판을 여러 해 끌고나가다 보니까 상당히 부락적으로다가 우환이죠 그건. 이렇게 해서 어려운 시절을 냄긴 적이 있다고. 그때 당시가 나도 이장 볼 적이니까요.
- 그렇게 관련되신 분이 몇 분이나 될까요? 피해를 당한 분들이.
이 동네 다만 쪼끔씩이라도 한 반 이상 걸려있다고 봐야 돼요. 한 60% 정도가 거기에 관련된, 손해본 사람들이에요. 그래가지구성 그때 당시에 외지에서도. 여기 보면은 충남분들이 많이 와서 사는데 동백흥농계 사서 와서 사신 분들이라고요. 참 어려움들을 많이 겪은 분들이죠 뭐. 더군다나 여기 본토백이도 아니고 외지에서 갑작스레 와서 터전 잡을래면은 쪼끔 힘이 드는 건데, 더군다나 그런 애로점을 겪고 했으니까 많이들 힘들 들고 했지. 도두2리에 보면 충남분들이 많다고요.
- 이장님도 그렇고 지도자도 그렇고 충청도 분이세요.
그렇지. 이 동네분들이 한 60% 정도가. 그때 보면은 법적으로 싸우는데, 와서 인저 자기들끼리, 내내 자기네들끼리 싸움에 여기 농민들이 말려들은 거요. 말려들어서 피해를 보는 거지. 뭐, 와서 법률적으로 이겼다고 해서 논도 떼고, 한쪽에서 모 심으먼 한쪽에선 못 심게 하고 경찰들이 와가지고 또 붙들어가고. 드나들지 말라고 출입금지가처분 시킨 거. 이걸 내가 엄연히 돈 주고 산 건데 왜 못 들어가냐고. 들어가다 보면은 또 법에 위반되고. 아이고, 뭐 그러니께 어떻게 된 건지 몰르지. 국가에서 내준 등기가 국가에서 또 말소를 시키고. 우리는 뭐냐, 법이면 다 국가로 보는 거 아니에요? 기관들을 다 국가로 보는 거 아녀? 자기들이 등기 내주고 또 자기들이 법에 의해서 또 말소시키고. 농민들은 이 틈바구니 저 틈바구니 끼어서 피해만 보는 거여 피해만. 뭐 알어 농민들이. 그냥 사래니께 산 거란 말여. 등기까지 욈겼으면 다 끝난 걸로 아는 거 아닌가베. 그런데 즈그들끼리 등기 말소시켜서 논 도로 뺏어가고 말여. 이거 뭐, 하이튼 여기가 큰 우환을 겪은 데에요.
"올해 그렇게 많이 돌아가신 거에요"
- 어른신 포함해서 또래분들 계시잖아요. 그 분들 말하자면 대추소년단 출신의 그분들이 이 동네에서 상당히 어르신들이시죠? 물론 더 드신 분들도 계시지만요.
많이 돌아가셨죠. 내가 보기에는 현 노인회장이 생기고 나서 한 열다섯, 열여섯 몇 분이 돌아가셨다고 집계가 나왔는데. 이분들이 더 사셔야 할 분들인데 저렇게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 하는 것은 그 원인이 동네가 이렇게 부산하고 마음에 한갓지질 않으니까 심적인 고상이 얼마나 많겠느냐고요. 그래다 보니까 가외 몸도 불편한데다가 그런 정신적으로다가 고통을 받고 그러니까 더 쉽게 돌아가신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한다고요. 그러다 보니까 현재 노인정에 위에 꽤 노인들이 안방을 쓰고, 우리는 거실을 쓰고, 또 한 방은 아주머니들이 쓴단 말요. 노인들이 쓰던 안방에 지금 사람 두어서너 명밖에 없어요. 다들 돌아가시고. 그러다본께 오히려 우리 나이가 이 동네에서 꽤 나이가 많은 사람으로다가 칭호를 받게, 이렇게 돼 있다고 지끔. 그러니까 노인들이, 보편적으로 대추리라는 데가 장수마을이라고 했었었는데 그 일이, 미군부대 확장이라는 일이 생기고 난 후로다가 저렇게 많이들 돌아가신 거요 그냥. 몸땡이 변화는 없지만 심적으로다, 이분들이 가외 정신적으로다 맑게 살어도 몸도 아프고 괴롭게 사시던 분이, 정신적인 고통을 받으니까 합병증이 오는 거지 뭐요. 합병증이 오다 보니께 더 쉽게 돌아가시는 거요. 나는 원인이 그게 아니냐 생각이 든다고 지끔.
- 지금 회장 보시는 정태화 할아버지가 언제부터 회장 보셨어요?
그분이 노인회장 본 지가 한 4년짼가 됐는데요. 근데 원래는 아주 노인네들이 회장을 봤었는데 돌아가시고, 그 한 분이 오래 보셨다고요. 아마 한 10년 이상 봤을 거요. 그러다보니까 어짜피 그 양반도 나이가 한 80이 넘고 하니까 내놓으시고, 젊은 분이라고 해서 지금 현재 노인회장이 보는 건데. 현 노인회장도 아주 잘 하잖아요. 열의있게 잘 하지요.
- 이분이 노인회장 하실 때 열다섯에서 여섯분이 돌아가셨다구요.
그렇죠. 그분이 노인회장을 보면서. 근데 그 돌아가신 분들이 물론 깊은 병이 들은 분들도 있긴 있었지만서도 대부분이 마실 잘 나오고, 약주도 잘 잡숫고, 잘- 그냥 씩씩하게 놀던 그런 분들이란 말요. 그런 분들이 그렇게 쉽게 돌아가신 거요 다.
- 그 중에서도 올해만 열분 가까이 되시죠?
그 속에서도 올해 그렇게 많이 돌아가신 거에요. 먼저 구이장님 신병근씨도 아 여기 와서, 노인정 와서 목소리 칼칼하게 약주 잘 잡숫고 그렇게 노시던 분이, 안정리 병원에 갔다가 갑자기 길을 잃어서 씨러지셔갖고 집에 못 오고 돌아가신 거란 말요. 그러니까 정신적으로다가 뭔가 압박을 받는 거여. 난 그렇게 분석헌다고요. 부모라는 게 그렇잖아요. 나 하나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여기를 떠나게 되면 어디 가서 자식들은 어떻게 잘 살을 것인가 또 어떻게 살 것인가. 그 분들이 잠이나 제대로 자겄어요? 지금 우리도 그래요. 우리가 나이가 많지 않은 나이에도 보통 걱정이 되는 게 아니라고. 야- 지금 여기서 이렇게 살다가 떠나가야 된다고 하면 어디 가서 어떻게 살어야 되나. 그러니까 남은 여생이 얼만큼 고통을 받고 살다 죽을 것이냐, 이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단 말이에요.
여기서 그냥 그저 헌집이나 마나 쪼끄만 집이나 마나 내 집 갖고 편안하게 한평생을 살아오던 정든 이 땅인데, 몸이 포근한 이 곳 아닌가베이? 그런데 딴 데 나가서 다시 정을 붙이고 살래면은 1~2년 갖고 되는 게 아니에요 그게. 사람이라는 건 돈만 갖고 사는 게 아니에요. 돈이 인생간에 다가 아니라고 본다고 나는. 첫째는 돈이 없어도 마음이 편해야 돼. 사람 살아가는 데. 아, 돈 많이 갖고 그까짓 게 사람 살아가는 가치가 되나? 안 되지. 그러니까 아무리 자기들은, 국방부에서는 돈 갖고 나가서 살면 되지 않느냐. 돈 갖고 나가서 살 사람이 3분의 1밖에 안된다고 봐요. 나머지는 어디 가서 전세나 사글세방도 못 얻을 사람이 거의 태반이라고. 이 동네 사람들이. 농촌 실정이 그렇다고요. 그런데다가 정신 고통까지 받어봐요. 그거 뭐, 사람 사는 게 아니라. 이건 뭐, 고통 속에서 헤매다가 남은 여생…. 대부분이 한 90% 이상이 다 노인네들 아닌가베. 동네 시골사람들이. 대추리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베.
게 참, 농촌, 옛날 나 이장 볼 때 부촌 부촌 해서 잘 사는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막상 미군기지가 들어온다고 해서 동네 한 사람 한 사람 분석을 해보니까 거읜 70~80%가 다 못 사는 사람들여 보니까. 농촌이, 젊은 사람들이 다 외지로, 농촌타산이 안맞은께 다 직장이로 떠나고 이러다 보니께, 노인네들끼리만 농사짓다보니까 젊은 사람들 뒷바라지해줄라고 있는 땅 다 팔고 그러다보니께 땅들 다 없는 거요. 게, 있는 거 가지고 남의 땅에서 농사짓고 내 땅 쪼끔이래도 가지고 채마 같은 거 길러먹고 사는 거거든 그냥. 시골에서. 돈 많이 안쓰고 쪼끔 갖고 쓰니까 사는 거거든. 이런데 떠나라고 하니, 봐봐요, 내가 보기에는 여기 노인네들 떠나서 딴 데 가서 산다고 하면은 다 수명단축여 그거는. 다 그냥 고생고생하다가 죽는 거여. 참, 한마디로 표현을 하자먼 불쌍하게 사는 거여 대추리분들. 저기서부텀 떠나와서 각종 소음, 비행기 소음 무슨 소음 해서 50 몇 년 동안 고통스럽게 살어왔는데, 그도 모잘러 최종적으로다가 죽기 말년에 말여, 늙은 나이에 더 견디기 힘든 이런 압박을 주니. 이 고통은 누가,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하나, 누가 책임을 져야 되나 모르겄어요. 왜 이렇게 살아야 되느냐 이 말여 우리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건지 모르겄어 우리는.
봐봐요. 각종 소음에 테레비도 못보고, 전화도 못듣고. 비행기 지나가면은 무슨 소린지 못듣는다고. 전화받다가도 “지금 시끄러우니께 조금 이따가 얘기를 허자” 이렇게. 이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에요. 적어도 반세기가 넘어간, 50년이 넘어간 세월이다 이 말요. 그럼 사람이 사는 것이 70까지 본다고 하드래도, 자라고 배운 20년 빼면 나머지 50 몇 년을 거의 다 고통스럽게 살아온 거다 이런 얘기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돈이 인간의 행복을 다 가져다주는 건 아니란 말요. 마음이 편하고 뭐든지 다 정신적으로다가 고통을 안 받고 사는 것이 인간의 삶의 아름다움이란 말요 이게. 그런데 이렇게 고통을 받고 살아온 거요 여태까지. 참, 같은 국민으로서 이렇게 불공평하게 사는 거 아뇨? 진짜. 그런데 지끔에 와서는 어떤 협의조차 한마디 없이, 그냥 떠나라. 너무나 가혹하지 않느냐 이 얘기요. 같은 국민인데 왜 이렇게 가혹하게 이 지역만 가혹하게 살어야 되느냐, 참 한심스럽다고요.
- 미군기지 관련해서 소망하시는 점이 있으시다면요. 끝으로 말씀 부탁드릴께요.
거듭되는 얘긴데, 참 지금 현재, 우리 나이 많이 먹은 농촌사람들이, 아까 말했듯이 돈이 인간의 전부는 아니니까, 마음 편허게 남은 여생을 살었으면 하는 이런 바람이거든. 그거는 뭐냐. 이곳을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살기를 원하는 거란 말여? 그러니까 정부에서도 강제로다가 내몰고 이렇게 핼라고 하지 말고 좀 더 생각해서, 뭐 이렇게 사람이 살고 이런 좋은 곳 아닌 못쓸 땅도 많을텐데, 어째- 여기다 그렇게 핼라고 허는지 모르겄어 지금. 그러니까 우리가 바라는 건 뭐 없어요. 한마디로 얘기해서 그냥 이 곳에서 살게 내버려두십소사. 이거 한마디 밖에 없는 거요. 그러면 여기서 그 노인네들이 남은 여생을 편히 살지 않겄느냐. 그렇게 보는 거고. 또 우리 노인들을 떠나서래도 지역이나 모든 농촌 실정으로 봤을 적에도, 아까도 여기 토지에 대한 얘길 했지만, 얼마나 좋은 곳이냐고 여기가. 아마 누가 와서 보든지 간에 이 들판을 한번 보게 되면은, “야, 이런 곳이 미군부대로 들어간다고 하는 것은” [하고] 아마 전부 다 아까워할 거라고 본다고 나는. 내 땅을 떠나서, 내 고향을 떠나서, 아무것도 모르는 외지 사람들이 와서 본다 하더라도 “야, 이런 땅이 미군부대로 들어간다? 참 아까운 곳이다” 이렇게 다 생각할거라고. 이렇게 좋다라고 인정받은 지역을 왜 해필이면 미군기지여. 그니까 정부에서 지금이라도 말요, 여기 사람들이 소망하는 바람이 바로 미군부대 안 들오는 거니까, 그걸 좀 참작을 해서 취소를 좀 시켜줬으먼. 아주 단언적으로 얘길허자먼, 미군기지 들오는 거 취소! 이거 해줬으먼. 우리가 바라는 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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